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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스 Apr 09. 2024

군대 가는 둘째 아들

책 육아


결혼하고 만 3년이 지난 른 하나에 첫째를, 서른넷에 둘째를  낳았다. 생명이 너무 신비롭고 귀했다.  결혼 전부터 외동은 외로울 것 같아 서로 의지하게 꼭 두 명은 낳고 싶었다.


 둘째가 아기 때는 부드러운 토끼 인형을 늘 안고 다니며 자기 동생이라고 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둘째를 안으면 몸에서 엔돌핀이 나오는 것처럼 행복했다.

 그래서  둘째 별명이 '엄마 엔돌핀'이었다. 나에게 행복감을 주었던 고마운 아이다.

둘째가 네 살 때쯤이었다. 세 살 터울 단짝 형은 유치원에 가고 엄마가 놀이 친구가 될 차례였다. ORT 영어책이 내용은 짧고 그림은 크고 반전 있고 재치 있어 아이가 좋아했다. 어느 날인가 책을 읽어주면 '또' 읽어주면 '또'라고 외쳐 1시간 반 동안 88권을 읽어주었다. 워낙 얇은 책이지만 쉬지 않고 읽어주니 목이 쉬었다. 아이는 지치지 않았다. 네가 그만이라고 할 때까지 읽어주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내가 먼저 지쳐 쓰러졌다. 옆으로 누워 더 이상은 못 읽겠다고 했다.

또 다른 추억은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책이다. 호랑이 때문인지 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백번도 더 읽은 것 같다. 하루는 책을 읽고 연극놀이를 했다. 내가 책 속 아이가 되고 아들은 호랑이 역할을 했다. 역할을 바꿔서 또 하고 또 해도 이놈의 호랑이는 지치지 않고 계속 간식을 먹으러 왔다. 에너지가 넘치는 꼬마가 여러 차례 약간씩 다른 버전의 호랑이가 되어 놀이에 심취했다.

 그보다 더 어렸을 때에는 <아빠는 미아>라는 책을 좋아했다. 고미타로라는 일본 작가의 책인데 정말 날마다 읽어서 백번도 더 봤다. 같은 책, 같은 그림, 같은 문장이지만 싫은 기색 없이 매일 읽어주었다 아이들에게는 같은 책도 매번 다른 느낌, 다른 생각이라는 독서가이드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아들이 이제  다음 달에 군대를 간다. 이제는 매일 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기도해야겠지. 더 멋진 사람으로 성숙해서 돌아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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