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불편하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by Dahi
집에 왔지만 불편한 건 왜일까


5개월의 여행 끝에 집으로 돌아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친정집. 엄마는 편하게 쉬라지만 쉬는 게 더 편하지 않은 나는 뭔가 불편하다. 돌아갈 곳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나의 집은 지구 반대편의 포르투갈.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쉽사리 돌아가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곳에 오래 있을 생각도 없다. 집에 오자마자 곧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은 나를 필요로 하지도 내가 원하지도 않는 곳이라는 것을.


나는 언제부터 길을 잃은 걸까


나는 갑자기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오래전부터 원하지 않는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원하지 않지만 앞에 놓인 길, 혹은 잠시 멈추어서 생각할 용기가 없어서 사람들 사이에 숨어 어디론가 정처 없이 계속 걸었던 건 아닐까. 이제 앞에 놓인 길도 사라지고, 휩쓸려 숨어 따라갈 사람들도 사라진 지금.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다들 자기 길이 있는 것 같은데


나도 나의 길을 잘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작은 것에 행복했고, 즐거웠다. 5개월의 여행이 문제였다. 결혼 후 7년 동안 그토록 좋아하던 여행은 잘하지 못했다. 그리고 너무 오랜만에 한꺼번에 많은 것을 봐 버렸다. 그 후로 나는 생각이라는 것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남편과 강아지들에게 맞춰져 있던 나의 모든 초점이 나 자신, 한 사람에게 맞춰졌다. 그리고 나는 내 앞에 난 길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이기적이어도 괜찮을까

여행을 하면서 친구에게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요즘의 나는 전보다 이기적 이여진 것 같다고. 그리고 친구는 말했다. 그것 참 다행이라고. 그래서 조금은 더 욕심을 냈던 것 같다. 그리고 더 욕심을 내볼까 했다. 하지만 그 차에 한국에 오게 되었고, 그것도 친정집. 이제 더 이상 나에게 용기를 줄 사람은 없다. 용기는커녕 나의 모든 여행이 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까. 이기적이어도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