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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hl Jul 12. 2019

가족이 된다는 것, 서로의 집이 된다는 것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2를 보고

*. 잠깐, 본 콘텐츠는 <브런치 X 넷플릭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참여작이며, <기묘한 이야기> 시즌2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영어로 은 house 또는 home이지만, 실제 두 단어담고 있는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house : 집, 주택, 가옥

home : (특히 가족과 함께 사는) 집


으로, 전자는 주로 건축물로서의 집을 표현하는데 쓰이지만, 후자는 단순히 집이라는 공간을 넘어서 그 공간에서 함께 지내는 가족 또는 가족의 품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런 의미에서 <기묘한 이야기> 시즌2는, 물론 여전히 괴물이 나오는 스릴러지만, 그보단 엘이 자신의 집(home)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시리즈였다.




태어나 줄곧 연구소에서 지낸 엘에게 연구소는 집이었다. 하지만 따뜻한 부모님은 없었고, 자신을 무기로만 여기는 아빠(Papa)와 흰 옷을 입은 연구원들 밖에 없는, 그냥 사는 곳(house)이었다. 결국 그곳에서 도망쳐 나와 숲에서 만난 마이크네 집 지하실에서 머물게 됐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를 추적하는 사람들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데모고르곤과 정면으로 대치하게 된 엘은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에 맞서 몸을 불사르고, 그녀는 그렇게 데모고르곤과 함께 없어진다. 하지만 실은 반대 세상으로 떨어졌던 거였고, 빛을 따라 밖으로 빠져나와선 혼란을 틈타 숲으로 도망 거였다. 그리고 그곳에 숨어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다, 에고 와플을 두고 가려는 호퍼와 마주친다. (호퍼는 어떻게 엘이 살아있단 걸 알게 됐을까?)


그렇게 남들은 죽은 줄로만 아는 엘은 호퍼의 할아버지가 쓰던 오두막에 숨어 지내게 된다. 여전히 엘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그녀는 밖에 나가지 못하고 하루 종일 티비와 놀아야 한다. 호퍼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풀어주려, 저녁엔 되도록 일찍 들어오고, 그녀가 좋아하는 3단 에고 와플도 만들어주지만, 역부족이다. 결국 그녀는 1년째 계속되는 '곧' 나갈 수 있다는 호퍼의 말에 인내심을 잃고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 찾아간 곳에서 엄마를 만나지만, 엄마는 그녀를 바라볼 수도 안아줄 수도 없는 상태다. 이제 드디어 엄마를 찾고, 엄마, 이모와 같이 지내는 이 곳이 진짜 집(Home)이라고 생각했는데... 좌절하던 엘은 엄마가 꾸고 있는 악몽 속으로 들어가, 자신과 같이 연구소에서 갇혀 지낸 아이보게 된다. 


이모가 준 사진 한 장으로  아이, 캘리가 있는 일리노이주 깊숙한 곳까지 찾아간 . 캘리는 그런 엘을 받아주고, 예전에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죽이는 일에 끌어들이려 한다. 하지만 엘은 끝내 그렇게 하는 게 옳은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엄마가 영상으로 캘리를 보여준 데는 뭔가 뜻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캘리와 숨어 지내는 폐 창고를 집(Home)으로 생각했지만, 그곳도 엘의 집은 아니었다.


그러다 마이크와 친구들이 위험에 처한 걸 알게 된 엘은 다시 호킨스로 돌아다. 혼자 기차를 타고 있는 그녀를 걱정해,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 할머니에게 엘은 말한다.

I'm going home
(집에 가요)


사총사는 죽은 줄만 알았던 엘의 등장에 뛸 듯이 기뻐하고, 서로 얼싸안는다. 그리고 그녀는 호킨스에 재앙을 가져온 문을 닫기 위해 호퍼와 차에 오른다. 호퍼는 그간 자신이 했던 모든 일들에 미안하다며 엘에게 사과를 구하고, 엘은 그런 그의 손을 꼭 잡아준다. 디어 진짜 집(Home)으로 돌아온 것이다.




호퍼가 엘이 밖에 나가는 걸 그리도 싫어했던 이유는, 그에게도 엘이 집이때문. 으로 딸을 잃은 기억에 오랫동안 괴로워하던 그는 엘을 만나 다시 아빠가 됐고, 한  지붕 아래 서로 부대끼며 사는 가족이 다. 서로가 서로에게 집(home)인 존재가 된 것이다. 나쁜 사람들에 의해 엘이 다치는 게, 그러다 엘을 잃는 게 그에겐 가장 무서운 일이었을 거다.


지만 다행히 엘은 무사히 돌아왔고, 건 호퍼에게 가장 큰 선물이었다. 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듯한 블랙홀은 다행히 엘을 비켜갔고, 둘은 서로 마음을 터놓고 마주 보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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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사진 : Kim Renfro @ INSI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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