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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hl Jul 15. 2019

데모고르곤, 다트, 똥덩어리... 그 다음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3를 보고, 시즌4를 기다리며

*. 잠깐! 본 콘텐츠는 <브런치 X 넷플릭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참여작이며, <기묘한 이야기> 시즌1, 2, 그리고 3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즌3가 나올 줄은 몰랐다. 시즌2에서 문을 닫아버렸으니까.

근데 누가 그 문을 다시 열고 싶어 할 줄이야! 그렇게 이야기는 계속됐다.


시즌1에서 윌을 구하는 걸로 일단락이 되나-했는데 여전히 열린 문으로 연구가 계속되고 있었고, 시즌2에선 문까지 닫아버렸으나 아직 이쪽 세계에 남아있던 괴물의 몸이 문이 열린 틈을 타 다시 활동을 개시한다. 그리고 시즌3에선 문을 다시 닫았지만 '러시아'라는 실존 국가로 대변되는 악의 세력이 여전히 지하에서 괴물을 키우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을 먹이로 주면서. 그래서 시즌3를 다 본 지금, 다시 시즌4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개인적으론 시즌1보다 시즌2가 재밌었고, 시즌2보단 시즌3가 더 재밌었다. 아무래도 시즌1에선 이야기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인지, 초반엔 살짝 지루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2에선 빌리와 맥스라는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시즌3에선 고등학생이던 낸시와 조나단, 빌리, 그리고 스티브가 각각 기자, 안전요원, 그리고 아이스크림 가게 알바로 등장해 새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흥미를 돋운다.


계속 같은 괴물이긴 하지만 더스틴의 입을 통해, 그것을 지칭하는 단어도 조금씩 바뀐다. 처음엔 사총사가 하는 게임에서 따온 데모고르곤이라고 불렸지만, 이후엔 달타냥에서 따온 다트란 이름으로 불리며 살짝 개별화됐었고, 시즌3에선 비료와 각종 화학물질로 구성된 거대한 무언가로 나타나 똥덩어리로 불리게 된다.


다음 시리즈에선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마지막에 등장한 괴물은... 다트일까?



수지, 윌, 그리고 엔딩요정   


스노우볼에서 또래 여자 친구들에게 거절받고 혼자 구석에서 울던 더스틴이 돌아와, 과학캠프에서 수지라는 섹시하고 똑똑한 여자 친구를 사귀었다고 한다. 하지만 첫날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 언덕에서 불렀던 그녀의 이름엔 아무 대답이 없었고, 그녀가 피비 케이츠보다 섹시하단 말을 믿지 못하던 친구들은 나중엔 그녀의 존재 자체를 의심한다. 더스틴, 네가 그러면 그렇지. 하지만 그녀는 진짜였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플랑크 상수를 알려주며 더스틴의 여자 친구로 적임자임을 알린다. 그들만의 세레나데로 모두의 가슴을 졸이게 하긴 했지만.


그녀가 시즌4에도 출연할지, 그렇다면 괴물과 싸우는 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궁금하지만, 그보다 더 궁금한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윌의 미래. 윌은 여전히 남자 친구들과 밤새 던전 앤 드래곤을 하며 놀고 싶어 하고, 여자 친구에 목을 매는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볼에 립스틱 자국을 묻히고 나타난 형 조나단을 보고 더럽다고 할 정도다. 그런 그가 다음 시리즈에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그에게도 사랑하는 누군가(남자든 여자든)가 생길까?


다음 시리즈에서의 모습이 기대되는 또 다른 캐릭터가 있다. 스타코트에서의 전투가 끝나고, 상황이 종료되자 안도하는 더스틴의 머리 위로 수많은 헬기가 지나간다. 엔딩요정 오웬스 박사였다. 시즌2에서 마지막까지 다른 이들의 탈출을 돕던 그가, 이번엔 남은 이들을 앰뷸런스에 태우고, 쇼핑몰에 그대로 주저앉은 괴물의 사체를 처리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다. 이전 시리즈에 비해 분량은 많이 적었지만, 어마어마한 정부의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서 다음 시리즈에선 언제, 어떤 도움을 줄지 궁금하다.



새로운 가족의 탄생


그동안 수많은 싸움과 총격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시즌1부터 등장한 주인공들은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말짱하게 돌아온다. 물론 스티브는 맞는 연기 전문이라 할 정도로 시즌1부터 시즌3까지 꾸준히 눈 한쪽이 붓거나 피가 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상처가 심해  붕대를 감거나 목발을 짚으며 나타나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선 엘이 다리에 상처를 입은 것(윌처럼 괴물과 연결되는 건 아닐까?)과 더불어 큰 희생이 있었다.


이제 겨우 동굴에서 나와 엘의 아빠로 행복이란 감정을 다시 느끼기 시작한 호퍼가, 문을 여는 그 기계 옆에서 터미네이터 같은 러시아인과 싸우다 사라진 것이다. (물론 그 '미국인'은 그일 거라 믿는다.) 그리고 다시 혼자가 된 엘은 윌의 가족과 함께 호킨스를 떠난다. 아직은 호퍼가 남긴 글을 읽으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지만, 조이스, 조나단, 그리고 윌이라는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이다. 그 네 명이 함께 지내는 모습은 어떨까, 호퍼가 돌아와 다섯 가족이 되는 건 아닐까-하는 기대감이 드는 설정이었다.


또 하나, 다시 집(home)이 없어진 엘을 조이스가 거두는 걸 보며 깨달은 게 있는데, 그건 마이크와 루카스, 그리고 더스틴의 부모님들은 -윌의 엄마 조이스와 달리- 그동안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에 그렇게 깊게 개입되진 않았다는 거였다. 물론 시즌2에선 더스틴의 엄마가 자식 같은 고양이를 찾아 헤매기도 했고, 시즌3에선 마이크의 엄마와 빌간의 썸이 잠시 조명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들은 엘의 존재도 모르는 상태인 것이다. 시즌이 거듭되며 각 인물들의 사생활을 다루는 비중이 높아지는데, 덩달아 사총사의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도 많아지면 재밌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시즌4가 기대되는 만큼 시즌3를 기대했다 실망한 부분도 있었다. 하나는 러시아를 끌어들여 이야기를 미국과 러시아 간의 대립으로 끌고 간 점이다. 물론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걸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사이가 좋지 않은 두 국가를 붙여놓고 엘이 미국 성조기 문양의 손수건으로 눈을 가리는 장면을 집어넣은 건 조금 보기가 껄끄러웠다.


또 하나는 스타 코트 전투 때 루카스가 입은 티셔츠였다. 딱 봐도 일장기임을 알 수 있는, 흰 바탕에 빨간 점이 두어 개 그려져 있고 그 위로 알 수 없는 일본어가 적힌 옷이었는데, 왜 굳이 그 옷을 입고 나와야 했는지 의문이 드는 의상 선택이었다. 시즌4에 대한 기대감을 사그라들게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조심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제  <기묘한 이야기의 궁금한 이야기>나 아껴보고 있어야겠다.




*. <기묘한 이야기> 다른 글


*. 표지 사진 : 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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