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깐!본 콘텐츠는 <브런치 X 넷플릭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참여작이며, <기묘한 이야기> 시즌1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데모고르곤이 나타났고, 윌은 주사위를 던졌다. 숫자가 13 이상이 나와야만 불덩이를 쏠 수 있는 상황. 주사위는 어딘가로 굴러 떨어졌고,구석에서 찾은 주사위는 13이 아닌 7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윌은 게임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괴물에게 잡혀 갇힌다.
반대 세상에.
<기묘한 이야기>는 아이들의 보드 게임으로 시작해 호킨스라는 작은 마을을 비춘다. 평행우주론에 근거한 듯 같은 공간 내에 다른 차원의 세계가 있다는 설정으로, 보드게임판을 뒤집었을 때의 뒷면과 같은다른 차원의 호킨스가 존재한다.
그러나 각자 다른 평행선을 걸어야 했던 두 세계는누군가에 의해 구멍이 뚫려 서로 통하게 되고, 윌이 그곳에 갇히며 마을을 휘젓는 기묘한 이야기가드러난다.
1983년 11월 6일
이야기의 배경은 1980년대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 미러>가 미래를 가정해 신기술이 가져올 인간관계의 피폐를 다루는 반면, <기묘한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가 과학으론 설명할 수 없는 미스테리한 소재들을 이야기한다.
인간 무기를 만들려는 연구소에서 실험 대상0011이었던 소녀 엘. 그녀는생각만으로 물건을 띄우고,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으며, 사진을 만지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사람이 있는 곳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반대 세계에서 온 괴물은 마이크와 루카스, 더스틴, 그리고 윌의 사총사가 하던 게임에 등장하는 데모고르곤처럼, 파충류와 같이 미끌거리는 피부에 끈적이는 액체를 흘린다. 그리고 원래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를차지하고 있는 큰 아가리를 한 껏 벌려 꽃잎처럼 펼치고, 사람을 잡아먹는다.
1980년대라는 시대 배경은 염력이나 투시력과 같은 초능력과 정체모를 괴물에 속수무책 당하는 과학자들을 그리기 위한 장치인 듯 보인다. 하지만 다른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갓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 과하게 세팅된 사자머리를 하고 아침을 차려주는 엄마. 그리고 록커 같은 장발의 머리 스타일을 하고 뽀글머리 여자 아이들에게 자신의 길고 각진 차를 과시하는 남자아이들의 모습은, <기묘한 이야기>가 뉴트로에 빠진 이 시대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뉴트로(New-tro) :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인디애나주, 호킨스
<기묘한 이야기>의 장소적 배경은 인디애나주의 시골 마을 호킨스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대장(CHIEF)이라고 적힌 배지를 단 서장 호퍼가 어젯밤의 숙취를 다 해소하지 못한 채 담배를 물고 경찰서에 나타나면,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비서가 그의 입에서 담배를 빼고 건강을 생각하라며 사과를 쥐어주는 곳이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용납될 수 있는 게, 그간 호킨스에서 일어난 가장 심각한 일이라곤 올빼미가 제 둥지인 줄 알고 사람의 머리를 공격한 게 다이기 때문이다.
그 작은 마을에서 아이 두 명이 실종되는 전대미문이 사건이 터지지만 그다지 달라지는 건 없다. 호퍼는두세 명의 부하경찰들, 그리고 마을에서 자원한 일반인들로 구성된 수색대를 이끌고 숲을 뒤진다. CIA나 FBI 같은 건 없다.
후에 호퍼는 알코올 중독자에서 갑자기 명민한 눈빛으로 예리한 시선을 던지며 연구소를 의심하고 조사하지만, 그런 그에게 이젠 우리 관할이라며 배지를 들이미는 사람은 없다.마치 지구 상에 있는 유일한 마을인 듯 고립된 그곳엔, 오직 마을 사람들과, 언제 생겼는지 모를 비밀스러운 연구소 간의 대치만 있을 뿐이다.
이는호퍼를 포함해, 윌의 가족과 사총사, 그리고 또 다른 실종자인 바버라의 친구낸시와 그의 남자 친구까지.평범했던 실종자의 지인들이 사건을 푸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학교에서 찌질이라고 놀림받는 삼총사가 과학과 게임을 즐기며 쌓은 내공을 맘껏 펼치며 활약하고, 윌의 엄마 조이스는 아들에 대한 사랑과 끈기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진실을 밝힌다.
덕분에 윌은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고, 괴물이 이 세계로 넘어올 수 있게 만든 장본인들은 모두 죽는다.사총사는 다시 완전체가 되어 이전처럼 게임을 즐긴다. 이번엔 테살히드라다. 윌이 다시 주사위를 던지고, 14가 나온다. 13 이상이다. 테살히드라는 불덩이를 맞고 쓰러진다.
이제 모두 끝난 것 같다. 크리스마스가 되었고, 다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선물을 주고받으며 특별한 날을 즐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모든 게 다 제자리를 찾은 걸까?
눈 내린 숲을 거닐던 호퍼는 걸음을 멈춰 냉동 와플을 한가운데 두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와플을 좋아하던 엘이 떠오른다. 엘은 어떻게 그 문을 열었을까? 왜 그랬을까? 그리고 어떻게 다시 그 문을 닫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