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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Jun 14. 2023

게으름이란 천성

 내 천성은 게으르다. 이게 굉장히 큰 단점이었다. 게으르다 함은 매사에 의욕이 적으며 직접적인 목표가 없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목표까지 가는 한계치가 남들보다 높다. 여기서 말하는 목표치는 참는 선이다. 예를 들자면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셔야겠다는 생각과 이를 실천에 옮기는 정도. 보통의 사람이 생각이 드는 순간 마신다면 게으른 사람은 정말 못 참겠다 싶을 정도까지 참았다가 마신다. 이렇게 답답한 게 천성인 기분은 묘하다. 게으른 자신에게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편안히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한 탓에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의욕이 없다-라고 보는 게 간편할 것 같다.


 이 천성은 누가 봐도 안 좋다고 느낄 것이다. 우리는 보통 매사에 열정적이며 자기 관리나 계발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갓생 산다'하며 찬양한다. 이 사람이 얼마나 잘 살았는가-하는 지표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제일 정확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에 게으른 천성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하나 다들 노력의 방향을 모른다. 당연히. 단순히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내 천성이 바뀌지는 않는 것이다.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은 기준이다. 목이 마려울 때 바로 물을 마실 정도로 기준을 낮추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작은 습관의 효과를 믿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의외로 이런 작은 습관은 만들기 어렵다. 작은 일일수록 관대해지는 법이다. 우리가 백 원짜리 동전을 떨어트렸을 때 바닥을 뒤지는 정도와 오만 원짜리를 잃어버렸을 때 찾는 정도가 다른 것처럼.


 오히려 큰 목표를 하나 세워야 한다. '나는 적어도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기까지는 달려가겠다!' 하는 몇 년간의 계획이 생겨날 목표. 그 큰 목표를 위해서 작은 목표들을 여러 가지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어릴 적부터 인생의 가치관이나 최종적인 꿈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그런 것이다. 나는 게으름을 없애기 위해서 책 제작을 목표로 천천히 목표를 세웠었다. 처음에는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고 지나와 생긴 기회에 작은 목표 두 개를 설정했다. 그 목표를 이루어 나가다 보니 최종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가 걸렸든 그 노력이 크던 작던 분명한 것은 목표에 닿기 위해 시도했다는 것이다. 게으름을 벗어나는 가장 큰 목표인 결과물을 하나 만드는 데에 성공한 것.


 여러 매체에서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자, 게으름은 악이다, 어떻게 해야 좀 더 빠르게 성장하고 크게 얻을 수 있는 가를 말하지만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자신이다. 그렇다고 달콤한 말로 말하는 조금은 쉬어도 된다느니 게으름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무시하면 안 되느니 하는 말에 빠져 살지는 말자. 그런 말들은 자신의 삶에 자신감을 부여하고 다시 일어나기 위한 목표를 세우라는 뜻이지 자기 정당화를 하라는 뜻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게으름의 최악이 이것이다. 자기 정당화. 연애에서 제일 큰 콩깍지가 귀엽다라는 생각인 것 마냥 자기 정당화는 자신이 행한 모든 행동에 그럴싸한 이유를 붙여 넣는다. 자신이 모자라거나 하지 않은 것을 인정을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인식을 못하는 것.


 게으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일단 일어서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게으름을 고치기 위한 습관을 여러 가지를 말한다. 그들의 말을 단 한 가지라도 믿고 따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놓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일단 뭐라도 해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일단 일어서라. 그다음에 걷던, 무언가 먹던, 하다못해 친구들과 놀든 무엇이든 하자. 게으름을 없애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누워있거나 앉아서 가만히 있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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