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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Jun 20. 2023

재능은

 나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살아갈까.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을 자주 하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방향성이 무엇일까. 좋아하는 음식 같은 사소한 것부터 최종적으로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것인가에 대한 것까지 고민한다. 그럴 때마다 정답은 하나도 찾은 적이 없다. 그냥 지금 도전 중인 것들이 잘 되길 빌어야지-하는 마음. 


꿈을 바란다고, 목표에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말을 뱉은 사람으로서 이런 글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 재능이 없음을 실감한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무력해진다. 지난 토, 일, 월 3일 동안 여러 개의 주제를 썼다 지웠다. 얼마나 좋은 글을 쓰겠다고 지운 것인가 할 수 있지만 아니다. 적은 글이 읽기 싫었다. 나는 늘 말했다. 읽기 좋은 글을 쓰겠다고. 시사, 사회적 이슈, 감성, 이야기 모두 써보았지만 한결같이 억지로 적어낸 느낌이 강했다. 재능 없는 이의 노력만큼 처절한 것이 없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나의 재능이 어떤지 모른다고 하지만 솔직히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해 본 이들은 느낀다. 재능이라는 벽을.


 한 가지 분야더라도 재능은 여러 가지 형태로 찾아온다. 기본적인 분야에 대한 재능, 꾸준히 할 끈기와 노력의 재능, 그 분야에 도전한 타이밍,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강력한 운. 에디슨은 말했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고. 이는 1%가 없는 99%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나는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있다. 내 재능이 이 크기가 아닐 것이라고, 나에겐 1%가 존재할 것이라고. 매번 부딪히는 벽에 욕도 하고 소리도 치면서 애써 부정한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법한 드라마틱한 성공이나 출세를 바라진 않는다. 나 스스로의 결과물이 생겨나길 기대하고 평범하게 살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바라는 분야에서. 어릴 때는 몰랐다. 공부가 제일 쉬운 길이라는 소리가 그냥 꿈에 도전치 못한 사람의 말이라 치부했다. 하지만 그들은 나보다 먼저 도전해 본 적 있던, 재능에 부딪혀 본 적 있던 사람들이었다. 공부만큼 길에 정해진 것이 없었다. 가르쳐주는 것을 배우고 그것을 외울 때까지 복습하며 시험에서 풀어내면 숫자로 나의 진척도를 알려준다. 그곳에서 나의 순위를 알 수 있으며 성공과 실패여부를 확실히 수치로 알 수 있다. 물론 공부도 재능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머리와 노력, 끈기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다른 분야들에 비해서는 일부의 재능만 있더라도 쉬이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런 만큼 흥미가 생기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꿈에 도전하는 이들이 느끼는 감정중 제일 큰 것은 위에서 설명한 좌절감이 있고 또 하나는 소외감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소위 정석적인 루트를 타는 사람들과는 다른 주기. 초, 중, 고, 대를 나와서 취준생시절을 거쳐 어딘가에 취직을 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기 때문에 공감대가 다르며 각자의 성장 속도가 다르기에 시간이 갈수록 먼 곳에 사는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친구들이 멋있는 것은 맞으나 이상하게 돈이 없어서 치킨을 못 먹고 편의점이나 가던 고등학생 시절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도전에 책임을 져야 한다. 처음 생각했던 길과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되더라도 그것이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나는 그쪽으로 가야 한다. 꿈을 좇는 낭만을 핑계 삼는 이들을 증오한다. 낭만은 그렇게 하찮게 여겨져서 되는 것이 아니다. 낭만은 스스로 책임을 지기에 하는 행동이 모두 진정성이 부과되어 동경받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회피에 낭만을 붙이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 과연 내가 인생이라는 도전 속에서 어떤 결과를 꺼내올지는 모르겠지만은 지금 당장의 선택 하나하나에 연연하는 스스로가 쪼잔해 보이면서도 신중하게 보이는 것처럼, 작은 것 하나하나가 결국엔 이런 도전이었구나 할 것이다. 비록 재능에 부딪혀 길이 막히더라도 다른 쪽으로 돌아서서라도 계속 걷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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