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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Jul 12. 2023

넌 T야, F야?

MBTI

 최근 우리에게 가장 친근히, 자주 다가온 대화 주제는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단연코 1순위로 MBTI를 뽑을 것이다. 성격유형검사로 나온 이것은 어느 순간 예전의 혈액형별 성향과 같은 것 아니냐는 취급을 받던 때를 넘어서 이젠 MBTI는 과학이다-같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사람들이 신뢰하고 자주 사용한다. 물론 자신의 현재 상황이나 때에 따라 바뀌는 경우가 있지만은 분명히 통계학에 기초해 만들어진 틀이기에 어느 정도 신빙성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맹목적인 믿음은 필요 없는 것이다. 같은 MBTI를 가지고 있더라도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니까, 대략적인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정도로 사용해야 할 느낌?


 이 MBTI 중에 또 최근 들어서 화제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 맨 처음에는 E, I를 구분 지어 인싸와 아싸를 판독하는 느낌이 강했으며 그다음에는 N과 S를 사용하여 만약에-무새들을 만들었고 J, P를 사용하여 여행을 가거나 계획을 짤 때의 차이점에 따라 무계획의 P와 계획성 J의 역할분담을 하였다. 지금은 F, T를 이용한 '공감'에 대한 주제가 제일 화제다. 보통 F는 감정적이라 공감을 잘한다고 표현하고 T는 객관적이라 비판적이면서 논리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은 어떻게 말하는가. T는 사회화가 덜 되었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타인과의 대화에 있어서 무조건적인 공감이 사회화인가?


 위의 질문에 대답은 NO이지만 T에게 공감이 일부분 필요함은 사실이라 생각한다. 이 뜻은 T가 공감을 못하는 사이코패스라는 뜻이 아니다. F가 바라는 형식의 공감이 있을 것이며 T가 사용하는 형식의 공감이 있는 것이다. T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방식으로 공감을 하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아플 때, F들이 바라는 공감의 순서는 괜찮아? -> 병원 가봐야 되는 거 아니야? 같은 느낌이라면 T들은, (괜찮아?) 병원을 가야지!- 같은 것이다. 이들도 사람인데 당연히 걱정이 기본이며 그 기본적인 것보다는 본질에 더욱 집중하는 느낌이 강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고친다면 F들이 서운해하지 않는 답변이 가능할까?


 필자는 MBTI를 할 때마다 대부분 반반으로 나오는 사람이다. 어떻게 공존이 가능할까 싶지만 뭐 상황별로 다른 것이 아닐까? 어쨌든 내가 T와 F가 동시에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나는 굉장히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하지만 때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즐긴다. 이것이 나와 관련된 일이 아닐 때는 감정적으로 동기화가 된 후에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되는데 이러면 완벽한 상담사가 아닌가-하는 쓸모없는 상상을 하곤 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나 어제 넘어졌어'라는 말을 한다면 F 식으로는 '괜찮아? 많이 안 다쳤어?'가 맞을 테고 T 식으로는 '어디서?'가 나올 것이다. 이 상황에서 보다 걱정하는 투를 표현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비언어적인 부분은 글로써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강 걱정하는 투면 되겠죠? 언어적으로는 '어디서?' 보다는 '어쩌다가?'가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 사건의 경위도 자세히 말해주게 되어 있으며 단순히 사건에 대한 정보를 묻는다는 느낌보단 상태에 대해서도 묻는 느낌이 들어 공감을 해주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결국 T와 F의 차이는 간단한 것에서 나뉜다. 공감을 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아니라 어떤 형태로 표현을 하느냐의 차이. 사람들은 직관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단순히 표현해 놓은 것을 선호하는지라 이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T라고 해서 사회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T에게 타인의 감정에 공감해 줄 필요가 있다 말하는 F들 또한, T들의 표현이 이런 방식이구나-하는 공감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T냐 F냐에 따른 표현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향에 따른 반응 방식이 중요한 것이다. 마냥 내가 F니까 맞춰줘야지~가 아니라, 저 사람은 F니까 이렇게 하는 게 좋겠지~하는 게 필요하단 것. 결국 대화는 경청과 배려가 기반이 되어야 좋은 대화가 되는 것이 아니겠나. 타인의 말을 잘 듣고 입장을 생각해서 답변하고 그 답변을 다시 잘 듣고 입장을 생각해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이상하게 사회는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권리를 챙긴다는 명목하에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묵살한다. 날이 갈수록 '나는 성공할 거야!'라는 목표하에 타인의 희생이 기본적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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