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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Jul 13. 2023

성장교육

아이는 선과 악을 알까?

 최근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면서 든 의문이 있다. 예전부터 나는 성악설을 믿었다. 사람이 태어남으로 순수악을 품고 태어난다기보다는 악함과 선함을 구분할 줄 모름에 따라 본능적으로 악함의 유혹에 약해 악을 흉내 내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또한 우리는 많은 제재와 규율을 학습받으며 성장했기에 본능이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되는 상황이 여럿 존재하는 것을 아는 것과 다르게 아이 때는 순수히 본능적인 행동이 기반이라서 어쩔 수 없이 악이 따른다는 것. 그렇다면 고자선생님의 성무선악설이 맞는 것이 아닌가?-하지만 인간의 본능이 바라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정의하는 악에 가깝다면 성악설이 더 맞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서 매 순간의 학습을 거쳐 경험치를 얻고 성장한다. 우리가 엄마라는 단어를 내뱉기 위해서 부모님은 ‘엄마 해 봐’를 수백 번은 외치셨을 터. 그렇게 우리들의 약속 중 하나인 ‘언어’를 하나씩 습득하기 시작한다. 언어는 모든 것의 시작이다. 타인과의 소통의 창구를 얻었으니 이제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된다. 언어를 일부 익힌 후부터는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서 배운다. 이런 행동은 좋은 것이며 저런 행동은 나쁜 것이다-하는 선과 악의 개념을 배운다. 우리는 항상 ‘선‘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가르친다. 자신의 아이가 악인으로 자라길 바라는 히어로물속 빌런과는 다르지 않은가. 기본적인 바램은 건강하고 착하게만 자라길 바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이를 위해서 악을 가르친다. 욕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런 것이 욕이다-하며 가르친 다음에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도둑질, 폭행, 언어적 표현, 부정적 감정에 잘못된 표출법을 가르치며 하면 안 돼!라고 가르친다. 한데 인간은 부정적인 표현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더군다나 성장하여 말의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어른이 아닌, 이제 막 언어의 벽을 넘어서는 중인 아이에게 그렇게 설명한다면 뒤의 ’ 안돼!’보다는 앞의 내용들이 더욱 강렬하게 남는 것이다. 그렇게 각인된 악의 행동은 아직까지 이성이 올바르게 형성되지 않은 아이의 본능에 따라 밖으로 표출된다.


 교육방식이 잘못된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우리가 아무리 선한 행동을 가르친다고 해서 악의 행동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듯이 결국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분류이며 이를 사건 발생 후에, 어떤 식으로 교육을 해서 아이의 가치관 확립을 시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우리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한 영양분과 좋은 기억들이며 이와 동시에 올바른 가치관을 위한 훈육임을 안다. 우리는 그렇게 성장했다. 날이 갈수록 떠오르는 노키즈존과 비하발언인 맘충이란 단어가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아이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부모의 올바르지 못한 교육법 때문일 것이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제재를 명백히 할 수 없음은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며, 아이의 잘못된 행동(악)을 바로 잡아주지 못하는 것 또한 부모의 잘못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책임‘이라는 것이 나이가 들수록 늘어난다는 사실을 안다. 어리면 어릴수록 터득한 경험치나 생각이 옅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것을 알기 때문에 주변의 어른의 책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신의 아이가 소중하고 기죽지 않고 똑바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외부로부터 보호하려는 생각만 가지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결국 먼저 다져야 할 것은 내실임을 모르는 것인지. 아이가 소중한 만큼 남들에게 비난받지 않도록 교육이 필요한 것이며 기가 안 죽게 하기 위해서 보다 단단한 사람을 만들기 위한 가치관 형성이 필요한 것이며 똑바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 또다시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들은 사실 충분히 선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본능에 따르는 것이 대부분 악으로 분류되어 있는 사회이기에 이에 대한 제재를 위해 교육을 하는 것이다. 아이가 선함을 행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결국 선에 대한 상과 악에 대한 벌이다.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가. 아이를 마냥 아끼기만 하다가는 주변인에게 사람처럼 비치지 않을 것이다. 다이아몬드도 세공과정을 통해서 예쁜 모양새로 빛을 비출 때 진가를 발하는 것이다. 아이를 보다 정갈하게 하자. 마냥 속박을 하란 뜻이 아니다.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을 때는 확실히 해줘야 한다는 것이며 단순히 ‘선’과 ‘악’으로 모든 것을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는 뜻이다. 어릴 때부터 잡다가 서서히 풀어주어야 하는 것이 아이 스스로 성장함에 있어서 적합하지 않겠나. 현대는 아이 때는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고 성장할수록 공부와 학생으로서 붙잡아놓는 느낌이 강하다. 이미 자유를 맛본 동물이 다시금 우리로 돌아오겠는가. 안에서 보호하다 천천히 풀어놓아야 함을 깨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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