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사랑

by 정다훈

사랑이라는 경험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늘 주제로 삼은 것이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가 로맨스 영화를 볼 때면 주연 남자와 여자의 이루어질 듯 말듯한 여러 상황과 그 속에 있는 달콤함과 위기 그리고 정말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두 남녀의 눈빛이 가져오는 그 몰입감에 빠져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곤 하는데, 필자는 전혀 다른 곳에서 현실적인 사랑을 느꼈다. 항상 어떤 사건이든 상황이든 무언가 있어서 쉽게 사랑을 못하고 여러 가지가 얽혀있는 그런 주연들의 사랑보다는 어느 순간 서로가 괜찮아서 무난하게 사랑을 시작해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한 번씩 현실 커플들에게 일어날 법한 상황을 보여주는 조연들의 사랑이 더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 주연처럼 극적이면서 영화 같은 상황에서 생겨나는 그런 격정적인 감정을 느끼기에는 너무 현실에 치인 것일까. 나도 한때는 영화나 만화에서 나올 법한 사랑을 꿈꾼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냥 평범한 사랑이 더욱 하고 싶어졌다. 같이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 것보다는 같이 집에 누워서 서로 먹고 싶은 음식을 시키자며 가위바위보를 하며 투닥거리고 싶고 외제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가기보다는 같이 손잡고 초저녁쯤의 공원 산책이 더 하고 싶다. 바라는 꿈이 작아진 것이 아니라 그런 소소함에서 오는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감정이 더욱 느끼고 싶어졌다.


사랑에도 여러 가지의 종류가 있지 않나. 흔히 말하는 이성 간의 사랑, 부모님의 사랑, 스승의 사랑, 그 외 기타 등등 수많은 사랑이 있고 그 사랑 안에서도 여러 가지로 분류되어 나올 것인데 그것은 취향으로 생각하고 간단히 이성 간의 사랑에 대해서 얘기를 하자면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통한 자기만족을 느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생명체다. 결국 우리가 바라는 것은 자신이 바라는 이상향의 실천이고 그 과정에 있어서 상대방의 역할 또한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도 꼭 해피엔딩이 나오는 것은 아니듯이 현실에서도 모든 것이 행복할 수는 없다. 내가 소소한 설렘을 느끼고 싶다 해서 그런 데이트만 하는 것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내가 상대에게 고급진 레스토랑에 데려가고 싶음에도 능력이 없음에 한탄할 수 있는 것이며, 상대방이 그런 능력이 없는 것에 실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타인들이 하는 보다 세련되어 보이는 연애에 부러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고 지금 자신이 하는 연애에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하나, 내가 바라는 것은 남을 부러워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며 소소한 만족을 가지라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틱한 사랑을 꿈꾸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만약 당신이 사랑을 하고 싶다면 그 시작은 오로지 그 사람과 본인 간의 감정을 생각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에서 말했던 소소한 사랑이 하고 싶어 졌던 이유는 매일매일 숫자 위에서 뛰어다니는 상황을 뒤로하고 그 사람과 있을 때만큼은 아무런 생각 없이 행복하고 싶다는 뜻이며, 그러기 위해서 이성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감정 대 감정으로 마주 보는 사람이 더욱 필요해졌다는 뜻이다.


우리는 사랑을 받고 싶음과 동시에 그 사랑을 뽐내고 싶어 한다. 이는 애인을 자랑하거나 본인의 성취를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은 얼마나 사랑받는 사람인지와 얼마큼의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그리고 그 상대에게 만족감과 행복을 주기 위해서. 정말 진부한 단어만으로 이루어지는 고백 멘트들이 아직까지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들으면 설레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렇게 복잡하고도 간단한 감정이 또 어디 없다. 우리는 그런 사랑에 아름다움을 더욱 깨달아야 할 필요가 있다. '사랑해'라는 단 한 마디에 담긴 수많은 감정과 시간들, 이렇게 아름다운 단어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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