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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Nov 05. 2023

일기

2023.11.05

 최근에 글을 잘 올리지 않자 정말 고맙게도, 평소에 몰래 내 글을 보던 친구가 왜 글을 안 쓰냐고 물어봐주었다. 처음에는 열심히 읽어준 것에 감사하면서 또 뭔가 쑥스러움에 당황했지만 이내 새롭게 생긴 브런치북 연재에 한 번 도전을 해보려 만드는 중이라 말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서 준비하던 도중에 기존에 하던 일이 소홀해져 있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었고 당연하다고도 생각했는데 이렇게 직접 내 글에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니 감사할 따름이었다.


 주기적으로 똑같은 주제로 하나의 책을 만들듯이 글을 적으려 만들다 보니 그동안 소설을 써보겠다며 책 한 권을 만들어내야지-하던 마음이 옹졸했던 것을 깨달았다. 이 생각이 가져야 할 책임에 대해서 깊이 생각지 않았다. 스스로와의 약속인 만큼 무거워야 할 터인데 가벼이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내가 쓰고 싶었던 소설은 예전에 적었던 '완벽주의자는 완벽할 수 없다.'에 나오는 완벽주의자처럼 하나씩 하나씩 건드리며 고치고 지우고 쓰고를 반복하다 멈춰있는 상태다. 왜? 정해진 시간도, 보채는 사람도 심지어 주어진 책임감도 없기 때문에. 나는 노예성질인가. 정해진 일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면서 스스로의 발전에 대해서는 딱히 큰 생각을 못한다. 이런 사람이 스스로 철학을 찾고 싶다면서 써대는 글이라니, 나 자신이 우스울 지경이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에라 모르겠다-하는 마음으로 완성도를 신경 쓰지 않고 연재를 한 번 해볼 생각이다. 뭔가 똑같은 일이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같아서 설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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