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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Nov 06. 2023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부럽다.

 동기(動機) :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내적(內的)인 직접요인(直接要因)의 총칭.


 당신의 삶에 있어서 가장 큰 동기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슨 일을 하던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에 따른 동기가 생겨나서 할 의지를 만든다. 이유 없이 일어나는 일이나 해야 하는 일은 없다. 그렇게 다니기 싫은 회사에 나가는 것은 영리적 활동으로 살아가기 위해 하는 것. 귀찮더라도 집을 치우고 밥을 해 먹고 설거지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충족하기 위함. 이 모든 것은 삶을 살아감에 필요한 이유들로 동기를 얻어낸다. 단순히 내가 숨 쉬고 살아가기 위해서 책임져야 하는 일 - 이것은 간단하면서 마치 태어나자마자 정해진 속박 같은 동기다. 이런 강압적인 동기 말고, 정말 자기 자신이 원해서 하고 싶어서, 혹은 어떤 것을 이루고 싶어서 만들어낸 동기는 없는가? 무조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저 숨만 쉬고 살아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삶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렇게 살아가려면 별다른 일 없이 지내도 가능할 것이다. 현실은 ‘재미’에 미쳐있다. 당신의 팍팍한 삶 속에 활력이 되어줄 어떤 것이 없다면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이런 동기를 얻게 되는 것 중에 제일 부러운 상황은 무엇인가?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이 자체는 굉장한 동기다. 시계를 많이 좋아해서 더 예쁘고 희귀한 것을 사고 싶은 마음에 돈을 모으고 좋아하는 연예인의 팬사인회를 가고 싶어서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먹는 것을 좋아해 더욱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요리를 배운다. 그럼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이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하는 노동과 같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가? 다들 느낄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할 때와 의무적인 일을 할 때에 다가오는 스트레스와 피곤함의 차이를. 아르바이트 4시간은 피곤하고 힘들고 빨리 집에 가고 싶지만 피시방에서는 순식간에 흘러가는 시간 아닌가. 보통 이런 좋아하는 일이 있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함에 있어서 의지가 확고하다. ‘나는 유럽에 가서 축구를 보고 올 거야!’하는 마음으로 월 100만 원도 안 되는 아르바이트비를 아껴 모으고 모아서 유럽을 갔다 오는 이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그 돈을 모으는 과정이 그냥 힘들고 지쳤을까? 오히려 한 걸음씩 가까워지는 것에 설렘을 가졌을 터.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랑하고 있는 이들이 부럽다. 나에게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아마 수십 가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짜장면을 좋아하고 게임이 재밌고 드라이브 가는 것이 즐겁고 축구를 보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하면서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가-를 묻는다면 선뜻 답을 하지 못한다. 단순히 좋아하지, 재밌지, 하는 것과 나 이걸 ‘진심’으로 좋아한다 하는 것은 꽤나 큰 차이다. 보통 이 정도 말했으면 ‘그렇다면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려면 이래야 한다!’라는 것이 나와야겠지만 필자도 알지 못한다. 스스로도 찾지 못하는 중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런 이들이 부럽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글쓰기라고 해서 모든 곳에 가서 글귀가 떠오를 때마다 메모하고 기록하며 글을 쓸 때 고민하는 것이 재밌고 설레지 않는다. 무언가를 함에 있어서 스트레스가 들지 않는 일이 어디 있겠냐만은 ‘하기 싫다. 귀찮다.‘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스트레스가 있다면 내가 진정으로 좋아한다고 말하긴 어렵지 않을까. 당신이 만약 진심으로 연애를 하고 있다면 이미 이 동기 하나를 얻어낸 것과 같다. 누군가를 진심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멋있는 일이다.


 나는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단순히 남녀 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감정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나타나는 사랑을 동경한다. 아직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랑이 많다. 부성애가 과연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겠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빠져서 쉴 틈 없이 몰두하는 것도 해본 적 없는 사랑이다. 그 깊고도 진한 동기가 진심으로 가지고 싶다. 상상해 본 적이야 많다. 굴러가기만 하는 차를 하나 사서 전국을 돌아다녀보고 싶고 스페인에 가서 축구를 보고 싶고 내가 쓴 글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일을 상상하는 것에는 아무런 소비도 들지 않으니 즐겁기 마련이지만 이내 그러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찾아오고 무력한 자신을 탓하기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바라는 듯 보여도 단순히 생각만 할 뿐, 진심으로 이뤄내겠단 마음을 가지지 못해서 도전하지 못하고 또 누워서 상상만 하는 것이다. ‘아무튼 하면 된다.’라는 말처럼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실천하고 있으나 ’ 최선의 노력‘은 다가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진심 없이 절대 가능한 일이 아니니.


 모두에게 묻고 싶다. 지금 살아가는 당신에게 직접적인 동기 유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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