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주 차의 결과물은 처참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도 써지지 않았다. 당황스러웠다.
어떻게든 써보려고 몇 시간을 붙잡고 있었지만 한 두 문장을 쓰고 이게 맞나, 안 맞나 하는 고민을 하다가 지웠다.
이런 경험은 또 오랜만이다. 글을 쓸 때 처음 시작을 한다면 연계되는 과정을 조금 유연하게 끌고 나가는 것이 내가 가진 유일한 글쓰기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처음엔 하루만 그럴 줄 알았다. 헌데 일주일 내내 지속되었고 이것은 내가 초반의 기반을 조금 잘못 쌓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일단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스토리 진행 속도다. 너무 빠르다. 나는 약 200화 분량을 쓴다고 생각하고 그 사이에 넣어야 하는 주요 사건들을 약 7개 정도로 나누고 또다시 그 7개를 총 35개 정도로 나눴다. 그렇다면 1개당 5-6화 분량을 뽑아내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총 8화를 썼으니 첫 번째 주제를 다 쓰고 이제 두 번째 주제로 이야기를 뽑아내고 있어야 하는데 잘못됐다. 첫 번째와 두 번째를 거의 7화 만에 다 적어두었다. 물론 모든 주제가 똑같은 길이로 나눠져 있는 것은 아니라 다른 주제를 10개씩 적을 수도 있긴 하다만 그걸 감안해도 소모가 빠르다.
또한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정해둔 설정들의 연관성이 겹치는 부분을 유려하게 넘기지 못하는 듯하다. 나는 만화를 좋아한다. 처음에 글을 쓰고 시나리오를 짤 때 기본적으로 만화의 장면이 있다 생각하고 짜던 습관이 있던지라 장면의 전환이 필요할 때 글로만 표현하는 것이 부족한 듯하다.
이 문제를 지금 당장 고쳐내겠다고 하는 것은 무모하다. 스스로 그 정도의 능력이 있었다면 훨씬 빨리 많은 결과물을 도출해 냈을 것이다. 그게 안된다면 다른 방법으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은가. 일단 적는다. 지금 당장 적히지 않는 것은 결국 이야기의 전체 흐름에 다시 과하게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
지금 당장 회차를 나누어서 적은 것들을 나중에 되어서 나누고 합칠 경우가 생길 수 있지만 나는 초보다. 그런 행동을 하고 조금은 졸작일지라도 자랑스럽게 선 보일 수 있는 자격이 있다.
헌데 아무렇게나 적어도 되지만 손이 안 움직여 주는 것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이제 11주 차에 접어든다. 이번 목표는 조금 짧게 잡아보겠다. 9, 10화를 완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