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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Oct 03. 2022

어른이 되지 못하는 사회

'장 자크 루소 - 에밀'을 읽던 중,

 일전에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작가가 자신의 주관을 넣어 풀어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책을 읽고 나서 '장 자크 루소'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철학에 관심이 생겨 두 철학자의 책 들을 몇 권 구매했다. 어떻게든 읽어야지 하고 노력하지만 평소 가볍게 읽던 책에 비해 무겁고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지라 한 챕터 정도를 읽고 나면 열이 나는 듯하게 멍해지는 기분이 들어 조금 조금씩만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노력하며 읽고 있다. 재미라기 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부분을 이렇게 바꿔 생각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람을 느끼는 시간을 갖는 기분인데, 평소 질문하는 것을 좋아해 철학에 긍정적이 었던 나는 그동안 내가 해왔던 스스로에 대한 질문들이 얼마나 의미없었던 나쁜 질문이었는지 뼈져리게 느끼는 순간을 맞이 한다.


 오늘 얘기하려하는 주제인 '어른이 되지 못하는 사회'는 '장 자크 루소-에밀'에 나오는 문구를 보고 떠오른 것인데 그 전에 이 책이 얼마나 대단한 책인지를 설명하자면 그 유명한 시계 인간 '칸트'의 시계가 딱 두 번 멈춘 적이 있는데, 그 중 한 번은 프랑스 혁명의 신문을 읽던 날과 또 하나가 바로 이 '에밀'을 읽다가 시간 것을 잊어버린 날이다. 책에 대한 간략한 설명 만으로는 교육학과 아이의 성장에 관한 책이겠거니 하고 어떤 사상과 방법으로 아이를 옳바르게 키우는 걸까-하는 마음에 읽었던 것인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생각이었다. 이 교육은 단순히 아이의 성장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인간의 마음의 성장과 그 과정에 있어서 생각해야 할 점, 보다 주의하고 성숙해지는 법을 가르쳐 주는 삶의 지침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단 한 사람이 모두에게 보내는 충고를 적어둔 그런 책같은 느낌이다. 책을 읽던 중, 자연의 섭리에 순응해야 한다는 소주제로 시작한 챕터에 있던 문장이 굉장히 와닿아서 순간 메모를 남겨뒀었다. 메모는 조금 요약해서 적어둔지라 완전한 인용은 아니지만 편의상 따옴표를 넣고 적어보자면, '어른이 되기 위해 태어났지만 법과 사회가 다시 아이로 만든다. 자신을 섬기고 자신의 비참함을 위로해주는 것을 보며 자랑하고 보살핌 받는 것에 우쭐해 한다. 왕이든 귀족이든 모두 아이다.'라고 요약을 해뒀었는데, 책에서 처음 읽은 것과 다른 느낌을 받는 것을 보면 뜻이 같더라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구나를 또 한 번 느낀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자면, 모든 인간은 자연에 태어나 자신의 모든 자유를 누리기 위해 성장을 필요로 한다. 자유를 가지고 태어난 하나의 인격체이지만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성장해 어른이 될 필요가 있으며 비로소 모든 것을 누릴 수 있게 됨에야 자유로운 인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곧 법이요 그 법을 만든 사회다. 인간은 혼자 살지 못함으로 인해 자유를 잃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평소에 내가 말하는 사회에서 만들어낸 인간성과 도덕성에 대한 틀과 그에 대한 비판적 논리에 들어맞는 말이다. 무조건 적으로 사회와 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모여살면서 우리가 포기해야 할 자유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의 밝은 면이 있음에 어두운 면이 여럿 나타났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는 뜻에 부합한다. 거기에 우리는 단체 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시선과 가치평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타인이 나를 섬기게 하는 지위와 돈, 명예등에 얽메이기 시작하며 자유에 대한 개념을 흐트려놓게 되었는데 관련된 신분제도에서 자본주의로 넘어오며 명예, 지위보다 돈이 우선시 되었고 sns의 발달로 인해 또다른 명예와 지위가 생겨나면서 인터넷 세상에 또다른 신분제도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또한, 타인이 자신을 위로하는 바에서 자신이 보다 소중한 사람이고 쓸모가 있는 존재이며 본인의 능력보다 큰 욕심을 지녔음에도 이를 용서 받을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해 있단 점을 가져오는데 이는 또 루소의 말에서 정리가 된다. '사물에 대한 의존은 도덕성과 무관하니 무질서일 수 없으나 인간에 대한 의존은 부도덕적이라 무질서를 불러 일으킨다.'라는 말에 우리는 자연이 가져다 주는 자유와 인간들 사이에서 본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큰지 느낄 수 있다.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낸 인간은 인격과 자유를 존중하자는 슬로건을 앞세우지만 이 뜻에는 엄청난 모순이 잇따른다. 이미 그들은 자유에 대한 정석적인 틀이 존재하고 그 자유를 따르지 않고 다른 자유를 추구하는 자를 배척하고 이상하게 여긴다. 과연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 어떤 자유를 누려야 어른이 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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