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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Feb 26. 2023

침묵

명상

자신의 생각을 아무런 방해 없이 고찰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은 '침묵'이라 생각한다. 이 침묵은 단순히 외부의 소리가 없는 조용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피어나는 생각과 마음, 신체의 울림과 소리는 침묵에 쉬이 다가가기 어렵게 만든다. 마음을 비우는 것보다 생각을 비우는 것이 더욱 어려운 한 사람으로써 수차례 명상 혹은 고찰을 시도하였으나 이내 잘짜여진 마인드맵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여러 갈래로 퍼져 나가는 생각의 갈래와 의식의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


나는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성찰하기를 오래 해보면서 자기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한 판단은 빨라졌다. 허나 객관성이 넘치는 본인의 평가와는 달리 행동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지독히 복잡하다. 아침에 일어나 단순히 물을 한잔 마시는 과정에서도 일어날 때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 이부자리를 먼저 정리할까 양치를 먼저 할까하며, 물은 차갑게인지 미지근하게 인지, 혹은 다른 것을 마실 것인지를 생각하고 그와 동시에 잠들기 전에 무엇을 하다가 잠들어서 지금 무엇을 해야하고 일어나서 오늘의 시작을 어떻게 하려 했는지를 다시 떠올린다. 그리고 나서 오늘 하루 어떻게 시간을 분배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나서야 이부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름 할 일을 정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피곤하기 그지 없는 삶이다. 내 머릿속은 일어나서 단 한 순간도 조용할 날이 없다. 단순히 일어나 하나의 행동을 하면서도 갖가지 행동 속에서 우선순위와 결과를 생각하며 사는 것은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강한 책임감이 있으면서도 자기 자신을 불신하는 것에 가깝다. 헌데 나의 행동에서 조차 이런 신경을 기울인다면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어떨지.


나는 지독하게 많은 생각을 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이를 버리는 연습을 해야겠단 마음을 가져보았으나, 그것을 실천하는 도중에도 위에서 말했듯 여러 갈래의 생각이 꼬리 물며 찾아온다. 이 수많은 생각은 현재의 '나'란 사람의 외부적 이미지는 굳건히 지켜주더라도 스스로 성장하고 나아감에 있어서는 힘들다. 내 자아를 위한 생각보다는 이름값을 먼저 생각하니-


어떻게 하면 온전한 침묵을 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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