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의 깨달음, 그동안 필자는 수많은 글에서 '스스로 자기객관화를 잘한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얼마나 오만했던지. 물론 나 자신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고, 스스로를 다 안다는 뜻이 아니긴 했으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자신의 진척도, 부족한 점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생각한 것은 오만이 맞다. 만약 내가 스스로를 모두 안다는 말을 했다면 단순히 오만이 아니라 미친놈이라는 욕을 들어먹어도 모자랐을 것이다. 나는 단순히 현재의 진척도는 이정도네- 하는 객관화를 가지고 있는 줄 알았다. 아마 이정도였다면 칭찬할 수 있는 생각일테지만 사실 그 이상이었다.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얉은 경험에서 나온 소량의 데이터로 객관화를 넘어 수식화를 했다. 잘 짜여진 프로그램을 가진 로봇처럼 태어나면서 값이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그런 체로 한계를 넘는 도전을, 자신을 뛰어 넘으려는 노력을 앞 날을 바꿀 행동을 하겠다며 떠들었던 것이다. 정해진 것 외에 할 수 없는 로봇인 주제에.
그래도 이것은 내 장점 중에 하나임은 확실하다. 타인이 보기에도 나는 어느 상황에서든(심지어 타인의 상황에 대입해서도)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객관적 시선을 잘 활용한다. 수치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진행도를 알 수 없음에도 내 스스로 세운 가치평가를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한 것을 더욱 매꿀 노력이 가능하다. 지금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가능함'이지 '한계'가 아니다. 가능한 것을 찾기 위한 경험이 필요하고 도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순간에서 주관이 확립되어야 한다. 주관은 곧 나만의 철학이자 내가 걸을 길에 대한 이정표 역할이다. 포기안할 원동력을 찾게 된다면 확고한 주관이 더욱 멀리 가게 해줄 것이다. 객관적, 이성적인 면모에 집중하지 말자. 지금은 더욱 멀리, 넓게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