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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Mar 31. 2023

여행에서 얻고자 하는 것

나는 한 달 전쯤 일본을 다녀왔다. 친구들과 함께 일주일여를 놀고, 구경하고, 먹었다. 비록 여행보다는 여정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하느라 꽤 피곤하고 힘들긴 했으나 정말 좋은 추억을 남겼다 생각한다. 아니했었다가 맞겠다. 여행을 다녀와 오랜만에 가족들과 밥을 먹으며 아버지에게 처음 들은 질문은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냐.’하는 것이었다. 나는 단순히 놀고 즐기러 간 것이라 ‘친구들과 행복한 추억?’하며 농담을 건넸다. 아버지는 기가 찬다는 듯이 웃으시며 되물었다(나쁜 뜻으로 하신 것이 아님). ‘그래도 1주일간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여러 가지를 보고 듣고 왔으면 무언가 얻은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하셨고 나는 또 단순하게 보고 경험한 것을 나열하며 신기하고 색달랐고 즐거웠다며 마치 초등학생이 수학여행담을 늘여놓듯이 말했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 여행을 꼭 무언가를 얻기보단 단순히 편안히 쉬며 좀 비우고 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하며 아버지가 이런 면에서는 조금 고지식한 면이 있으시네- 하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이유겠는가? 그렇다. 내 생각이 변했다. 여행이 단순히 여가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단순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아니다. 그 속에 어떤 의미를 두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시간과 경비를 쓴 것만큼 인풋, 아웃풋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만약 생각을 비우러 갔다면 어떤 생각을 비우고 어떻게 바뀌었는지 정도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번 여행이 단순히 친구들과 함께 가면 재밌겠다는 생각과 한 번쯤 일본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단세포와 다를 점이 없다. 나는 이렇게 자책하며 한 반성을 토대로 나의 생각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뜻깊다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런 반성을 해서 바뀌어야 할 내 생각은 무엇일까.


나는 일찍이 전국투어를 위시리스트에 올렸다. 그 이유는 단순히 어릴 적 보았던 1박 2일이란 프로의 행복함과 식객에서 보았던 즐거움을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어서였다. 한데 다시금 생각해 보니 조금 바뀌었다. 나는 각지에 나만의 1경을 만들어 놓고 싶다. 나만의 1 경이되는 기준은 그곳에서 내가 보는 순간 혹은 먹는 순간 혹은 무언가 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그 분위기와 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이 곧 나만의 최고의 순간이 담긴 1 경이 아닐까. 또한 여행의 의미 또한 바뀔 것 같다. 날이 갈수록 의욕이 없다 말하며 즐거움을 요구하는 여행이 아닌 내 마음에 남길 수 있는, 나의 동기가 되어줄 기억을 만들기 위한 여행을 하고 싶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위한 최선의 여행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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