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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Jun 09. 2023

자살

죽음에 대한 인식

 최근 학점은행제에서 듣고 있는 한 수업에서 과제로 토론의 주제를 토대로 글을 적어야 했다. 주제는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해야 할 노력'이라는 굉장히 무거운 주제. 함부로 다루기에 조심스러운 만큼 쓰는 글이 자세히 분석하고 비판하는 글이 아니라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서 적는 주관적인 글임을 말하고 들어가고자 한다.


 내가 이 주제에 관련해 제일 말하고 싶은 부분은 죽음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이전에 무겁고 두려운 존재처럼 여겨지던 것과 다르게 현재는 가볍게 콘텐츠로도 다뤄지는 상황이 돼버렸다. 농담처럼 죽음을 말하는 밈이 생겨나고 게임이던 다른 다양한 매체건 어디서든 죽음에 관련된 얘기를 다룬다. 아직까지 인식 상에서 죽음이란 두려운 존재임은 맞으나 예전처럼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같은 존재도 아니니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이야 좋은 방향이다만은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이 나쁜 방향도 나타나는 것이다.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의 마음이 가볍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들의 시간에 어떤 일이 있었고 심적으로 얼마나 큰 고통을 견뎌왔을지는 모르기에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의 최종 선택지가 죽음이라는 것에는 이런 분위기가 한 몫했다는 뜻이다. 자살을 선택하게 하는 원인인 정신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 측면을 모두 완벽히 해결해 낼 수는 없다. 아마 이를 실천한다면 노벨 평화상을 몇 번이나 받아도 반론이 없지 않을까.


 우리나라던 어느 나라에서건 복지를 위한 수많은 정책이 생겨나고 시행되고 있다. 특히 영국, 일본 같은 경우에는 고독부라는 기관까지 만들 정도이며 스웨덴의 경우 집합주택 같은 정책으로 노인들의 사회화를 유지시키려 하고 있다. 노인 자살률의 가장 높은 원인을 외로움(고독사)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노인들을 위한 정책이 많긴 하나 직접적으로 곁에서 돌봐줄 만큼의 인력과 재정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 혼자 사는 노인들을 한 번씩 챙겨주는 것이 이 모든 것을 예방할 수 없다는 점이다. 보다 디테일한 관리가 필요하다. 더불어 청소년의 경우에는 예전에 비해 학대나 가정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으나 이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실제로 초등학생이 자신의 부모가 혼을 냈다는 이유로 신고도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생겨났다. 또한 학교폭력, 따돌림 같은 경우에 여러 가지 방면으로 접촉을 하지만 정작 해결되지 않는 중이다. 이것은 습성상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 맞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학교폭력을 단순히 예방하겠다-보다 만약에 학교폭력이 일어난 다면 이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에 관한 부분이 중요하다. 처벌이 강하면 강할수록 학교폭력이 정말 위험한 행동이구나-할 수 있어야 할 정도로 청소년에게도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본래의 주제로 돌아가 죽음이란 주제에 대해 말해보겠다.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고 살지 말자는 말을 듣다가 점점 어떻게 죽을 것인지와 죽음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는 쪽으로 변해갔다. 이는 사람은 모두 죽는 것이기에 자신이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찰로서 자신의 삶을 통찰하기 바라는 것이며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죽음을 너무 악처럼 여기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 나는 만약 내가 죽는다면 어이없는 죽음만큼은 피하고 싶다. 또한 죽기 전에 이뤄내고 싶은 것들이 있으며 이 모든 것을 이루진 못하더라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죽음의 형태가 단순한 사고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그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로 인식하겠단 다짐. 죽음을 핑계삼지 않겠다는 다짐. 우리 사회에서 인식이 변해버린 것은 타인에 대한 존중보다 점점 자신만을 위한 존중이 커져가는 것 같다. 자신이 바라는 권리가 커지는 만큼 타인의 권리 보장을 위한 마음도 커져야 할 터인데 현재의 사회는 너무 어려졌다. 개성과 권리라는 무기를 들고서 타인의 삶을 뚫어 버리는 중이다. 이 모든 것 이전에 분명 필요시 되는 것은 도덕성이다. 아이를 무조건 잘 키워내겠다는 다짐보다는 보다 올바른 아이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사람의 됨됨이가 우선시돼야 할 마당에서 돈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슬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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