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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부는날 Nov 21. 2024

김다혜 EP ’바람 부는 날‘ 01. 밤산책


밤의 한강변을 걸었다.


식별할 수 없는 사람들의 그림자들이 스쳐가고 실체를 모르는 불빛들이 강물에 비쳐 일렁이고 있었다.

밤의 아름다움은 잘 모른다는 것에서 온다.

낮의 밝음 아래에서 여지없이 발가벗겨져버릴 사실들이 밤의 시간에 기대어 은둔해있다. 마치 원래부터 없는 것처럼.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 밤산책 같은 것 아닐까.


스스로에게만은 속일 수 없는 밑바닥을 애써 보지 않고

지저분한 것들은 어둠 속에다 밀어놓고

반쯤 뜬 눈으로 나른하게 불빛을 본다. 나를 본다.





밤산책 / 김다혜


난 걸어가고 있어 이 밤을

반짝이는 어둠 속

난 사랑하고 있어 내 눈 앞에

오늘 밤의 모든 것을


흐르는대로 고이는대로

부서진채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가려진채로 눈감은채로

모르는채로 애써 보지 않는 것


여전히 난 걸어가고 있어

반짝이는 물결 속에 숨어 있는 눈물을 봐

행복하고 싶어 사랑해

내 밤 안의 모든걸


작사, 작곡 / 김다혜

*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등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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