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한강변을 걸었다.
식별할 수 없는 사람들의 그림자들이 스쳐가고 실체를 모르는 불빛들이 강물에 비쳐 일렁이고 있었다.
밤의 아름다움은 잘 모른다는 것에서 온다.
낮의 밝음 아래에서 여지없이 발가벗겨져버릴 사실들이 밤의 시간에 기대어 은둔해있다. 마치 원래부터 없는 것처럼.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 밤산책 같은 것 아닐까.
스스로에게만은 속일 수 없는 밑바닥을 애써 보지 않고
지저분한 것들은 어둠 속에다 밀어놓고
반쯤 뜬 눈으로 나른하게 불빛을 본다. 나를 본다.
밤산책 / 김다혜
난 걸어가고 있어 이 밤을
반짝이는 어둠 속
난 사랑하고 있어 내 눈 앞에
오늘 밤의 모든 것을
흐르는대로 고이는대로
부서진채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가려진채로 눈감은채로
모르는채로 애써 보지 않는 것
여전히 난 걸어가고 있어
반짝이는 물결 속에 숨어 있는 눈물을 봐
행복하고 싶어 사랑해
내 밤 안의 모든걸
작사, 작곡 / 김다혜
*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등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