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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부는날 Oct 07. 2018

은유와 일년

연애를 일년정도 하면 서로의 존재가 당연해지던가.

결혼한지 일년이 되었을 때 서로가 가족이구나 싶었던가.


은유를 만난지 일년이다.

내 몸에서 나왔다고 해서 보자마자 익숙하진 않았다. 내 몸에 있었다는 것은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신화처럼 느껴질 뿐, 처음 만난 신기하고 작은 인간이었다.


1년을 함께 살았지만 우리는 아직 말로 대화한 적도 없고, 손 잡고 걸어보지도 못했다. 은유의 노랫소리도, 그림도, 글씨모양도 모른다.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잘 먹는지 어디에 가면 신나는지 어떤 친구를 만나는지도.


1년의 시간을 꽉 붙어 지내며 무언가에 젖어들어가듯 깊은 사랑에 빠졌지만 아직도 함께 할 일, 알게 될 것들이 무수히 많다. 우리는 시작이다.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시작을 해내야 한다. 그걸 상상하고 기대하는게 행복하다.


1년동안, 신기하고 작은 존재에서 점차 유일한 네가 되어간 우리의 은유. 우리에게 끊임없이 처음을 선물하는 유일한  이 시절을 감사히 보내야지. 아프지 않고 건강해서 고마워.


사랑 그 자체,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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