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꿈을 꾼다. 엄마가 살아있는.
꿈 속의 나는 눈 앞에 엄마가 살아있다는 게 당연한 것인지 이상한 것인지 헷갈린다. 어렴풋이 엄마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날의 기억은 너무도 강렬해서 꿈 속에서조차 흐릿해지지 않나보다. 하지만 그 기억이 현실이고 지금이 꿈인지, 그 기억이 꿈이고 지금이 현실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그 순간이 너무도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엄마를 만지고 꼭 끌어안고 눈, 코, 입을 찬찬히 아주 자세히 살펴본다. 생김새는 물론이고 피부의 감촉, 머리카락, 포옹의 느낌까지 완전한 엄마다. 틀림 없다.
"엄마 맞지? 엄마 살아있는 거 맞지?" 라고 물으면 엄마는 아무 대답도 안 할 때도 있고, 미소를 지을 때도 있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핀잔을 줄 때도 있다.
그 꿈은 꼭 엄마를 꼭 끌어안고 있을 때 끝이 난다. 가장 안도되는 그 순간 덩그러니 현실로 돌아온다. 침대에 누워 잠시 생각하면 사실이 무엇인지 명확해진다. 이젠 울지 않는다. 아주 익숙한 순간이 되었다.
꿈에 찾아온다는 표현이 있다. 정말 그럴 수 있는 것이라면, 엄마는 나에게 정말 자주 찾아오는 것 같다.
세상을 떠나기 바로 전날, 엄마는 나를 으스러지게 꼭 끌어 안았었다. 그렇게 다시 안고 싶어서, 나만큼 엄마도 나를 그렇게 다시 안고 싶어서 자꾸 자꾸 나에게 오는걸까.
어젯 밤 꿈에 보았던 엄마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내 손 끝으로 하나 하나 만져보았던 이목구비. 엷은 미소.
보고 싶은 얼굴을 보았으니 좋다. 또 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