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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실 Nov 10. 2022

잠시 섬, '강화도에서 살아보기'

잠시 .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강화' 찾았다. 인천청춘여행단 덕분에 잠시섬을 알게 됐다. 숙박비 5 원만 입금하면 며칠을 아삭아삭순무민박에 머물러도 된다. 저렴한 가격과 '살아보기' 단어에 끌려서 서둘러 예약했다. 하루가 아닌 이틀 이상 머무를  있도록 자동 설정되어 있다. 하루로는 살아보는    없으니. 숙소 진행 프로그램 ' 투어', '전통시장 투어' 같이 예약했다. 이미 강화에서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신뢰할 하지 않을까.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고 추천해준 지역 맛집을 찾고 지역을 여행하며 정말 살아보고 싶었다.  

절을 좋아해서 시간 되는 날엔 전등사에 가곤 었다. 주변온통 푸릇하고 나무 향과 사찰에서 퍼지는 향은 마음을 편안하게 했고 바람에 흔들리며 존재를 알리는 종소리도 평화로움을 만끽하는데 도움을 줬다. 마음이 불안정할 때마다 찾았던 곳이라 이미 강화도에 대한 인식은 좋았는데 이번엔 당일치기가 아니라  설렌다.


아침에 스쿼시를 하고 짐을 챙겨서 바로 나왔다. 체크인이 3시부터인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내가  게스트였다. 비대면 체크인이라 문자를 확인하고 객실로 들어갔다. 침대 위에  원이 충전된 인천 이음 카드, 노트, 강화도 수건, 수건이 있었다. 매트리스에  이름까지 있어서인지 사람이 직접 맞이 하지 않아도 환영받는 기분이 들었다. , 너의 자리야! 이제 여행을 시작해 !


가을, 강화도에서

짐을 내려놓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산책을 하면서 주변 분위기를 익히고 싶었다. 몰랐는데 어느새 가을이 물들어 있었다. 예쁘다. 잠시섬을 검색하면 주로 논과 밭이 많아서 완전 시골일  알았는데 완전 도시였다. 스타벅스, 마트, 올리브영  없는  없었다. 가볍게 와도 여기서라면 모든  해결될 것만 같다. 시간과 돈만 있다면! 걷다 보니 점심을 먹지 않은  생각나서 잠시섬에서 추천해준 맛집 리스트를 켰다.

사실 여행 계획은 없었다. 여기 와서 쉬고 싶을  쉬고 나가고 싶을  나가면서 즉흥적인 감정에 충실하기로 다짐했다. 다행히 이런 나와 같은 여행객을 위해 잠시섬에서는 로컬 맛집과 가볼 만한 곳을 정리한 책자를 거실에 뒀다. 지도에 찜하기 버튼을 누르고 보니  10 안쪽에 있는 곳이었다. 도착하자마자 배가 고파서 '강화국수' 갔다. 가격 실화? 5 원이다. 정말 부담 없이 먹을  있는 국수. 맛이 없을  없는 다시다 맛이 많이 났다. 배고프지 않았는데 국수를  안에 가득 넣고 오물거리며  먹었다. 50 전통이 이어질 만하다.


히피가게, 솔트커피, 야마모리

가볼 만한 곳을 보니 '히피가게' 있었다. 인도, 네팔, 티벳  특유 감성을 좋아한다. 망설임 없이 바로 가게로 향했다. 들어가자마자 기타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향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아서 라디오를 틀어놓은  알았다. 나중에 계산할  보니 기타 수업을 하고 있었다. 액세서리부터 가방, 의류, 직접  모자까지 다양했다.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니 사고 싶은  많아졌다. 결국 선택하고 선택 끝에 스트레스를 가져간다는 원석 반지를 구매했다. 학생이라면 할인해 주신다고 학생이냐고 물으셨다. 예의상 물어주신  수도 있지만 기분 좋았다. 나도 이젠 나이를 물을 때면 ''  붙여서 숫자를 낮추거나 거울을 보며 주름 개수를 확인하는 나이가 됐으니. 그래서 인사차 하는 말에도 기분 좋은 미소가 나온다.

바로 숙소로 들어가아쉬워서 솔트카페에 갔다. 카페에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썼기에 가만히 앉아 있는  어색했다. 결국 아이패드를 꺼내서 일기를 썼다. 주제는 없었기에 의식이 흐르는 대로 천천히 써내려 갔다. 처음에 손님이 나밖에 없었는데 점점 손님이 많아졌다. 옷차림을 보니 지역 주민들 같았다. 학생부터 어른, 커플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앞에 이런 만남의 장소 하나쯤 있다는  굉장히 든든한 일이다.


배고파서  먹을지 하다가 야마모리에 갔다. 카레를 좋아하진 않는데 가끔 생각날 때가 있다.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카레는 나쁜 기억을 잊게  준다는 말이 있다.  회사에서 직장 동료들과 상사에게 깨지는 날이면 카레를 먹곤 했다.  카레는 정말 맛있었다. 나쁜 기억은 잊고 맛에만 집중하려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점심시간마다 대기가 길었다. 야마모리도 맛있었다. 치킨도 맛있고. 일인 밥상은 왠지 모르게 든든한 기분이다.  차려진 밥상을 보면 괜히 나를 건강하게 돌보고 싶은 마음이 든달까.


아삭아삭순무민박집에는 매일 저녁 9 30분마다 회고 시간이 있다. 숙소에 머문 사람이 모여서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하루를 공유했다. 여유로움을 찾기 위해  사람은 다음날 추천해준 곳을 찾느라 분주해졌고 혼자라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서로 나누며 함께하는 것을 알아가기도 했다. 짧게 인사를 나누고 객실에 가니 나와 같이 방을  사람이 있었다. 해맑게 웃는 얼굴에서 근심 걱정이 없어 보였다. 내일 어디를  건지 물으며 짧은 인사 끝에 잠에 들었다.


강화집, 빵by 좋은 아침

알람을 맞췄다가 껐다. 분주할 필요 없다고 했는데 다시 분주해지려고 하는  마음을 내려놓기 위해. 배가 고파서 잠에서 깼다. 세수랑 양치만 하고 나가려는데 룸메가 같이 식사하자고 했다. 낚시꾼을 위해 새벽부터 오후 2시까지만 운영하는 강화집에 갔다. 닭곰탕이 메인인  다들 닭곰탕만 찾았다. 로컬푸드로 만들었고 간이 짜거나 싱겁지 않아서 맛있게 먹었다. 몰랐는데 사장님께서 매일 약수를  오신다고 한다. 어쩐지  맛이 예사롭지 않았다. 강화도 무순이 맛있다며 계속 추천해 주셨다. 가게에선 주로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인사말만 들어서일까. 강화도의 친절은 듯했다. 선을 넘지 않은 선에서 '친절' 사람의 기분을 따듯하게 만든다.

든든하게 밥은 먹었지만, 밥 배와 디저트 배는 따로 있으니까 길 건너편에 있는 빵집에 갔다. 아침인데도 빵 종류가 많았다. 그중에서 베이비 슈를 샀다. 크림빵 최고.

사전 예약해둔 로컬 시장 투어 하는 날이다. 숙소에서 도보 5 거리에 강화 풍물시장이 있다. 1층엔 야채, 과일, 젓갈,  등을 팔았고 2층엔 화문석 판매 가게와 식당이 있었다. 로컬 가이드 '베니스' 함께하니 상점 상인분들이 모두 해맑게 인사해주셨다. 원산지가 국내도 있고 강화도도 있었다. 그만큼 자부심이 강하다는 건데 다들  장점을 스스로 말씀해 주셨다. 그중에 쑥차를 샀다. 투어를 해서 인지 서비스도 챙겨주셨다.

로컬 상점인 진달래 . 소품 구경하는  좋아하는 나로서는 여기를 지나칠  없었다. 보니까 소창, 화문석으로 만든 일상 소품뿐만 아니라 강화도에 놀러  아티스트가 만든 음악  다양하게 전시되고 판매되고 있었다. 전통을  지키는 모습이 좋았고  전통을 이어받 창작자가 새로운 제품을 만든다는  반갑기도 했다.

조커피에서 커피를 마시고 하루정식에 갔다. 전날에 재료 소진을 문을 일찍 닫았다. 예약자도 많다고 하길래 걱정했는데 다행히 브레이크 타임  내가 마지막 손님으로 음식을 먹을  있었다. 로컬푸드로 만들어서인지 재료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가게에서 크리스마스 음악이 나왔는데 벌써 겨울이   같아서 로맨틱해졌다. 추운  싫지만 크리스마스는 좋다. 괜히 눈사람 만들고 싶고 괜히 맛있는 음식을 찾게 되고 괜히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는. 연말이 다가오는  쓸쓸하지만  년을 되돌아보며 살아온 흔적을 보는  뿌듯하기도 하다.

성공회강화성당. 도보 5 거리에 있길래 찾았다. 내가 알고 있는 성당이랑 많이 달라서 놀랐다. 한옥성당이라니.  주일 오전 10 30분부터 미사를 한다고 한다. 현존하는 한옥성당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내부는 유럽 바실리카 양식, 외부는 동양 불교 사찰 양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신비스럽다. 밖으로 나가면 라브린스 걷기 공간이 있다. 조용히 명상하거나 기도를 하면서 들어갔다가 나오면 된다. 걷고 싶었는데 갑자기 비가 와서 바로 캐롤티 하우스에 갔다.

회고 시간에 많은 사람이 추천해준 카페였다. 커피에 익숙해져 있는데 여기선 커피가 아닌 티를 마실  있다. 향도 너무 좋고 맛도 좋고 음악도 좋고 분위기도 좋다. 좋다고만 표현할 수밖에 없는 캐롤티에서 글을 많이 썼다. 생각이  정리가 된달까.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글을 써서 기분이 너무 들뜨고 좋았다.  쓰면서 느끼고 있는데 '좋다' 말을 자주 쓰는  같다.  새로운 말이 없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좋을  좋다는 말이 최고인 !

비가 그쳐서 숙소에서 자전거를 대여받아 연미정에 갔다. 숙소에서 자전거로  15 걸린다. 가는 동안 차가 많지 않아서 자전거 타기 좋았다. 내가 도착했을  사람이 없어서 주변을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다들 여기에 오면 명상을 하거나 잠시 앉아서 쉰다고 하는데 너무 추워서  바퀴만 둘러보고 바로 갔다. 가는 동안 지는 를 우연치 않게 봤는데 너무 뻤다. 갈대가 흩날리고 있어서 가을의  장면을   같아서 좋았고.

원래 룸메랑 7시에 스토롱파이어에서 강화도 속노랑고구마 피자를 먹기로 했는데 하필 그것만 안 된다고 해서 루아흐에 갔다. 강화도에서 자란 식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파스타이며 오늘의 파스타가 있어서 메뉴 선택에 고민인 사람들도 쉽게 선택할 수 있다. 굴파스타와 리조또를 먹었다. 조금 짭짤해서 입맛에 완전히 맞진 않았지만 싹싹 긁어먹었다. 다른 사람 얘기 들어보니 그 옆에 있는 주연통삼겹살이 그렇게 맛있다고...

저녁엔  투어가 있다. 낮에 비가 왔고 하늘에 구름이 많아서 별을  볼까  걱정했는데 그래도  꺼진 밤하늘엔 많은 별이 있었다. 밤이라 고인돌이  보이진 않았지만 정말 컸다. 별보기 좋은 장소로 날씨 좋은 날에는 유성이 많이 떨어지고 여름이면 은하수도   있다고 한다.  운이 좋게 하늘을 보며 걷다가 유성을 봤다. 순식간이고 기대하지 않았던 유성이라 놀랐다. 몽골에서도   유성을 여기서 이렇게 보다니.  역시 운이 좋은 사람이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아무 생각도  했다. 주변이 조용하니까 절로  때리게 됐다. 그러다 잠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다.  이때 만큼이나 힘들었는데,   사람 때문에 속상했는데. 모두 한때가 되어 어느새 과거가 됐다.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밤하늘의 별을 보며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있을 만큼 괜찮아졌다. 괜찮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괜찮아지고 있었다.  덕분에   있었다. 별이  보이지 않다며 근처에 있는 저수지에 갔는데 여기서도 많이 보이진 않았다. 그래도 물과 하늘이 같이 있으니  낭만스러웠다. 다들 약속한 듯이 조용해졌다. 우린 온전히 별에만 집중했다.

다음날 아침! 무조건 예약해야지만 먹을  있는 금문도에 갔다. 여기서 먹어본 음식  아니 지금까지 먹어본 짜장면  제일 맛있다는 말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에 실망하지 않았다. 탕수육도 맛있고 짜장면도 말없이 먹을 정도로 맛있었다. 노랑속고구마와 무순이 잔뜩 올라가 있다.  강화도에서 만든 짜장면이랑 탕수육이야!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많아서 남길 수밖에 없었는데 자꾸 생각난다.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카페 주택에커피를 마셨다. 여기 있는 동안 느꼈던 것들, 쓰지 못한 것들을 적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원래 예쁜 카페에 가서 책을 읽거나 쓰면서 휴식을 보낸다. 여기머무는 동안 매일 카페 갔고 글을 쓰면서 보냈다. 덕분에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고 싶었고 글이  써지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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