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거짓, 불행한 진실 중 무엇을 듣고 싶나요?

오늘의 질문카드_연말

by 매실

행복한 거짓, 불행한 진실 중 무엇을 듣고 싶나요?

현재 마음에 따라 다르다. 언젠간 알게 될 진실이라면 지금이 아닌 그 '언젠간'에 마주하고 싶다. 내가 진실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을 때. 마음이 불안전할 때는 거짓인 걸 알면서도 잠시 행복한 거짓에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 잠깐이라도 그 행복에 기대어 내 마음이 괜찮다는 걸 알리며 나를 안심시키고 싶다. 그 행복이 거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기대는 거라면, 잠시 모른 척 그 행복을 즐기고 싶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그렇게 조금씩 괜찮다는 걸 알고 나면 그 불행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물론 진실을 마주할 땐 힘들긴 하겠지만, 시간을 좀 더 벌고 싶은 기분이랄까.


여행 짐을 꾸릴 때, 함께 넣어갈 음악이 있나요?

잔나비는 필수!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서 자주 듣는 음악과 비슷한 장르를 추천받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꽂히는 곡이 생긴다. 한 곡을 질리도록 듣는 편이라 여행 갈 때도 당시 자주 듣는 곡을 다운로드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지금 당장 가게 된다면, I Hear The Day Has Come -Matt Maltese, 다신 사랑하지 않을 다짐- 알레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안희수, 가을 -615, 우리 사랑은-찰리빈웍스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공허함을 무엇으로 채우나요?

나는 단언컨대 공허함을 못 견디는 사람 중 한명일 것이다. 쉽게 질리고 쉽게 싫증 내는 타입이라 늘 새로운 걸 찾는다. 그 새로움이 익숙해질 때쯤 공허함이 찾아온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내 삶이 불안정하다고 느끼던 때가 있었다. 어느 하나 온전한 마음을 주지 않은 채 겉돌기만 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며. 그때 안정적인 루틴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일, 요일마다 조금씩 다른 일정한 루틴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가령 토요일 9시에 대청소를 하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글을 쓴다거나, 일주일에 하루는 운전을 하면서 드라이브를 한다거나. 비슷한 일상을 보내지만 작은 변화를 준다. 덕분에 내 안정적인 삶에서 작은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됐다. 공허함을 느낄 때 역시 좋아하는 카페에서 글을 쓰거나 드라이브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에게 완전히 잊혀진다면 어떨까요?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내가 생각하는 누군가라고 한다면, 나는 조금 씁쓸할 것 같다. 그럼에도 진심으로 그의 행복을 빈다. 사랑이란 단어가 어색하고 어려워서 늘 피하기만 했다. 그런 내게 사랑을 알려준 사람이었다. 덕분에 나도 진실한 사랑을 할 준비가 됐다. 모든 이별은 슬펐지만, 유독 그 사람과의 이별은 더 힘들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 괜찮을 줄 알았지만, 한동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 연애가 지긋지긋하고 누군가를 다시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할 에너지마저 잃은 기분이었다. 아마 그 사람은 내가 이렇게 힘들었다는 걸 모르겠지. 그렇게 모른 채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갔으면 했다. 이기적 이게도 나를 조금씩 기억하면서 말이다.


당신은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정이 많다. 하루를 만나든 일주일을 만나든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편이다. 그만큼 헤어지는 걸 힘들어한다. 진심인 만큼 상처가 크다는 걸 알기에 처음부터 마음을 주지 않으려 하지만, 그게 참... 쉽지 않다. 어느 글에서 읽었는데 이미 열린 마음에 경계하는 건 무의미하다지. 이번에도 마음을 열었다가 상처만 남았다. 당황스러웠고 화가 났고 어이없었다. ‘화'가 많은 나이기에 그를 만나기 전의 나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 사람 없이도 평온했던 내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 한동안 힘들었지만, 이 힘듦이 생각보다 오래가진 않았다. 그만큼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 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나를 잘 알기 때문에 이 마음도 곧 괜찮아질 거라는 걸 안다. 이 시간이 곧 지나갈 거라는 것도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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