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1주 차
01. 내가 요즘 가장 많이 입력하는 검색어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자주 검색한다. 출근길을 덜 괴롭게 만드는 적당히 밝은 노래, 업무 집중력을 높이는 가사 없는 음악, 퇴근길과 어울리는 고음 중심의 곡들. 이렇게 내 기분이나 상황에 맞는 음악을 찾다 보면 어느새 내 취향과 닮은 노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럼 이제 무한반복할 일만 남는다. 이어폰만 꽂으면 자연스레 그 곡부터 찾게 된다. 요즘 내 플레이리스트 1순위는 손승연의 Defying Gravity이다. 원래 뮤지컬 위키드 넘버를 즐겨 듣다가, 한동안 다른 음악에 빠져 있었는데, 유튜브가 내 취향을 반영하여 다시 이 곡을 틀어줬다. 시원한 가창력을 들으니 자연스럽게 영화 속 장면이 떠올랐고 그때 나눈 친구와의 대화도 생각났다. 덩달아 벌걸음이 당차 졌다. 특정 음악을 들을 때, 그 노래를 자주 들었던 하루의 풍경이 떠오른다. 음악은 그저 길 위의 배경음악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일기가 되는 거 같기도.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손승연의 Defying Gravity로 하루를 시작했다.
02. 오늘 입은 옷차림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무엇인가요?
20대에는 마음에 드는 옷, 아른거리는 옷이 생기면 고민 없이 바로 구매했다.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는 걸 아니까. 분명 예뻐 보였는데, 막상 입어보면 핏이 이상하거나 나와 어울리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환불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옷을 버리곤 했다. 30대가 되니 취향이라는 게 생겼다. 브랜드 유무를 떠나 내 취향에 맞는 옷을 구매했다. 아쉽게도 취향에 맞는 옷을 찾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제는 옷을 살 때 몇 개월, 아니 몇 년에 한두 번씩 구매하며 소비가 줄었다. 오늘 입은 옷도, 최근에 마음에 들어 구매한 스웨터를 제외하면 3년 이상 된 옷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건 롱패딩이다.
롱패딩이 유행하던 시절, 나는 절대 유행을 따르지 않겠다며 고집스럽게 숏패딩만 입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롱패딩을 잠깐 입어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 유행이고 뭐고 따뜻한 게 최고다.” 김포 현대아울렛에 가서 매장마다 롱패딩을 살펴봤다. 자주 사는 게 아닌 만큼 재질, 디자인, 핏 등을 꼼꼼히 따졌고, 2시간 만에 마음에 드는 롱패딩을 찾아냈다. 원가로 샀다면 손이 떨렸을 가격이었지만, 아울렛이라 40%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했다. 취향의 옷을 발견한 뿌듯함과 경제적인 소비가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었다.
그 뒤로 취향의 옷을 발견하지 못해 한동안 옷을 사지 않았다. 차라리 내가 직접 만들어 입겠다는 마음으로 재봉틀을 배우고 있다. 친구들은 내 취미를 보고 잘 어울린다고 했다. 취향이 생긴다는 건 나만의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나에게서 풍기는 분위기가 점점 선명해지는 기분이다.
03. 다른 생물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나요?(사람 제외)
예전 같으면 귀여운 강아지나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 혹은 시원하게 질주하는 표범이 되고 싶다고 말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물이 되고 싶지 않다. 겁이 많은 내 입장에선, 어떤 생물이 가장 고통이 덜할지 고민하게 된다.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속에서 불안에 떨지 않고, 어디서나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생물이 무엇일지 생각해 봤다. 그러다 300년 이상 된 보호종 소나무가 떠올랐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울 것 같았다. 하지만 평생 한자리에만 있어야 한다는 게 꽤 답답하게 느껴져, 이번엔 도매 꽃시장에 있는 해바라기를 떠올렸다. 화려하진 않지만, ‘한 사람만 바라본다’는 꽃말이 마음에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며 피었다가 서서히 지는 그런 꽃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이렇게 고민하다 보니, 어떤 생물이든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존재 자체가 불안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04. 지금 당장 악기 하나를 마스터할 수 있다면 어떤 악기를 선택하고 싶나요?
기타를 배워보고 싶다. 밴드 잔나비의 음악을 즐겨 듣는데, 기타 소리가 유독 잘 들린다. 실제로 악기를 다뤄보고 싶어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꾸준히 이어가는 게 어려워 6개월 정도 배우다 그만뒀다. 시간이 오래 지나서 기억도 안 난다. 결국 지금은 어떤 곡도 칠 수 없는 상태다. 이렇게 아쉬움 속에 멈춰 있다. 음악을 들을 때 가사에도 귀 기울이는 편이라, 기타를 배우면 취미로 나만의 가사를 써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여전히 생각에만 머무르고 있다. 집에 있는 기타가 잠깐 생각났다. 유튜브 보면서 다시 시작해 볼까? 괜히 새해, 새 다짐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다. 뭐, 뭐든 이런 마음에서 시작하는 거 아니겠어?!
05. 내 이름을 개명해야 한다면 바꾸고 싶은 이름은?
엄마에게 내 이름을 어떻게 짓게 됐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내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엄마가 읽던 책의 주인공 이름이 다혜였다고 한다. 엄마는 할아버지에게 이름의 뜻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많을 다(多), 지혜 혜(慧)라는 다혜라는 이름이 생겼다. 난 내 이름이 좋다. 소설 속 예쁜 이름을 기억하여 내 이름으로 줄 엄마의 세심하고 다정한 마음이 느껴져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개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만약 해야 한다면 흔하지 않은 이름이었으면 한다.
2022년, 팔에 제비 세 마리가 하늘을 나는 타투를 했다. 빠르게 철든 나지만, 마음 한편에는 철없는 모습이 남아 있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랐다. 그런 의미에서 ‘제비처럼 자유롭고 빛나는 삶’이라는 뜻의 연휘(燕輝)라는 이름이 어떨까 싶었다. 필명으로 써도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