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해지지 않으려는 자신과의 약속

월간 윤종신

by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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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으면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주변 사람을 보라는 얘기가 있다. 계속 좋아했던 아티스트는 그룹사운드 잔나비이지만 최근 관심이 생긴 아티스트는 윤종신이다. 나태하지 않으려 스스로 다독이고 꾸준히 창조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해내는 그 모습에 좋아하게 됐다. 아마 음악도 음악이지만 아티스트의 생각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그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을 보면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보고 내 친구를 생각하니 한결같이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도 견뎌냈으며, 직장 내에서 서러운 일이 있으며 술을 마시며 고민을 털어놨으며, 틈틈이 여행을 떠났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같은 고민을 하며 매일을 함께했다. 내 친구들과 가족과 함께 하면서 내 삶이 더 특별해진 기분이다.


나태해지지 않으려는 자신과의 약속, 월간 윤종신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생겼다. 바로 윤종신. 그가 슈퍼스타 K로 유명세를 타기 전까지 개그맨인 줄 알았다. 예능 출연은 해도 음악 하는 모습을 도통 눈에 띄지 않았으니까. <월간 윤종신>으로 매달 초마다 앨범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진정한 아티스트라 생각했다. 2010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매달 한 곡씩 다양한 아티스트와 다양한 장르로 곡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걸 신경 쓰기보다 현재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 하고 싶은 걸 할 뿐이다. 이렇게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인 것 같다. <월간 윤종신>은 매달 음악을 소개하면서 위기도 있었지만 그 위기를 버텨내고 드디어 빛을 보고 있다. 꾸준히 한 결과 일까. 좋아하고 즐기는 진심을 대중들이 알아준 걸까.


월간 윤종신


윤종신과 함께 작업한 가수는 월간 000(ex. 월간 장재인) 이름을 붙인다. <월간 윤종신> 디지털 매거진으로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 영화, 책 등 다양한 분야를 이야기하고 여러 아티스트 협업을 통해 예술 분야를 모색하고자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매 월 소개되는 곡은 영화, 전시 등으로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면서 소통하는 느낌을 준다. 이번 한 달 동안, 앞으로 한 달 동안 관심 있는 것을 어떻게 하면 숨김없이 솔직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 덕에 하위권에만 있던 ‘좋니’가 1위까지 등극했다. 찌질한 감정이지만 이별 뒤에 찾아온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나보다 먼저 인생을 살고 있는 선배로써 그 감정을 고민하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그래 그렇지’라며 그 순간의 감정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와의 약속이에요.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JTBC ‘뭉쳐야 뜬다’에서 월간 윤종신을 왜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예능에서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음악과 멀어지지 않았나 라는 염려 때문이 이 작업을 지금까지 이어왔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실시간 음원 차트 상위 음악을 선별 과정 없이 받아들이는 것보다 각자 취향대로 찾아 듣는 음악, 그 환경이 가능한 플랫폼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미스틱 음악 채널 ‘리슨’을 개설했다. 그의 소속 가수들의 실력을 알리고 싶어 했으며 정해진 주기 없이 좋은 음악이 준비되면 바로 발매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좋은 곡들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다. 뮤직비디오와 앨범 커버 작업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서 예술적인 감각과 그의 고민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고민한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60세가 되고 70세가 되어도 떠오르는 것들을
계속 창작하면서 살고 싶다.
나는 매 순간 행보를 남길 뿐이고 뭔가를 남기기 위해
행동하고 있지는 않다. 생긴 대로 산다.
그래서 결국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그런 말 별로 안 좋아한다.
창작자 중에는 기억에 남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데,
피곤한 짓이다. 어떻게든 뭔가로 남겠지.

어떻게든

무언가로


무언가가 되기보다 관심 있는 분야를 꾸준히 즐기고 고민하다 보면 뭐라도 남지 않을까 라고 한다. 2012년도 힐링캠프에서 1등이 되지 못한 콤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잘하지만 본인은 못하는 것들에 대한. 하지만 2등이어도 그 천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신의 능력이라고 말한다. 욕심을 버리고, 보여 지는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음악을 작업하다 보니 윤종신 취향을 존중해준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윤종신은 라디오스타를 볼 때마다 센스 있는 개그맨 정도로 생각했지만 음악을 꾸준히 하면서 자신을 기록하는 모습에 반했다. 그의 고민과 그의 생각을 듣기 위해 가사를 집중해서 들었다.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내 마음을 읽은 듯하다. 불안했던 2030 시기의 나날들이 지금의 곡을 쓰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나를 생각하다 보면 또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 내가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내 가치관과 가장 가까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윤종신을 보면서 알았다. 내가 자꾸 무언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했다고. 그게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다. 다만 현재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언가가 되어있을 거란 말이 좋았다. 살아가는데 많은 영감을 주고 있는 아티스트, 윤종신. 그의 음악적 취향도 존중하지만 그가 삶의 방향과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생각하게 한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떤 일을 할 때 찾게 되는 친구, 힘들 때 만나고 싶은 친구,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친구.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 고민을 하다 보니 나는 친구들에게 어떤 친구일지 생각하게 됐다. 똥을 좋아하는 난, 항상 똥 얘기를 하는 친구가 아닐까. 덕분에 편한 친구. 그 편함을 시작으로 점차 좋은 사람이 되려 노력해야겠다.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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