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보다 전체를 보게 하는 영화

영화 <풀립> 리뷰

by 매실


브라이스가 이사 온 첫날. 줄리는 브라이스에게 사랑의 직감을 느꼈고, 브라이스는 위기를 느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줄리는 이사를 도와주겠다며 브라이스에게 갔지만, 브라이스는 줄리를 피해 어머니 뒤로 숨었다. 줄리는 이를 부끄러워서 숨은 것이라 생각했다. 여기서 이 둘의 성격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줄리는 브라이스의 '반짝이는 눈'을 보고 반했다. 그렇게 브라이스를 줄곧 좋아했지만, 브라이스는 줄리가 상처 받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피해 다녔다. 브라이스가 6학년 되었을 때 셰리에게 데이트 신청하면서 줄리가 관심을 꺼주길 바랐다. 하지만 절친 개릿이 셰리에게 관심을 보였고, 브라이스의 목적을 말하면서 셰리와의 관계가 끝났다. 그 뒤로 줄리는 브라이스에게 전보다 많은 관심을 줬다.


항상 전체 풍경을 봐야 한단다. 그림은 단지 부분들이 합쳐진 게 아니란다. 소는 그냥 소이고, 초원은 그냥 풀과 꽃이고, 나무들을 가로지르는 태양은 그냥 한 줌의 빛이지만, 그걸 모두 한 번에 같이 모은다면 마법이 벌어진단다.


중학생이 되자 브라이스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됐다. 할아버지는 브라이스와는 말하지 않았지만, 신문에 실린 줄리를 보자 대화를 요청하셨다. 지역 신문의 이야기는 이렇다. 줄리는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에 매일 올라갔다. 사람들에게 버스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했고, 일출과 일몰을 보며 동네는 한눈에 보는 걸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을 짓는다는 이유로 나무를 베려고 했고, 줄리는 나무를 벨 수 없게 끝까지 버티다가 나무에서 내려왔다. 좋아했던 것만큼 상처 받은 줄리. 그런 줄리의 모습에서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아버지의 나무 그림에 줄리 마음이 괜찮아지고 있었다. 줄리는 나무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그맘때 박람회에서 알이 부화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부화한 병아리가 닭이 될 때까지 열심히 키웠고, 덕분에 계란이 많아졌다. 줄리는 직접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브라이스에게 선물했다.


브라이스는 아버지가 '살모넬라균'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에 줄리 몰래 달걀을 버렸다. 이를 들켜버리자 줄리는 브라이스에게 화가 났고, 이 둘의 사이는 점점 멀어졌다. 따라다녀서 부담을 느꼈던 브라이스는 어쩌면 잘된 일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멀어지니까 줄리가 조금씩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집에 오자 모든 게 똑같아 보였지만, 그렇지 않았다. 다니엘 삼촌은 지금까지 내게 이름뿐인 존재였지만, 이제 우리 가족이다.

자기가 키운 닭의 달걀이 병균이 있을 거란 말에 상처 받은 줄리는 정원을 가꾸고 싶었다. 하지만 정원을 가꾸는 일은 돈이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이다. 줄리의 삼촌 병원비에 돈을 많이 쓰기 때문에 그동안 정원을 가꾸지 못했다. 다행히 브라이스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정원도 어느 정도 가꿀 수 있었다. 며칠 뒤 아버지가 동생 대니얼의 생일을 축하해주고자 병원에 가는 걸 보고 아빠와 함께 삼촌에게 갔다. 처음 보는 삼촌에 행동에 당황스러웠지만, 직접 보면서 가족임을 받아들였다.


때론 침묵이 대화보다 서로를 더 친근하게 만들어 준다.
정직에 관한 거야.
때론 처음에 조금 불편한 게
나중에 더 많은 고통을 줄일 수 있단다.


브라이스 할아버지는 줄리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브라이스는 그런 할아버지께 화나면서 왜 줄리를 좋아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때 브라이스 어머니는 줄리네 가족을 초대하기로 했다. 하루 종일 줄리가 머릿속에 떠올라 혼란을 느꼈고, 개릿에게 이 마음을 털어놨다. 줄리를 잘 알지도 모르는 개릿은 줄리의 삼촌이 지적장애인임을 알고, 줄리를 하대했다. 화내는 방법을 몰랐던 브라이스는 "그래"라고 답하며 자리를 피했다. 이를 듣고 있었던 줄리. 때문에 저녁식사에 초대받았을 때 그와 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식사 나눌 때 브라이스 아버지의 말이 조금 거칠었다. 줄리네 오빠가 음악 한다고 했을 때 말이 없어진 걸로 보아 개인 사정으로 음악을 포기한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줄리 아빠가 그림 그린 다고 했을 때와 줄리 오빠들이 음악 한다고 했을 때 그들을 비웃지 않았나 싶다. 브라이스 아버지는 자신이 상처 받기 무서워서 상대의 상처를 들추는 편인 것 같고, 줄리네 식구는 싸우더라도 줄리에게 사과하며 엄마 아빠의 좋은 점을 말하면서 상대를 이해하는 편인 것 같다. 줄리와 브라이스의 관계뿐만 아니라 가족의 환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브라이스가 바스켓 보이로 뽑혔다. 브라이스는 줄리가 자기를 뽑아줄 거라 생각했는데, 줄리는 다른 친구를 뽑았다. 당황도 잠시, 그녀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학생들 앞에서 키스하려 했다. 하지만 당황한 줄리는 키스를 거절하고, 집으로 뛰어갔다. 브라이스는 사과하려고 했지만, 혼자 있고 싶었던 줄리는 브라이스를 만나주지 않았다. 그러다 브라이스가 줄리 마당에 나무를 심는 걸 보고 브라이스에게 다가가면서 영화가 끝난다. 너무 사랑스러워.


어떤 사람은 평범한 사람을 만나고. 어떤 사람은 광택 나는 사람을 만나고, 어떤 사람은 빛나는 사람을 만나지. 하지만 모든 사람은 일생에 단 한 번 무지개같이 변하는 사람을 만난단다. 네가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더 이상 비교할 수 있는 게 없단다.

<플립>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브라이스와 줄리의 시선을 번갈아가며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생각의 차이와 오해, 서로 어긋나는 마음을 보면서 때론 애타게 만들고, 풋풋한 귀여움 자극하기도 한다. 줄리는 브라이스의 눈에 반해 좋아했지만, 브라이스의 행동에 실망하면서 마음을 접었고, 브라이스는 줄리의 부분 부분 매력이 더해진 전체의 모습에 반해 마음을 열게 된다. 서로를 알아가면서 진심과 매력을 알아가는 메시지가 좋았다.


첫사랑의 기억. 사실 첫사랑도 애매모호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누구에겐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존재가 첫사랑이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구에겐 처음으로 연인이 되었을 때를 첫사랑이라 한다. 각자 다른 사랑의 정의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단어의 의미가 무슨 소용 있겠는가. 좋으면 그만.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줄리와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소극적이던 브라이스가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키워가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플립(Flipped)은 뒤집혀지다, 책을 빠르게 휘휘 넘기다의 뜻을 지녔다. 영화 제목처럼 둘의 이야기를 책 넘기듯 볼 수 있었고, 각자의 내레이션에서 셀림과 실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어릴 적 일기장을 다시 꺼낸 기분이기도 했다. <플립>은 윈델리 밴 드라닌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우리나라에서 프라타너스 나무 위의 줄리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고, 똑같은 장면에서 계속 감동받게 되는 영화이다.



<솔밤레터> 영화 추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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