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에 대한 나의 태도는 미니멀 라이프 세계에도 한 발 담그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재테크에도 한 발 담그고 있다. 바꿔말하면 온전한 미니멀 라이프도 아니고, 또 맹렬히 달리는 재테크도 아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려면 삶의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나감으로서 만족을 얻어야 한다. 안 쓰는 물건을 줄이고 더 사지 않음으로써 절약이 된다. 한편 가진 물건으로 시간과 공간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비싼 제품이 필요하기도 하다. 가령, 시간을 줄여줄 로봇 청소기나 세탁 건조기 같은 것 말이다. 또 하나의 물건을 사더라도 오래 쓸 질 좋은 물건을 추구한다.
그러나 난 소비를 줄이면서 절약 하되, 비싼 가전 제품은 피한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멀쩡한 물건 버리면서 지구에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다. 지금 쓰는 물건 중 시간과 공간을 차지 해서 모범 '미니멀'에는 한참 부족하다. 고장나지 않으면 구태여 바꾸지 않으며, 바꿀 일이 있어도 '비싸고 오래갈 물건'보다 '적당히 저렴하고 성능 괜찮은 물건'을 선호한다. 그러니 소비에 있어 나의 태도는 미니멀리스트라고 말하기에 좀 애매하다.
재테크를 하려면 가능한 빨리 종잣돈을 모은 후,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부동산, 금융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할 수 있는만큼 절약하고, 시간이 남으면 취직 혹은 아르바이트로 수입을 늘려야 한다. 빠른 투자가 긴 시간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나도 길게 보아 땅을 사서 작은 상가주택을 올리고 싶으나(매번 상가주택과 주택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다), 재테크'만' 목적이고 싶지는 않다. 그러려면 돈 되는 일들을 무리해서라도 해야 하는데, 과잉 노동으로 삶이 무척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한 절약해서 저축을 하되, 과잉노동으로 피곤에 절어가며 돈을 끌어 모으고 싶진 않다. 음. 재테크인으로서도 부족하다.
미니멀 리스트와 재테크인의 교집합에 속한 인간. 둘 다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 아마도 그게 내가 추구하는 절약인 것 같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되 돈 많이 쓰는건 싫다. 재테크를 하고 싶지만, 심플한 삶 방해받는 것도 싫다.
2월은 축하할 사람들이 여럿 있다. 목돈이 꽤 들어갈 예정이다. 책정한 예산에 따르면 평소 저축액 반 밖에 못 한다. 삶의 여유만 생각하자면, 저축을 조금만 하면 될테다. 그렇지만 반(半)재테크인 세포가 '평소 저축액대로 최대한 해보자고!'하며 으쌰으쌰, 화이팅을 외친다.
잡화비, 여가비, 예비비 지출을 줄여보려 한다. 냉장고 파먹기로 앞으로 6일, 우유만 빼고 무지출 Day도 하려 한다. 아침에 훈훈한 방에서 놀길 바랐기에 밤새 돌아가던 거실과 아이들 놀이방 난방도 꺼야겠다. 집밥은 당연하다. 강의비, 출장비 등 부가 수입은 몽땅 저축해보겠다.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보는걸로!
가장 중요한건 역시 지출은 줄이되 삶의 질은 떨어뜨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한 매일 산책하고, 아이들과도 따뜻한 시간 보내자. 예쁜 말 하고, 집밥을 정성스럽게 차리자. 외식 대신 향긋한 과일과 신선한 채소를 냉장고에 채우자. 장난감 도서관에 더 자주 들러줌으로써, 아이들의 장난감 욕구도 채워줘야겠다.
언제나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하며 살 수 없다. 때로는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 참는 일상 틈틈이 작고 사소한 행복으로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