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뉴비, 사회초년생의 첫 걸음마> 10편
직장인에게 월급은 마약과 비슷합니다. 회사를 끊고 나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다가도 월급이 입금되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면서 괴로운 현실을 잊게 됩니다. 퇴사는 주기적으로 공급되던 ‘향금전성 의약품(?)’이 사라지는 것이라 금단현상이 생깁니다. 우리 모두 퇴사를 할 것이기 때문에 이 금단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부터 할게요. 퇴사하면 돈이 필요합니다. 퇴직금으로 당장의 급한 비용은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퇴직금 계산을 미리 해봐야겠습니다. 인터넷에서 퇴직금 계산기를 찾아 계산해도 되지만, 대략 쉽게 계산하는 방법이 ‘퇴사 직전 3개월 평균 월급 X 근속연수’입니다. 예를 들어, 3개월 평균 300만 원을 받았고 3년 근무했다면 ‘300만 X 3년 = 900만 원’가량 됩니다. 정확한 금액은 회사에 알아봐야 합니다. 퇴직금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수익원이 없다면 이 돈으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몇 개월 정도 버틸 수 있을지 계산해 보면 나오겠죠? 그동안 소비행태를 관리해 왔던 분은 스스로 몇 개월의 여유를 가지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소비행태를 관리하지 못했던 분은 시간이 흐르고 불현듯 ‘돈 떨어졌네’라고 깨닫게 될 겁니다.
앞에서 말해두지 않았지만 퇴사 때문에라도 비상금을 따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비상금의 목적은 의도치 않았을 때 터지는 비용을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무인도에 떨어졌을 때 생존키트가 하나라도 더 있으면 좋겠죠? 비상금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비상 배낭과 같습니다. 얼마를 비상금으로 하면 좋을까요? 보통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은 평소 생활비의 2~3배 정도라고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정도로 마련해 두면 좋겠습니다. 비상금은 어디에 투자할 돈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크면 낭비가 되고, 너무 적으면 비상금이라 부르기 민망할 뿐만 아니라 효용도 떨어집니다. 퇴직금과 비상금의 규모를 확인해두세요.
퇴사하고 나서 무엇을 할지 명확하게 정할수록 좋습니다. 무엇을 한다는 것이 꼭 ‘돈 벌 방법’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 지각하지 않으면서 성실하게 일한 직장인일수록 퇴사하고 갈 곳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하게 될 겁니다. 그러니 퇴사 후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거창한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고, 너무 꼼꼼하게 세울 필요도 없습니다.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일이 있었는데 충분히 시간을 쓰지 못했다면 일단 그 일을 지겨워질 때까지 하겠다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아주 쉬운 예로 OTT서비스에서 미뤄뒀던 드라마를 모두 본다든지, 가고 싶었던 여행을 느긋하게 다녀온다든지, 평소 신세 졌던 사람들을 만나겠다든지 매우 실현 가능한 것을 느긋하게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 2주일에서 한 달 정도면 퇴사 이후의 삶에 적응되면서 본격적인 다른 고민을 할 정신적, 육체적 상황이 만들어 질 겁니다. 그때까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느긋하게 자신과 사귀기 바랍니다.
퇴사가 결정되면 주위에 퇴사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간혹 회사에서 밀려서 나오게 되는 분 중에 사람 만나기를 기피하고 퇴사한 사실 자체를 숨기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요즘 사회에서 정년까지 다니는 것이 더 신기한 일입니다. 그러니 퇴사를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퇴사를 알린다는 것은 또 다른 기회를 잡기 위한 첫 단추입니다. 당신이 해왔던 일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원수로 지내지 않았다면 퇴사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선의로 당신의 상황을 공유할 것이고 누군가는 당신을 필요로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알리세요. 물론, 마음에 차지 않고 매우 매우 미흡한 자리를 제안받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신경 써준 사람에게 감사할 일입니다.
법과 정책들을 알아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무리 돈이 없다고 해도 인터넷 사용은 가능할겁니다. 실업자를 위한 다양한 정부의 지원정책들을 찾아보세요. 직장인일 때는 관심 없었겠지만 이제 관심 둘만 할 겁니다. 평소라면 ‘애개…’라고 생각했겠지만, 실업자에겐 ‘어머!’라고 할 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이제 상식처럼 된 실업급여는 조건을 잘 따져보고 성실히 챙기세요. 혹시라도 부당하게 나온 경우라면 노동부 산하의 노동청을 찾아가서 상담받으세요. 노동청에 계신 분들은 여러분들을 잘 도와주실 겁니다. 또 퇴사 후 무언가를 배우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피 같은 퇴직금을 쓰기 보다는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보세요. 고용노동부에서 발급해주는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한다면 디자인 툴 부터 유용한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원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지키는 것 역시 퇴사자가 가져야 할 덕목입니다. 퇴직금, 연차수당 등 퇴사와 동시에 꽤 많은 돈이 통장에 들어올 것입니다. 시간도 많고, 돈도 많으니 소비의 유혹에 이전보다 더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물론 쓰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그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선물 하나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아낄 건 아껴야 합니다. 택시보다 버스 한 번 더 이용하고 아침저녁으로 마시던 직장인의 동반자 커피도 한잔으로 줄여보며, 돈 보다는 시간을 더 많이 쓰는 현명한 퇴사 라이프 스타일을 갖춘다면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퇴사자의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일리펀딩에서 준비한 아주 특별한 2번째 시리즈 칼럼 <재테크 뉴비, 사회초년생의 첫 걸음마>
이번 10편 <퇴사도 준비해야 합니다>를 마지막으로 약 6개월 간의 연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12/1(수) 부터는 새로운 시리즈의 칼럼으로 찾아뵐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외부 필자에 의해 작성된 본 칼럼의 내용은 데일리펀딩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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