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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언 Dec 30. 2019

45kg 증가, 몸무게의 비밀

버터 듬뿍 부대찌개

제목 보고 깜짝 놀라셨나요!

설마 이게 글쓴이 몸무게의 증가분이라고 생각하신 분도 한 분쯤은 계시겠죠?

오해를 정리하기 위해 서둘러 말씀드립니다.


이것은 2019년, 전년 대비 데일리언들의 증가한 몸무게의 합입니다. 

데일리언의 품위를 고려해서 총 몇 명의 합인지는 밝히지 않는 걸로 하겠습니다.

어때요 엄청나쥬!


이 중에 제가 기여한 바가 얼마나 될지 혹시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아마도 안 계시겠지만) 제 기여분은 그리 크지 않답니다(웃음).


사실 저는 입사할 때 희망 몸무게에서 -3kg를 남겨둔 상태였습니다. 음, 연말연초를 이 정도로 버텼으면 꽤 괜찮은 의지라며 스스로 만족했고 나머지는 회사에 들어가서 빼면 되겠다 혼자 생각했습니다. 집이 가까운 것도 아니고 지옥철도 타야 하고 열정의 대명사인 스타트업, 게다가 새로운 업무까지 더해져서 정신없을 테니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는데 왜 때문에 저는..(한숨)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는 저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겁니다.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

보통 회사에서 얼굴이 노출되는 사진 촬영, 인터뷰 같은 것들 꺼려하시는 분들 계시잖아요. 부담스럽다고.

그런데 데일리펀딩의 타칭 '엄마' 동현님은 언제나 괜찮다며 마음껏 가져다 쓰라고 아주 너그러우십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기획 중인 영상인터뷰의 첫 타자로 (혼자) 마음을 굳히고 형식적으로나마 의사를 여쭈어 보았는데 그런데 동현님이 매우 조심스럽게

"저..  마음껏 가져다 쓰셔도 되는데 다만.. 지금은 살이 많이 쪄서 입사 초기에 했던 인터뷰하고 얼굴이 많이 다를 텐데 괜찮을까요? 못 알아보실까 봐요"


아.. 어떠한 위로의 말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동현님은 매일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계시는데.. 왜 때문에..


동현님 외에도 10kg를 빼면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하시는 분을 비롯 다들 살의 굴레에 갇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입사 후 살이 빠진 사람은 없다는 겁니다. 아, 대표님만 살이 찌지 않았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잠시 등골이 서늘해지네요.


우선 문제를 해결하려면 명확한 원인을 알아야겠죠. 이유를 분석해보았습니다.



간식 창고

첫 글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데일 리언에게는 2주에 한 번 가득 채워지는 간식 창고가 있습니다.

탄산수부터 초콜릿 우유, 딸기우유, 두유, 탄산음료, 각종 비타민 음료 등 정말 술을 빼고 편의점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음료수들과 견과류 같은 (얼핏) 건강식부터 칼로리 대폭발 하는 칙촉과 프레즐 그리고 우리 팀 은아님이 좋아하는 천하장사 소시지까지. 데일리언들은 이 곳을 출근길에 기웃. 점심 전에 기웃. 3시쯤 출출해서 기웃. 

퇴근길에 배고플까 봐 기웃. 더 이상 말 안 해도 아시겠죠?


점심식사+커피

데일리언은 점심 + 음료비용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회사에는 구내식당이 없고 역삼역 테헤란로 근처에는 온통 직장인의 굶주린 위장을 유혹하는 식당들이 한가득입니다. 종종 맛집 탐방기도 올릴 예정인데 매일 점심을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출근하자마자 당기는 음식이 있는 데일리언이  원하는 식당을 고이 써서 벽에 붙여놓고 여기여기 붙어라! 그럼 원하는 음식을 끼리끼리 먹으러 갑니다. 매일 먹고 싶은 점심 푸짐하게 먹고 단골 카페에서 음료까지 챙겨 먹으니 살이 안 찔 수가 없겠죠. 문명은 또 어찌나 발달했는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배달이 안 되는 곳이 없으니 한 끼도 소홀히 하는 날이 없습니다, 정말 대단해.


잡담 없음

잡담이 없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커피 한 잔의 수다 혹은 별 의미 없는 잡담, 비효율적인 회의 이런 게 많았습니다. 아래층 위층 옥상 등 눈을 피해 돌아다니느라 바빴죠. 그때 소비한 칼로리가 꽤 될 겁니다. 그런데 데일리언은 한 자리에서 일만 합니다. 물론 옹기종기 모여 앉아 혹은 회의실에서 회의도 하지만 보통은 크게 몸을 움직이지 않고 진득하게 일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업무 효율은 좋아요. 대부분 야근 없이 업무 시간 내 일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이어트 효율은.. 좋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데일리언의 몸무게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명확한 원인을 확인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맞는 옷이 하나도 없어 월급을 탕진해야 한다거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정도라면 살 좀 찌면 어때요?

조금 더 '살'에 대해서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부터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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