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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언 Aug 07. 2020

주니어는 이런 피드백을 원한다

뼛속까지 주니어가 말합니다

태생부터 일잘러는 많지 않습니다. 이제 막 학사모를 벗은 주니어의 회사생활은 피드백의 연속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피드백이 필요한 시기지요. 


비도 오고 오랜만에 떠올리는 저의 주니어 시절은 마치 초등학교 1학년 같았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해맑지만 아무것도 몰라서 하나부터 열까지 담임 선생님의 손길이 필요하잖아요. 그 당시 제게 출근은 엄청 기다려지고 행복한 것이었지만 그 외의 것들은 잘 모르는 순수한 백지상태였거든요. 가끔 그 시절을 옛 추억처럼 떠올리곤 하는데 그때 함께했던 시니어가 마치 담임선생님처럼 꽤나 고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든 모든 게 처음인 주니어에게 꼭 필요한 피드백, 그러나 이 피드백 때문에 심심찮게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대개 이런 상황에서 주니어는 ‘그냥 해도 될 말을 기분 나쁘게 말해서’, 시니어는 ‘잘 되라고 한 말인데 기분 나쁘게 들어서’라며 서로를 탓합니다. ‘라떼는 말이야~’라는 유행어도 어쩌면 피드백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시니어의 입장은 되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데일리펀딩의 주니어로 지낸 지 3년 차인 제가, 아직은 뼛속까지 주니어인 제가 주니어들의 입장을 대변해볼까 합니다.



첫째, Depth를 위한 피드백
[교자채신(敎子採薪)의 유래] 어떤 아버지가 하루는 아들에게 땔나무를 해 오라면서 “너는 여기서부터 백 보 떨어진 곳 있는 나무를 먼저 해오겠느냐? 아니면 힘이 들더라도 백 리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를 먼저 오겠느냐?”라고 물었다. 아들은 당연히 “백 보 떨어진 곳의 나무를 먼저 해 오겠다.”라고 대답했다. 그런 대답에 아버지는 “네가 가까운 곳으로 가겠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곳은 언제든지 해 올 수 있다. 그러나 백 리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는 다른 사람이 먼저 해 갈지도 모르니, 그곳의 땔감부터 가져와야 우리 집 근처의 땔감이 남아 있지 않겠니?”라고 말했다. 뜻을 이해한 아들은 땔나무를 하러 먼 곳으로 떠났다. (출처 네이버 한자사전)

아무것도 모르는 주니어에게 무작정 업무를 지시하고 잘잘못을 평가하기보단 작은 일거리를 주더라도 이 일은 어떤 과정의 일부인지, 앞 뒤 프로세스는 어떠한지 알려주어 주니어가 프로젝트라는 숲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도록 돕는 피드백을 좋아합니다. 어렵지 않은 피드백이지만 이로써 주니어는 업무에 대한 목적의식도 생기고, 조금씩 큰 일거리를 맡았을 때 앞뒤 상황을 고려한 짜임새 있는 업무처리 능력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둘째, Width를 위한 피드백

Depth를 위한 피드백에서 주니어가 상황을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능력을 기른다면 Width를 위한 피드백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제가 신입답게 아주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야 했던 때가 있었는데 당시 아이디어에 대한 압박감이 엄청났습니다. 평소에 활용하는 인사이트가 정형화되어 있다 보니 아이디어는 이미 고갈된 상태였거든요. 머리만 싸매고 전전긍긍하는 것 외엔 꼼짝도 못 하겠던 그때, 시니어가 무심하게 2개의 링크를 던졌습니다. 참고할만한 레퍼런스 URL과 관련 직무 교육에 대한 수강신청 URL이었습니다. 레퍼런스 URL을 중심으로 마인드맵 가지를 치듯 서치를 이어나갔고, 업무 중 짬을 내 직무 교육도 수강하면서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습니다. 간접적 피드백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던 케이스죠. 비슷한 의미로 탈무드에도 이런 말이 나옵니다. ‘물고기를 주어라. 한 끼를 먹을 것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평생을 먹을 것이다.’ 그러니까 시니어가 주는 직관적 피드백도 좋지만 가끔은 스스로 답을 구하게끔 유도하는 것도 좋고 다른 화자로부터 배움을 얻도록 넓은 시야를 제공해주는 피드백도 좋아합니다.



셋째, Length를 위한 피드백

번아웃 증후군, 슬럼프는 시니어들만의 고충이 아닙니다. 주니어도 맹목적 패기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어느샌가 지쳐버린 본인을 발견할 때가 있거든요. 피로감은 잔뜩 쌓이고 무기력해져서 ‘탈진’ 상태가 되어 버리는 거죠. 이런 슬럼프가 처음인 주니어는 본인의 증상을 올바르게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래서 처음 겪는 업무상 슬럼프를 다른 고민으로 귀결시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 일(직종)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가 그 대표적인 오인입니다. 그래서 주니어에게는 시니어의 피드백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잘 알려진 바에 따르면 슬럼프를 극복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사내 멘토와의 상담이라고 합니다. 당장 큰 도움이 되는 피드백은 하기 어렵더라도 인생 선배, 입사 선배로서 대화 상대가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주니어는 슬럼프를 극복하고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업무와 관련된 피드백이 아니더라도 도움이 필요할 때 따뜻하고 든든하게 손 내밀어주는 시니어가 있음으로 인해 계속 전진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모든 피드백의 조건으로 ‘적절한 수준의 객관성’이 필요합니다. 객관성이 지나치게 결여되면 시니어는 본인의 입장만 고려한 이야기가 되고, 그러다 보면 자칫 피드백이 가지는 목적과 순기능을 잃을 수도 있거든요.



피드백은 서로 윈윈 하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 것

피드백(feedback)은 ‘먹이를 주다’의 feed와 ‘돌아가다’의 back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① Feed : 어미 새가 입을 잔뜩 벌리고 있는 새끼 새에게 먹이를 줌으로 인해 ②Back : 새끼 새는 어미새가 준 먹이를 영양분으로 삼아 거듭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위 과정처럼 feed+back이라는 순환고리를 통해 새끼 새는 성장하고 어미 새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해 서로에게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겁니다. 개인마다 피드백에 대한 생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은 바로 피드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드백이 원활하고 유익할수록 공동의 목표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니까요. 


모든 주니어와 시니어가 피드백으로 윈윈 하는 그 날까지! 

뼛속까지 주니어가 어느새 시니어가 되어 완벽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그 날까지!




글 / 브랜드기획실 고은아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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