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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언 Aug 26. 2020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애견동반회사에 입사했을 때

벌어지는 일

우리 회사는 강아지와 함께 출근을 적극 권장하는 애견동반출근회사입니다.

면접을 보다보면 열에 아홉은 애견동반출근회사라니, 너무 멋져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과연 모든 데일리언이 강아지를 좋아할까요? 

30명이 훌쩍 넘는 데일리언 중 강아지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까요? 이 글은 이러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공식적으로 회사에 출근하고 있는 강아지 인턴은 모두 3마리입니다.

데일리펀딩이 뭐 하는 회사인지는 잘 몰라도 "그 왜, 인스타에 나오는 강아지 있잖아요!" 인스타에서 매일 자태를 뽑내고 있는 그 이름도 유명한 델인턴과 입사한지 두달만에 사내 스타로 등극한 모태미모 뿡이와 아직 너무 초짜라서 회사를 한 달에 한 번만 오지만 임팩트는 최고인 소금이가 있습니다.


인턴들이 출근하는 날, 데일리언들은 난리가 납니다. 매주 보는데도 어떡해,귀여워!! 비명은 물론이고 앞다투어 고급사료를 대령하고 신선한 물을 갈아주며 배변패드를 준비합니다. 거의 영접수준입니다. 물론, 조용히 다가와 손수 마련한 수제간식을 내밀거나 컴컴한 복도 구석 어딘가에서 애타게 손짓을 하는 데일리언도 있습니다. 서로 본인 책상에 혹은 무릎에 앉히고 싶어서 눈치경쟁도 치열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데일리언은 모두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말이 되지 않잖아요? 그래서 수소문끝에 찾아냈습니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데일리언을! 




원래부터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E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무서웠어요. 나한테 오면 어쩌나 물면 어떡하지 걱정도 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강아지를 무서워한다고 얘기했더니 어느새 모든 데일리언들이 델리가 저에게 다가오면 알아서 데려가시더라고요. 훌쩍 안아서 데려가기도 하고 간식으로 부르기도 하고 저에게 올 틈을 주지 않았어요. 심지어 델리주인님은 울타리를 쳐주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죠. 제가 사양하긴 했지만요(웃음). 그러다보니 요즘은 델리가 아예 저한테 오질 않더라고요. 사실 조금 허전해요. 뭐랄까, 델리를 보면 반가운데 무섭고 무서운데 반갑고 그렇거든요. 게다가 물기는커녕 짖지도 않는 순한 아이라는걸 알게 된 이후로 자꾸 눈길이 간답니다."

어쩐지. 전에는 비명을 지르던 그녀가 요즘은 수줍게 웃으며 누군가에게 안겨있는 델인턴을 쓰담쓰담하더라니! 



외양은 몹시 든든하지만 어릴 적 강아지에게 장난을 걸다 물린적이 있다는 L님입니다.

“사실 델리는 너무 작고 귀엽게 생겨서 처음부터 무섭진 않았지만 트라우마가 있어 살짝 긴장했던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화장실 가는 저를 졸졸 쫓아오더니 문앞에 앉아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그만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고 말았네요. 제가 강아지를 무서워한다고요? 제가요? 오히려 요즘 아내와 고민중입니다"

델리의 매력에 빠져 요즘은 강아지를 키워볼까 하신다는 L님이었습니다.




강아지 알러지가 있다는 J님. 

“심하진 않지만 강아지털 알러지가 있었어요 그래서 걱정을 했는데 사무실 공간이 넓고 깨끗한데다 강아지들 관리가 잘 되어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더라고요. 오히려 요즘은 면역력이 생겼는지 다른 강아지를 봐도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애견동반회사의 장점일까요?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네요”

오히려 회사덕분에 알러지가 개선된 것 같다는 J님을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모두 마쳤습니다. 



사실 오로지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데일리언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강아지 안 좋아하시는 분 어디 없어요?

그런데 어렵게 구한 세분마저도 그다지 협조적이진 않았습니다. 강아지 진짜 무서워하시는 분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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