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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언 Feb 02. 2021

나만의 재택근무 행동강령을 정했다

그런데 이제 주관성을 곁들인

최근 완전자율근무 제도 도입을 위한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나만의 행동강령을 정했다. 재택근무 초심자로서 완벽한 나의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아직 4주차 재택근무러지만 행동강령을 지키며 지내다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것이 아닌가! 재택근무가 이제 시작인 진짜 초보이거나 이미 재택근무에 지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해보았다.


1. 업무 시작 1시간 전에 일어나 광합성을 할 것

재택근무의 메리트는 출퇴근이 5초 만에 가능하다는 것. 느즈막히 일어나 물 한 잔 마시고 업무를 시작하는 내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지겨운 알람 소리에 미간 찌푸릴 일도 없고, 정신없는 출근 준비도 필요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업무 시작 최소 1시간 전에는 일어나기로 했다. 몸만 집에 있을 뿐, 나머지 행동은 회사에 갈 때와 같은 루틴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출근할 때처럼 매일 머리를 감고 출근길과 비슷한 활동량을 유지하기 위해 산책을 한다. 햇볕을 쬘 때 합성되는 비타민D는 우리 몸에 긍정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렇게 재택 근무에 앞서 잠시 햇볕을 쬐면 좋은 기분으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고, 지금 막 일어난 상황 대비 몸은 편하면서도 오전 업무 집중도가 훨씬 높다.


2. 업무할 때엔 유니폼을 착장할 것

재택근무를 앞두고 유니폼으로 쓰일 동절기 홈웨어 다섯 벌을 구매했다. 잠옷을 입고 근무할 수도 있겠지만 착장에서부터 나만의 업무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다. 화상면접을 진행할 때 윗도리만 정장을 입고 하의는 반바지를 입어도 상대방이 알겠냐만은 하의에 양말까지 신으면 내 자세만큼은 더 갖춰지는 것과 같은 이유다. 완벽한 자세는 착장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업무용(이지만 매우 편한) 홈웨어를 구매한 것이다. 항상 정해진 옷을 입음으로써 내가 근무중이라는 지각을 몸에 베어있게 만들었다.

당연히 퇴근과 동시에 환복한다. 단점이 있다면 주말에 집에서 쉴 땐 입고 싶지 않은 홈웨어가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3. 끼니를 대충 때우지 않을 것

회사에서는 점심시간마다 제공되는 식비로 세상 다양한 식사를 하니 뭐 먹을지에 대한 고민 외엔 어떤 고민도 없었다. 그러나 집에서 맞는 점심시간은 고민이 참 많아진다. 먹을까 말까, 뭐 먹지, 귀찮은데 어떡하지 등.. 그럴 때 역시 쉽게 손이 가는 건 라면 아니면 배달 앱이다. 배달앱은 지출이 꽤나 발생할 것 같아 과감히 삭제했고, 조리가 간편한 라면이나 레토르트가 아닌 나만의 한 끼를 맛있게 해먹기로 했다.

덕분에 마켓컬리 쇼핑횟수가 늘었고 강아지에게도 더 건강하고 맛있는 밥을 챙겨주게 되었다. 60분이라는 점심시간은 이동없이 집밥만 먹기엔 매우 긴 시간이라 요리부터 식사와 설거지까지 코스로 하고 강아지 밥도 챙겨주고나면 왠지 건강하고 보람찬 느낌이 든다. 성공한 커리어우먼이 된 기분이랄까, 이 기분은 오후 업무와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4. 가족들에게 미리 알릴 것

내 방에 있다 보면 가족들이 가끔 들어온다. 이것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거나 혹은 예쁘게 깎은 과일 한 접시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재택근무 전 나는 '집에서 컴퓨터하는 사람'이 아니라 '업무를 집에서 하고 있는 사람'임을 분명히 알렸다. 근무 시간동안만은 최대한 없는 사람 취급을 해달라고 부탁했고, 정 급한 일은 노크를 당부했다. 이러다 가족과 벽 쌓는게 아닌가 조금 겸연쩍기도 했지만 낮엔 집에 없던 사람이 생겼으니까 이렇게 하는게 가족들도 오히려 편하다고 했다. 덕분에 회사에 있을 때보다 높은 자유도와 집중력까지 둘 다 얻었다.


5. 퇴근과 동시에 PC 전원을 끌 것

주변에서 재택근무를 경험한 사람들의 말로는 출근이 없는 것이 장점, 퇴근도 없는 것이 단점이라고 했다. 저녁 8시, 9시가 되어서야 PC를 끄고 방에서 나올 수 있어서 퇴근시간 후엔 왠지 모르게 방에 들어가고 싶어지지 않는다는 농담도 익히 들었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며 생활하다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명 업무의 타성화가 일어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도 칼퇴를 한다. 하루 업무가 끝나면 PC 전원을 끄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회사로 출퇴근하던 시절의 퇴근 후 일상을 보내고 있다. 업무는 업무시간에 한다는 것은 재택근무 중에도 지키는 철칙이다.



이렇게 나만의 재택근무 행동강령을 정하고 근무해보니 생활이 쾌적해졌다. 아침은 더이상 피곤하지 않고 저물어가는 밤을 아쉬워하지 않게 되었다. 앞으로 재택근무 고수가 되어가면서 필요하다면 항목을 추가할 의향도 있다.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이지만 재택근무로 200% 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되어 많은 재택근무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상 4주차 재택근무러의 재택근무 행동강령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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