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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언 Feb 08. 2021

뼈자이너에서 체크셔츠 개발자까지

Daily Labs 릴레이 인터뷰, May님


개발자랍니다

안녕하세요! <IT팀 릴레이 인터뷰> 첫 인터뷰 주자를 맡은 May라고 합니다.

2019년에 웹 프론트엔드로 입사해 ‘데일리 인사이트(데일리펀딩 블로그)’를 개발했어요. 그러다 갑작스러운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현재는 학자금 상환 관리 플랫폼 '올라플랜'의 앱(iOS/안드로이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IT팀의 소통왕 / 정리왕을 맡고 있기도 한데요(당당), 기획, 디자인 등 다른 팀과의 소통을 즐기고, 또 업무와 관련된 무엇이든지 정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도맡아 하는 편입니다. IT팀 여러분... 맞다고 하세요, 얼른 ^-^

데일리언으로서의 저는 게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등장하는 사람이에요. 데일리펀딩의 점심시간에는 기나긴 게임의 역사가 있는데요! 입사 이래 루미큐브퍼즐버블(콘솔게임)→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어몽어스까지, 트렌드에 따라 휙휙 변하는 대환장 게임파티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 탕비실 지박령입니다. 물론 퇴근하고 나서도 게임을 합니다...

또 아이돌 노래를 특히 좋아하는 DJ이기도 해요. 데일리펀딩의 스피커에서 종일 아이돌 노래만 주구장창 울려 퍼지는 날이 있다면 그날의 DJ는 바로 me...

저는 사내 유일의 채식주의자이기도 하답니다. 종종 저와 같은 메뉴를 시키는 분들이 계신데, 그럴 때면 입꼬리가 슬슬 올라가는 걸 막을 수 없어요. ㅎㅎ 


나는 왜 개발자가 되었는가

전 디자인 전공자입니다. 심지어 복수전공도 디자인이었어요. 다른 분야의 디자인을 두 개나 전공했습니다. 그 정도면 뼈자이너 아니냐구요...? 솔직히 아니라고는 말씀드리지 못할 것 같아요. 배포 전 테스팅을 할 때, 제가 '여기 지금 폰트 다른 것 같은데요?', '여기 픽셀 어긋난 것 같은데요?' 하면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다고 하시거든요. 하지만 전 원래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았습니다. 지금도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아주 많아요. 디자인도, 개발도 그 많은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대학에 가기 전에는 프로그래밍을 접할 기회가 없었어요. 다만 고등학교 기술 시간에 잠시 html을 다루는 시간이 있었는데, 친구들이 다 탈주하던 와중 혼자서만 재미있게 키보드를 뚱땅대던 기억은 납니다. 대학에 가서는 비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래밍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교양 수업을 들었어요. 중간고사로는 약간의 수학적인 계산이 필요한 손코딩 시험을 봤는데 그때부터 흥미를 느꼈습니다. 기말 과제로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게임 같은걸 만들었는데 아주 재밌더라구요.

대학교 교양 수업 때 과제로 했던 시뮬레이션 게임 캡처

나름 잘 해내서 교수님이 그다음 학기부터 제 과제를 기말과제 예시로 사용하셨다고 들었어요. 뿌듯했습니다. 네, 이때까지도 진로변경을 해볼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졸업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저보다 일찍 졸업해 일을 하고 있는 동기들을 만나보니 야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학교에 다니는 6년간 최장 70시간까지 한숨도 자지 못하고 작업을 했었고... 잠 못 자게 하는 고문을 당하는 기분이었어요. 졸업할 때가 되자 평생의 소원이 '잠을 잘 자는 것'이 되어있더라구요.

그래서 분야를 전향해볼까 싶어 이것저것 간잽이를 하던 와중, '프로그래밍을 배워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굳이 프로그래밍을 선택한 이유는, 졸업 작품을 할 때 웹으로 무빙 포스터를 만들어 전시해보고 싶었지만, 코딩을 몰라서 포기했던 경험이 있기도 했고, 전에 들었던 교양 수업이 생각나기도 했고, 과 선배 중에 개발자로 전향한 분이 계시기도 했고... 다양했어요.

전향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동기들이 '밤샘 직업에서 밤샘 직업으로 가는 것 아니냐' 라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하지만 막상 배우기 시작하니, 제가 디자인 베이스라 그런지 프론트엔드 개발에 쉽게 재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고객의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개발하는 포지션이거든요) 그림이나 디자인은 제가 손을 가져다 대는 대로 모습이 완성되는데, 코딩은 검은 화면 위에 이상한 텍스트들을 막 적으면 그 텍스트에 따라 화면이 완성된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배우다 보니 이렇게 개발자로서 데일리펀딩과 함께하고 있네요. 물론 원하는 바대로 칼퇴도 하고 있고, 잠도 너무 잘 자고 있답니다.


개발자 하길 잘했다

개발하는 데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했던 파트를 깔끔하게 싹 정리해서 테스팅까지 마무리했을 때 정말 큰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용자 입장에선 간단한 기능이지만, 정작 저는 2~3주씩 붙들려있었던 기능을 배포하고 나면 앱을 다운받아서 잠자기 직전까지도 괜히 계속 테스트해보고... 뿌듯해하고... 그럽니다.

그리고 블로그에 정성 들여 쓴 기술 포스팅에 댓글이 달릴 때도 정말 뿌듯함을 많이 느꼈어요. 지인 중에 제 블로그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안 계셔서 다 모르는 분들이 달아주시는 댓글인데, 댓글 달리는 게 너무 기분 좋아서 질문 댓글이 달리면 최대한 정성스럽게 대답해드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머리가 하얘졌던 그 순간

많은 서비스에서 푸시 알림과 관련된 이슈가 많이들 발생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저도 어떤 서비스로부터 30초에 한 번씩 알림을 받는 이슈를 겪은 적이 있었거든요. 인터넷 검색해봐도 '테스트' 이런 엉뚱한 푸시 알림을 받았단 사람들의 후기가 웃긴 짤로 돌아다니잖아요. 저는 푸시를 잘못 보내진 않았는데, 안드로이드 앱에서 어떤 특수한 조건을 맞추면 홈 화면에서 보이는 알림 뱃지가 300개로 보이는 오류가 발생한 거예요. 기획팀 분께서 제보해 주셨는데, 처음엔 개발 서버 전용 테스트 알림이 많이 쌓여서 그렇게 보이는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단 기획팀에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코드를 확인해보려 검색창에 '300'을 쳤는데... 진짜 '300'이라고 제가 하드코딩을 해놓은 파트가 한 곳 있는 거예요. 분명 두 번 세 번 다시 확인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땐 정말 간담이 서늘해져서 심장이 쿵쾅댔어요. 얼른 해당 파트를 수정하고, 미친 듯이 테스트 후 업데이트 버전을 배포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발자에 대한 편견 Yes or No

"개발자는 체크셔츠만 입는다."

부정할 수 없습니다... 개발자로 전향 후에 디자인과 동기들을 몇 번 만났는데, 쟤 왜 자꾸 체크셔츠를 입고 오냐면서 다 찢어버려야(?) 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팀에서 체크셔츠를 입는 건 저뿐인 것 같아요. 누군가 공대생이 체크셔츠를 입는 이유는 특별히 코디를 하지 않아도 왜인지 있어 보인다고 느껴지기 때문이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공대생인 것만 티 내게 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제가 IT팀에서 옷을 제일 못 입어서 그런 것일지도요...

여름에는 하와이안 셔츠만 입습니다.


요즘 업계 핫이슈라면

작년 12월, 뱅크샐러드의 류성두 님이 포스팅하신 <"대구 사람들은 우리 앱을 못 쓴대요"라는 버그의 심각성은?> 이라는 article 이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접근성 지원에 대한 내용이에요. (포스트 링크 바로가기)

만약 데일리펀딩 앱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특정 지역 사람들은 아예 쓸 수 없다고 한다면 어떨지 생각해보았어요. 100% 확률로 IT팀엔 비상이 걸리지 않을까요? 해당 지역에 사는 고객님들은 '데일리펀딩은 XX 지역만 배척하시는 건가요?'라며 불만을 표출하실 것 같아요.

성두님의 포스팅 내용을 인용하자면 이렇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일이 장애인들에게 일어난다고 하면 그 심각성은 훨씬 낮게 취급됩니다. 2017년 기준으로 국내 장애인 인구는 약 267만 명 정도입니다. 웬만한 광역시의 인구 정도이지요. 대구 사람들이 우리 앱을 못 쓴다고 하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장애인이 못 쓴다고 하면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것. 바로 차별입니다."

많은 기획자와 디자이너, 개발자들은 새로운 "엣지케이스"가 나오면 이것에 대응하려고 하지, 무시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시골에서 너무 느린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앱을 쓸 수 있도록 만들고, 다른 로케일을 쓰는 고객의 앱에서 크래시가 나면 그것을 고치고, 샤오미 폰에서만 UI가 깨지면 고치고, 어떤 화면에 들어갔다 나온 유저에게만 네비게이션 바 타이틀이 숨겨진다면 화들짝 놀라며 핫픽스를 합니다. 즉, 우리가 장애인의 사용사례에 대해 대응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이 "특수"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는 늘 특수한 사례들에 대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장애인의 사용사례에 대응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그들을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 챙기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들이라고 차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연말에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접근성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어요. 접근성은 약자의 편의를 봐주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어떤 상황이라도 접근할 수 있는 거라고 연사님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장애인들의 요구로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처음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노약자, 임산부, 그냥 하루가 힘들었던 직장인 등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것처럼, 접근성 지원은 단순히 특이케이스 지원이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로 나아가는 발판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회사에서 기회가 생긴다면 꼭 접근성 지원을 도맡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니어 시절, 앗 나의 실수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역시 개발 일정을 잘못 수립하는 일 아닐까요? 특히 신규 기능 개발이 아닌 기존 기능 수정 계획을 세울 땐 정말... (할말하않)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코드를 고쳐야 하다 보니, 'A를 고쳤더니 갑자기 G가 터지네...? G를 고쳤더니 갑자기 C가 터지네...? C를 고치고 있는데 기획팀에서 A와 관련된 추가 개발 건을 요청하시네...?' 의 연속입니다.

IT팀 금지짤.gif

그래서 어느 정도 짬이 차고(?) 난 이후로는 기간을 진짜 진짜 넉넉하게 잡는 편이에요. 그런데 개발 기간은 아무리 넉넉하게 잡아도 항상 빠듯하더라구요. 개발 일정 수립의 매직...


나의 성장동력은

동료들인 것 같아요. 동료들과 저희 CTO님이요! (CTO님도 동료이지만...) 동료들이 하나하나 개성이 강해서, 각자에게 배울 점도 다 다르거든요. 나 혼자서만 일한다면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장점이 확실한 사람들이다 보니 '이런 부분은 내가 더 보완해야겠다', '이런 부분은 내가 더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에게 개발은 _____다.

저에게 개발은 <내가 투자한 만큼 돌아오는 것>이에요. 디자인할 때 참 어려웠던 게, 제가 아무리 자신의 기준에서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더라도, 클라이언트가 만족하지 못하면 그건 버려진 디자인이 되어야 했어요. 최종 결과물은 종이 한 장인데도 3달을 엎고, 또 엎고, 밤새 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죠. 기나긴 연습을 통해 디자인 스킬이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그 디자인이 시장에서 잘 팔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어요. 주변에서 대단하다고 말하는 작품이어도, 그게 대단한 만큼 제게 금전이나 명성으로 돌아오는 건 아니었죠. 하지만 개발은 달랐던 것 같아요. 디자인과는 달리 답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거든요. 논술형 문제와 주관식 문제의 차이라고 해야 하나요... 물론 개발을 할 때도 작동은 하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코드를 고쳐야 하고, 팀의 코딩 스타일에 맞춰야 하고, 타고난 천재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고, 그런 일들이 있긴 해요. 제가 아직 주니어 개발자라 이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개발은 투자한 양에 비해 만족할만한 리턴이 보장되는 편인 것 같아요.


다음 릴레이 인터뷰 주자에게 던집니다

ACE님을 지목합니다. ACE님, 다음 인터뷰 때 Daily Labs 팀원 한 명을 칭찬해주세요! 


Daily Labs과 함께하실래요?

데일리펀딩의 IT팀, Daily Labs 와 함께하시겠어요?

2020년 데일리펀딩에서 가장 수평적인 상사 2위에 빛나는 (그저 빛…) CTO님!

그리고 개성 강하고 유쾌한 팀원들과 함께하실 분들을 찾습니다!

저희 팀에 관심이 생기셨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은 recruit@daily-funding.com로 편하게 연락주세요.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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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1-15호(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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