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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여행 Jul 24. 2021

책 육아보다는 눈빛 육아

아이의 눈빛에 집중하여 지나갔던 지난 시절, 가장 마지막으로서의 책.

육아와 교육에 있어서는 늘 겸손하고 조심스럽다.  우리 모두는 다르고, 지금은 보이지 않던 것들이 , 시간이 흘러, 아이가 자라고 난 후에는 또 새롭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시기를 지나고 나서야만 또 보이는 것들에 대한 것들이 있을 거란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현시점을 지나가이 시간에 머물며,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을 리해본다.

지금은, 엄마 나이 9살! 비록, 나중에 어찌 변화할지, 어떤 후회를 할지는 모르지만, 정신이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지는 대로 생각하게 될까 두려워, 조금이라도 생각을 정리해보고, 나의 소신껏 살고 싶어 이 글을 쓴다.




책 육아라는 말이 있는 줄도 모르고 아이를 키웠다.  어느 순간 본 많은 육아서에 등장하는 이 생소하지만 직관적인 '책 육아'라는 용어에 대해 생각해본다.


우리 집 아이들은 둘 다 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에 비해, 책 읽는 모습의 사진이 카메라에 많 않다. 아이들 사진 속에는 분명 책을 읽은 시간들도 있지만, 엉뚱한 짓을 하며 신나게 놀고 웃는 모습이 훨씬 더 많다. 내가 서의 순간보다는 다른 순간들을 비교적 소중하게 사진으로 담다는 것을 불현듯 깨닫는다. 어쩌면, 의 육아게는 "책이 가장 마지막"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책많이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늘 대리 경험을 하는 형태다. 책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지만 책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 육아에 있어, 책과 동시에 중요한 다른 많은 것들을 더 누리게 해주고 싶었. 좀 심하게 말하면, 책만 아는 아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책을 통해 얻은 것들, 그 능력들을 책에 갇히지 않고, 다른 환경, 다른 경험, 다른 사람 들과의  이어짐으로, 또는 어떤 실질적 놀이 등으로 아이가 새롭게 응용하고 구현하여 자기만의 것으 소화해낼 수 있 원했던 것 같. 그래서, 경험도 정말 중요시 여겼고, 어쩌면 육아의 1순위가 경험과 몰입, 놀이였었다. 이 모든 게 충족되면 그때 아이는 책을 찾는 형태가 되었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아! 잘 놀았다!" 하는 그 순간들이 너무 소중했고, 그렇게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더 많이 담고 싶어서, 더 많이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간혹, 그렇게 신나게 놀이터에서 오랜 시간을  뿌듯하게 놀고 오는 날이 꽉 찬 날들이었다. 아직 저학년이라 그런 걸까?

양껏, 마음껏 잘 논 것들, 그것이 자신의 경험으로 스며들어서, 언젠가 나중에 접하게 될 그 무언가에서 그 경험을 소중하게 꺼내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뿌듯할 뿐! 그렇기에 책 육아를 하는 많은 엄마들과 나의 관점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껴왔다. 그 시간에 책을 하나 더 읽기보다, 이렇게 경험을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누릴 수 있는 것이 훗날 아이가 자신의 마음과 말과 읽은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구현하여 공유할 때, 얼마나 큰 잠재력이 될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지난겨울, 주말마다 얼음이 잔뜩 언 계곡에서 신나게 놀았. 얼음계곡에서 신나게 놀며, 아이들이 몸소 보고 느끼고, 체험한 것들, 그건 분명 따뜻한 집에서 책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직접 경험한 것은 특별하다.

 미끄러져 넘어지며 마찰력이 다를 때, 얼음 표면에서 미끄러지는 정도의 차이를 느껴볼 때, 얼음이 결정화되는 부분들을 얼음 보석이라 칭하며 직접 캐오, 엄마에게 선물로 줄 때, 액체가 고체화될 때, 결정이라는 것이 생기고, 얼마나 추우냐에 따라 그 결정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걸 실제로 눈으로 볼 때, 물이 바로 흐르는 아래쪽 얼음과 위에 표면의 얼음 모양이 다른 것을 보며, 물이 끊임없이 흐르는 부분에서는 어떻게 되고, 공기랑 닿는 표면 부분에서는 매끄럽게 된다는 것도 보 된다.



그 해 겨울, 아이들이 연결한 것들

이런 일련의 경험들 또한 책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기반에 가족과 함께 하는 따뜻한 기억이 존재하길 바랬다. 가족이 "다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순간이 그 모든 것에 1순위. 코로나 이전에는 정말 정말 여행을 많이 다녔었는데, 그렇게 다닌 힘들지만 재미있던 기억들이, 결국 아이들의 마음과도 연관이 될 터! 나중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언젠가는 꺼내볼 수 있는 진한 격려와 위로제가 될 수 있을 것라 믿는다.

책이 분명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되는 순간들도 있지만, 그것이 모든 경우에 그러하진 않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어쩔 수 없는 순간, 책이 큰 위로가 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은 "진정한 마음" 이 더해질 때, 더 큰 위로가 되었. 책만이 위로와 힘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에, 책이 아닌 다른 것들, 그것이 가족들과의 추억이 되었든, 친구들과의 놀이가 되었든, 나만의 즐거운 재미난 취미가 되었든, 다른 무언가를 접할 기회와 그것과 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었.

그렇기에, 조심스레 책과 사람과 놀이와 장난감과 영상 모두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상의 경우, 아이의 선택으로 "확장 경험"을 하는 일환 될 수도 있다. 물론 중독의 위험성이 있기에, 노출 시간에 있어 서로 약속을 한 전제하에, 족이 모두 함께 영화를 본다. 함께 이야기 나누고,  영상 속 내용이 실제로 어찌 되나 현실 세계에서 장난감으로 구현해 보며 확인해보기도 다. 그렇게, 아이 스스로 비교분석을 하면서 자기만의 결과를 만드는 을 즐다.

아이들과 집 앞의 큰 공원에서 살다시피 했다. 책뿐 아니라, "자연"과 "사람"과 "놀이"와 "관계 속에서의 공감", 그리고 "혼자만의 사색"시간 이 모든 것들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일 드나들던 공원, 해질 녘에 아이의 사진

 "아이의 눈빛"에 집중했다. 놀이의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었고, 아이의 눈빛이 머물며, 집중하던 것들이 어떤 시기에는 장난감이 주가 되었던 때도, 친구와의 놀이터가 주가 되었던 때도, 자연이었던 때도, 그리고, 그 가장 마지막에 책이 있었.

책과 아이의 삶의 다른 것들과의 일련의 조화가 있었으면 한다. 책과 아이가 직접 가져갈 수 있는 자신의 경험과 체험과 마음과 공감의 모든 것의 조화로, 자신의 삶에서 확장의 경험을 하게 도와주는 그런 육아를 하고 싶다.

물론, 책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아이가 이 아이다운 시절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다른 것들과의 조화로운 관계에서 너무 책 속에 갇힌 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책을 슬기롭게 가져갔으면 한다. 렇기에 아마도 나는 다독보다는 책 단 한 줄이 주는 울림에 더 집중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보는 세상, 아이들이 보는 눈빛을 쫒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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