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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여행 Aug 31. 2021

나만의 결, 나만의 색으로 오늘을 칠한다.

사람마다 그 사람만의 결이 있다.

사람마다 고유한 삶의 무늬가 있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색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잔잔한 물결의 형태로, 어떤 사람에게는 갓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의 형태로 구불구불한 "결"이라는 것이 방향과 빈도에 따라 다르다. 같은 비눗방울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어린아이가 호 하고 짧게 부는 앙증맞은 동그라미의 형태라면, 어떤 사람에게는 어른의 거친 숨으로 훅 불어낸 길고 대형 타원의 형태로 그 "결"이 다르다. 그것이 우리의 삶이다.


내가 가진 "나의 결"을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 있을 것이다. 그것은, 취향의 차이! 나의 결을 더 좋아하지 않는 것이 나의 능력이나 경험의 부족이 아닌, 단지 선호도의 차이일 확률이 크다. 그러니, 굳이 남들이 더 선호하는 결에 억지로, 내가 어 맞추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가장 소소한 것들 안에서 내가 발견하고 섬세하게 인지한 것들을 기록하고, 나누고 싶은 것이 애초의 시작이었다. 나는 기억을 소유하는 가장 우아하고 멋진 방법으로, 글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글 안에서는 나만의 결을 사용하고 싶다.


에메랄드 빛 바다도, 깊고 진한 심해도, 뻘이 심한 바다도, 투명하고 잔잔한 바다도, 파도가 유독 세게 들이치는 바다도, 모두 멀리서 보면 "바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리고, 자세히 그 안을 들여다보면, 그날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내가 더 만나고 싶은 바다가 다르 듯! 굳이 나를 인위적인 짙은 바다색으로 맞출 필요는 없다. 잔잔하고 고요한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가 필요한 사람들은 언젠가는 곳에서 필요와 쉼을 얻어가리니! 질퍽질퍽 짚어 삼킬 듯 끈적이나, 그 안의 온갖 생명체들을 만날 수 있는 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뻘에서 필요와 쉼을 얻어갈 터!


나의 결을 버리고, 잔잔히 부는 바람이 부족하다며, 더 거센 풍랑이 찾아와야만 한다며, 준비되지 않은 채, 깊은 바다로 저벅저벅 들어간 자의 최후를 상상해본다. 나는 나의 결을 사랑한다. 저벅저벅 걸어가야만 한다며, 굳이 센 언니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그나마도 나는 애초부터 센. 이란 형용사와는 거리가 먼 사람. 그것은 가장 나답지 않은 말이었다.


내가 가진 나만의 결로, 소소하고 따뜻하게 오늘의 나를 기록하며 삶을 칠해 나간다. 시뻘겋고, 새파란 색을 손에 쥐었다가 과감히 내려놓는다. 파스텔 톤 잔잔한 색의 배합들 손에 담는다. 마음이 편하다. 나의 결에 맞는 색으로 신나게 오늘치를 그 생각에 마음이 벅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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