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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여행 Aug 27. 2021

어린이라는 시기를 관통한 어른

어른들이 참 치사하다. 그렇지?

코로나라는 특별한 시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별 것 아닌 관용과 이해, 존중과 허용으로 더 나은 가치를 이어가길 희망한다. 삭막한 아파트의 방송과 민원으로 마음이 내내 씁쓸하다. 아파트 온라인 카페에 소심한 복수로 글을 썼다. 글로 조져버리겠다며 제목부터, 부끄러운줄 알라며 세게 박았다. 그렇다. 어른들이 참 치사하다.



"어린이"라는 시기를 관통한 "어른"


우리는 모두 '어린이'라는 시기를 관통하여 '어른'이 되었습니다.


오늘 저녁 6시 넘어, 저녁 6시 이후의 놀이터 소음과 이용 자제를 권고하는 방송을 들었습니다. 휴식을 취하고 자하는 입주민께 방해가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지속적인 소음은 대낮에도 힘듦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놀이터라는 공간의 특성상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공간이므로 어느 정도의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소음'의 기준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내뱉은 말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픔'과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이해합니다. 어린이들이 웃는 웃음소리, 노는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연결이 되어 '살아있는 모든 것' 또는 코로나 시국의 힘듦 안에서 '생기를 느낄 수 있는 날 것'의 어떤 것이 될 수 있다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시끄럽고 짜증 나는 소음으로 불쾌할 수도 있는 것을 이해합니다.


서로의 입장의 차이, 서로가 느끼는 경험, 그리고 서로가 그 소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다릅니다. 그렇기에, 서로 이해를 해주고, 피해를 주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단독 주택이 아니라,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8월입니다. 이제 무더위가 조금 식어졌다 하지만, 아직 공기에 열기가 가득한 여름입니다. 그나마 아이들이 조금 놀 수 있는 좋은 시기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갇힌 것은 어린이들입니다. 아직도 등교하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며, 마음껏 뛰어놀 공간도 없이, 마음껏 만날 수 있는 친구들도 없이 이 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어린이라는 시기를 관통한 한 어른으로서, 적어도 다른 공간이 아닌 '놀이터'라는 공간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혹은 노는 소리'가 '아이들이 살아있는 생명의 소리'로 연결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저만의 오만일까요?


서로가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늘 공중도덕, 함께 더불어 살며 지켜야 할 예의, 그리고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며 훈육하고 있습니다.


물론, 간혹 그렇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모들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좀 더 나은, 따뜻함이 넘치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적어도, 규약 상에 적혀 있는 시간만큼은 어른으로서 관용을 베풀어주시고, 아량으로 보아주셨으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규약에 적힌 시간 외의 시간에는 어린이들을 둔 부모님들께서도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약속을 잘 지켜주셔서 모두에게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한쪽만 일방적으로 지키고 힘든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살아갈 우리의 세상이 좀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길 조심스레 바라봅니다.


*저는 그 시간에 아이와 집에 있었기에 방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마음이 들어, 고민하다가 글을 올립니다.


* 코로나라는 조금은 특별한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별 것 아닌 관용과 이해, 허용과 존중을 보여준다면, 힘든 이 시기 속에서도 조금이나마 좋은 가치들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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