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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여행 Nov 22. 2021

 엄마라는 생활의 가치

가장 가까이에서 받는 값진 레슨

엄마라는 생활은 고되지만 하루하루 성숙해지며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엄마라는 생활이 참 감사하고 소중하다.

예전에는 자신의 능력을 자신의 필드에서 마음껏 발산하는 워킹맘들이 부러워서, 빨리 키워놓고 그 부류에 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예전에는 내가 없어져가는 것 같다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


그러나 더 이상 나를 잃어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업 엄마로 시간이 지나며 내가 깨달은 것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며 몰랐던 나를 알아가고,

못하는 나를 잘하게 도전하고 노력하고

인내하고 사랑하고 절제하고 그렇게 삶을 더 깊게 배워가는 이 시간은 결코 나를 잃는 시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더 성숙하게 하고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시간임을 깨닫는다.

능력 발휘 못하는 아쉬운 경력과 맞먹는,

맞벌이 돈은 어쩌면 나의 사회생활 공백기를 대변하는 만큼 금전적인 형태로는 불어져가고 있지만, 그만큼 내게는 아이와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인 것을.. 일 년, 이년, 삼 년.. 축적되는 시간으로 이미 나는 보상받고도 남았다고 생각한다.

소소한 아이의 변화를 다른 사람의 눈과 입으로 전해 듣지 않고, 모두 직접 볼 수 있는 엄청난 특권도 누렸었고, 그렇게 가장 가까이에서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특권이 그저 감사하다.


어쩌면 내가 벌어오지 못하는 금전적 공백, 내가 발휘하지 못하는 재능적 공백 그 이상으로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의 커다란 가치를

감히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이제야 조심스레 든다.

아직까지는 자식을 위해 나를 희생한다고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식으로 인하여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값진 레슨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자식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엄마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더 나은 어른이 되고, 그런 맥락에서 더 나은 엄마가 되고 싶을 뿐이다.

언젠가는 다시 일을 할 수 있겠지만, 어쨌으나 지금의 나는 자의든 타의든 둘째로 인해 당분간은 계속 전업주부가 될 것이고, 나중에라도 내가 어떤 선택을 하던, 그 선택에 아쉽지 않게, 열심히 나를 성숙하며 사는 좋은 어른이자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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