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당한스펀지 Oct 11. 2019

19.10.10 - 하루 일기

난 솔직히 치킨이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하루 지난 뿌링클

간만에 쓰는 글.

오랜만에 글을 쓴다는 것은 그동안 얼마나 나태했는지를 증명하는 요인이다. 최근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어떤 것에 미쳐 있을지, 어떤 것에 신경을 쓰는지 등 아예 생각 자체가 없었다. 그 흔하게 했던 네이버 로직 분석도 한 때 미쳤었던 관심사였지만, 주변에서 이런저런 어려운 점을 말해도 굳이 관심이 가지 않았었던 이유는.. 그 흔한 '슬럼프'는 아닌 것 같고, 여하튼 의식 없는 나날이었다. 직원한테 항상 하는 말은 "송장처럼 걷지 말고 산 사람처럼 걸어라"였는데 정작 나는 산 사람의 걸음만 걸었을 뿐, 의식 없는 좀비와 같았다. 겉바속눅.


이런저런 생활들이 반복되니 한 가지 느낀 점은 역시나 내 생각과 행동에 따라 삶 자체가 바뀐다는 것. 자세히 들여다보면 100% 하루 총량에서 채워지는 요소들이 휙 휙 바뀌었었다.


예를 들어, 하루를 알차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보내기로 한 날에는 운동+독서+글쓰기 등의 요소들이 50% 정도 채워져 있었다고 하면 겉바속눅의 하루를 살 땐 게임, 술, 페이스북 동영상 등이 50% 이상 채워지곤 했다.

페이스북 영상은 정말 쓰잘 떼기 없다고 생각하는 어떤 BJ에 관한 것이라거나 상당히 자극적인 영상들을 의미한다. 참.. 어떻게든 쾌락을 찾아가는 것이 내 본성일까 싶기도 하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겉바속눅의 날을 살고 있더라도 아침에 일어나 헬스를 가는 것만으로 점차 겉바속촉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지 싶다. 정말 단순하다. 이 생활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면 큰 틀을 기획해 어떤 요소들을 채워가는 것보다 작은 요소들을 채워 큰 틀을 기획해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란 점.


이유는 크게 2가지 정도가 있는데, 큰 틀을 생각하고 작은 요소들을 채워나간다면 작심삼일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 어쩔 수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선 이 방법이 효율적일 순 있겠다만, 어쩔 수 있는 상황에선 굉장히 효율이 떨어진다. 이걸 안 해도 어쩔 수 있으니 굳이?


다른 이유론 스스로 한계점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왕'이 되겠다란 큰 틀이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필요한 요소들을 모아 비로소 왕이 되는 전자, 차근차근 어떠한 요소들을 모아보니 어느새 왕이 되어 있는 후자. 아마 전자는 목표를 달성한 것만으로도 안주할 가능성이 높다. 후자는 왕이 되었더라도 더 큰 틀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왕이 된 것도 다시 기획하는 큰 틀의 한 가지 요소일 가능성이 높을 테니.


결론은 한 주를 잡으려면 오늘과 같은 하루를 잡아야 한다. 1년을 잡으려면 반년을 잡아야 하고. 현재 작은 요인을 완성하려면 더 작은 요인들부터 완성해야 한다. 흔히 게임의 상업적 요소 중 하나인 아이템 조합처럼. 아이템 캐러 가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