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쓴다는 것은 그동안 얼마나 나태했는지를 증명하는 요인이다. 최근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어떤 것에 미쳐 있을지, 어떤 것에 신경을 쓰는지 등 아예 생각 자체가 없었다. 그 흔하게 했던 네이버 로직 분석도 한 때 미쳤었던 관심사였지만, 주변에서 이런저런 어려운 점을 말해도 굳이 관심이 가지 않았었던 이유는.. 그 흔한 '슬럼프'는 아닌 것 같고, 여하튼 의식 없는 나날이었다. 직원한테 항상 하는 말은 "송장처럼 걷지 말고 산 사람처럼 걸어라"였는데 정작 나는 산 사람의 걸음만 걸었을 뿐, 의식 없는 좀비와 같았다. 겉바속눅.
이런저런 생활들이 반복되니 한 가지 느낀 점은 역시나 내 생각과 행동에 따라 삶 자체가 바뀐다는 것. 자세히 들여다보면 100%인 하루 총량에서 채워지는 요소들이 휙 휙 바뀌었었다.
예를 들어, 하루를 알차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보내기로 한 날에는 운동+독서+글쓰기 등의 요소들이 50% 정도 채워져 있었다고 하면 겉바속눅의 하루를 살 땐 게임, 술, 페이스북 동영상 등이 50% 이상 채워지곤 했다.
페이스북 영상은 정말 쓰잘 떼기 없다고 생각하는 어떤 BJ에 관한 것이라거나 상당히 자극적인 영상들을 의미한다. 참.. 어떻게든 쾌락을 찾아가는 것이 내 본성일까 싶기도 하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겉바속눅의 날을 살고 있더라도 아침에 일어나 헬스를 가는 것만으로 점차 겉바속촉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지 싶다. 정말 단순하다. 이 생활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면 큰 틀을 기획해 어떤 요소들을 채워가는 것보다 작은 요소들을 채워 큰 틀을 기획해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란 점.
이유는 크게 2가지 정도가 있는데, 큰 틀을 생각하고 작은 요소들을 채워나간다면 작심삼일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 어쩔 수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선 이 방법이 효율적일 순 있겠다만, 어쩔 수 있는 상황에선 굉장히 효율이 떨어진다. 이걸 안 해도 어쩔 수 있으니 굳이?
다른 이유론 스스로 한계점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왕'이 되겠다란 큰 틀이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필요한 요소들을 모아 비로소 왕이 되는 전자, 차근차근 어떠한 요소들을 모아보니 어느새 왕이 되어 있는 후자. 아마 전자는 목표를 달성한 것만으로도 안주할 가능성이 높다. 후자는 왕이 되었더라도 더 큰 틀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왕이 된 것도 다시 기획하는 큰 틀의 한 가지 요소일 가능성이 높을 테니.
결론은 한 주를 잡으려면 오늘과 같은 하루를 잡아야 한다. 1년을 잡으려면 반년을 잡아야 하고. 현재 작은 요인을 완성하려면 더 작은 요인들부터 완성해야 한다. 흔히 게임의 상업적 요소 중 하나인 아이템 조합처럼. 아이템 캐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