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당한스펀지 Jan 22. 2020

완벽함을 추구하는 습관, 이제 헤어지자

사랑했다 잘 가라

책을 읽을 표기하며 읽는 편이다. 여러 번 읽을 책이라면 밑줄을 긋고 옆에 1을 적어둔다. 처음 읽었을 때 감명받았다는 뜻이다. 어떤 문장은 1로 마무리될 때도 있고 1+2+3이 표기된 문장들도 있다. 이런 문장은 따로 노트에 정리해 한 번씩 보는 편이다.



밑줄을 그을 때면 화가 나는 상황이 있다. 굉장히 화가 나며 씁쓸한 상황인데 바로 밑줄이 삐뚤삐뚤해지는 것이다. 삐뚤 밑줄을 보고 있자면 속상하기도 하다. 책을 펼쳤을 때 경사지는 부분 때문에 발생되는 일이다. 속상한 마음을 달래 몇 가지 대안을 생각해봤다.


1. 자를 들고 다니는 것

2. 밑줄이 아닌 다른 것(체크, 쌍따옴표 등)으로 표기하는 것

3. 정신 승리하는 것


1번 : 들고 다녀도 시간이 아까워 안 할 것 같다.

2번 : 임팩트가 부족하다.

3번 : 승리하지 못할 것 같다.


여느 때처럼 책을 읽다 무의식적으로 대안을 찾고야 말았다. 이 방법은 굉장히 간편하다. 밑줄을 한 번에 긋지 말고 두 번에 나눠서 그으면 반듯해진다. 경사가 지기 전 한 번, 경사가 지는 곳에서 한 번 그으면 된다. 유레카!


어떤 일을 하면 항상 직면했던 문제가 2가지 있다.


1. 하기 싫다

2. 하다가 어려워서 잠시 놔두 생각이 바뀐다


2가지 문제점의 원인은 순하다. 완벽하게 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손대면 투자할 시간과 에너지가 가늠되지 않아 하기 싫어진다. 막상 하다 벽이 되면 '잠시 쉬어야지'하고 눈뜨면 생각이 리셋된다.


다음 날이 되면 전날의 생각과 달라지기에 계획해둔 완벽한 결말이 수정되는 것이다. 애초에 완벽함이란 없다는 것. 이런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면 나아가질 못한다.


하기로 했다면 곧바로 실행하면 되고 다음 날 생각이 바뀐다면 그대로 수정해 이어가면 된다. 세상사 모두 복잡한데 당장 할 일도 이리저리 재느라 고생했다. 이제 헤어지자. 완벽함.

작가의 이전글 가만히 있으면 절반이라도 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