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수능을 봤었다. 좋은 대학에 의미를 찾지 않았고 진학했던 학교도 그저 친구와의 내기에서 졌기에 잠시 같이 다녔다. 1학기 만에 '이건 아닌 것 같아'하고 나왔다.
수능 점수 중 가장 잘 나온 과목은 국어 2등급이었다. 국어를 공부했던 수험서가 '국어의 기술'이었고, 저자이신 이해황 선생님은 구독자 3만 명의 유튜버가 되셨다. '아~ 그때 공부했던 책 저자이시구나' 별생각 없이 영상을 보다 보니, 자연스레 수능 1등급생을 위한 강의 상세페이지에 들어왔다. 비용은 4만 원이었나 6만 원이었나.. 여하튼 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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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강의를 결제한 이유
1. 강의 제목이 마음에 든다. (머리야 터져라) 머리 터질 일 없는 백수에게 더할 나위 없는 재미를 선사할 것 같았다.
2. 글을 잘 쓰고 싶다. 글을 잘 쓰고 싶었고 뭔가 이 강의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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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강의를 보고 있다. 앞의 3강의는 '뭐야, 너무 쉬운데?' 느낌이었지만, 제목 값을 하는 건 4번째 강의였다. 강의 중반에 "머리가 터지는 이야기해볼게요" 말씀하시는데 내 기억은 여기까지다.
아니 ㅋㅋㅋㅋㅋ 머리가 터지는 게 아니라 백지가 됐다.
A가 참인 경우에 p가 거짓일 수 없다의 예시문이 "1+1=3이면, 수능은 1년에 4번 시행한다"인데, 이 문장은 참이다. 거짓이 아닌 참이라고 하셨다.
응? 네?
강의 하단엔 '어렵다고 느껴지더라도 조금만 더 버텨보세요' 문구가 나온다. 선생님 저는 글렀어요. 그래도 버텨볼게요. 완강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