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사람, 사람을 돈 그 자체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은 이들을 다양한 명칭으로 부른다. 대표적으로 양아치와 사기꾼이 있다. 이들에게 사람이란 존재는 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듯하다. 보는 이들의 통장 잔고를 기가 막히게 간파해 돈을 탈취하려는 부류이다.
나만 잼 아저씨 없어.
돈으로 비춰지는 것은 기분 나쁘다. 사람이라면 응당하게 사람으로 비치고 싶어 한다. 존재하는 그 자체로 보이길 바라며 그 자체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닌, 돈이라는 가면을 덧대어 보기에 사람들은 이 부류를 싫어한다. 그리고 그 가면(=물건)을 내 존재와 동일시하기에 싫어한다. 더욱 싫어하는 이유는 그 가면을 떼어가려는 불순한 의도 때문이다. 마치 호빵맨처럼.
"드림아, 까까 먹으러 갈래?"
'중고차 허위매물' 콘텐츠를 즐겨본다. 여기선 하나같이 사람을 돈으로 보는 부류가 나온다. 저렴한 매물을 보고 온 고객들에게 "그 매물은 이렇고 저렇고 하니, 다른 차를 추천드린다"라며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 그러다 안 통하면 강매를 한다. "이 계약서에 작성하기 전엔 못 나간다"라며 동료들과 입구를 막은 딜러도 있었다. 피해자를 도와주는 딜러가 찾아가 "허위매물이니 전액 환불해달라, 아니면 고소하겠다"하니 버티다 버티다 결국 환불을 해주며 끝난다.
"안 돼요!"
허위매물 콘텐츠는 유쾌하지 않다. '통쾌한 감정'보단 '불편한 감정'이 든다. 우리가 통쾌함을 느끼는 스토리는 권선징악이다. 고전 동화의 악한 자들은 결국 벌을 받는다는 흔한 스토리다. 하지만 위 콘텐츠는 가해자가 어떠한 형벌을 받지 않고 피해자는 피해 입기 전 상황으로 돌아올 뿐이다. 그리고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미안하다" 한 마디조차 하지 않는다. 전액 환불을 받는 순간에도 마음이 불-편하다.
피해자는 제자리로 돌아온 것 자체가 감개무량하다. 하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그 일에 투자된 어마어마한 시간과 감정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영상을 보는 이유는 허위매물 딜러와 피해자를 도와주는 딜러가 싸우는 장면의 '재미(=감정 이입)' 때문이다.
넌 되는데 난 안 돼.
위 영상에서 가해자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왜 내가 손해를 봐야 해요?" 자신이 이득 보지 않은 취등록세, 이전비까지 왜 모두 환불해 줘야 하냐는 것이다. 이 말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는 심리가 깔려있다. '너는 2500만 원인데, 난 왜 2700만 원이냐'라는 것이다. 이들에겐 사람이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양심과 도의적 책임이란 것이 없다. 단순히 사람을 돈이라는 물건과 동일시할 뿐이다.
위 장면을 보면 누구나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사람이라면 저럴 수 있나?'란 뻔뻔스런 태도 때문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본다면 못할 행동인데, 어떻게 사람을 돈이란 물건으로 볼 수 있나.
소중하고.. 소중해.
2년 전 김승호 회장님의 '가난의 고리를 끊는 법' 강연을 참관했었다. 돈의 속성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그중 첫 번째가 "돈은 인격체다"였다. 당시 이해되지 않았지만, 박종윤 대표님의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 책을 통해 깨달았다. 돈이란 것은 단지 종이에 불과하다. 돈의 흐름은 사실은 사람들의 행동 흐름이란 것이다. 돈엔 발이 붙어있지 않다. 누군가가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돈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면 사람과 같다. 돈은 인격체다.
부자의 가장 기본 조건이기도 하다. 돈을 인격체로 보고 인격체로 대하는 것. 내 아이처럼 소중하고 소중하게 돈을 다뤄야 한다. 돈을 하찮게 보고 사람을 돈으로 보는 이들은 언젠가 꼭 망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