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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당한스펀지 Jun 22. 2020

죽음 불안을 달고 살아가는 것

죽음에 대한 불안, 그리고 극복하기



죽음에 대한 불안




모든 불안의 종착점.

죽음 불안은 모든 불안의 종착점이다. 어떤 정신질환도 죽음이란 단어와 연관되어 있다. 대표적으론 공황장애.


공황장애란?

공황 장애란 심한 불안 발작과 이에 동반되는 다양한 신체 증상들이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불안장애의 하나라고 한다. 여기서 중점은 "갑작스럽게"이다. 아무런 예고 없이 말 그대로 갑작스럽게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에 대한 불안

어느 날 언론과 유튜브, 보는 모든 채널에서 코로나를 언급했다. 자연스레 이 주제에 대해 관심이 갔다. 중국의 현 상황뿐만 아니라 시체를 처리할 공간이 없어 한 무더기로 소각한다는 얘기, 길거리의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고 있단 얘기, 젊은 사람의 사이토카인 폭풍 등. 모두 코로나와 죽음에 대해 보도하고 있었다.


-건강했지만, 불안했다.

온갖 정보를 찾아보다 보니 오히려 불안이 커졌다. 예전엔 숙취의 영향으로 잠시 열나는 것도 혹시나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했다. 비염으로 인해 습관이 된 헛기침도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됐다. 잠시 속이 안 좋아도 코로나를 검색했다. 매일 현황을 주시하며 뉴스를 살펴봤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코로나에 할애했다.


-자연스레 찾아온 불안증.

위 행동들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오늘도 불안하고 내일도 불안해졌다. 몸은 방구석이지만, 불안은 어느새 방의 크기를 넘었다. 코로나에 대한 불안증이 장애로 뻗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예민함과 생각 많음의 산유물로 또 하나의 정신장애가 찾아올까 두려웠다. 항상 모든 일이 그렇듯,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불안이 폭발했다.


-내겐 장난이 아니었던 질문.

덥수룩한 머리를 정리하고 싶었다. 퇴사 후 집에만 있다보니, 미용실에 간지 2달이 넘은 것이다. 코로나에 대한 불안으로 마스크 철심을 꾹꾹 눌러가며 미용실에 방문했다. 어느 때처럼 머리를 자르고 있는데, 미용사분이 장난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코로나는 아니시죠~?"


-불안이란 것이 폭발하다.

미용사분이 물어본 이유는 헛기침 습관 때문이었다. 웃으며 장난스럽게 던진 질문은 내게 굴러굴러 거대한 돌이 되어왔다. 머리를 자르다 갑작스런 산사태를 맞은 격이었다. 그 질문을 들은 순간, '나 코로나인가? 코로나 아니겠지? 코로나가 맞으면 어떡하지? 정말 맞다면 이 미용실은 또 어떡하지?' 등 억눌러온 불안이 폭발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정말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주량을 넘는 술을 마시면 천장이 도는 것처럼 눈앞이 빙빙 돌아갔다. 속은 매스끄러워졌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당장에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꾹 참는 것. 눈앞의 세상이 돌아가니 일단 눈을 감고 늘 그렇듯 잠잠한 바다를 떠올렸다. 바다에 물이 차고 빠져나가는 것을 상상했다. 항상 해왔던 방법도 먹히지 않았지만, 오만가지 상상을 하는 동안 다행히 커트가 끝이 났다.


이후 다시 미용실을 간 적이 있다. 코로나에 대한 불안은 낮아졌지만, 위 상황이 떠올라 다시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커트가 시작되는 순간 눈앞의 세계는 조금씩 돌아간다. 속도 매스끄러워진다. 딱 1번 경험했지만, 어느새 습관이 된 듯 눈을 감고 단순한 생각을 한다. 빨리 커트가 끝마치길 바란다. 이 방법밖에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공황장애를 어떠한 사건과 연관 지어 이해한다. 과거에 어떤 사건이 있었으니, 다시 이런 사건을 겪을 수 있단 불안 때문에 공황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말도 맞다. 하지만 공황장애란 어떤 사건이 없이도 발생될 수 있다. 그 예시가 바로 죽음 불안에 대한 공황장애다.


죽음을 경험하지 않은 자.

이 불안이 있는 사람은 2가지 유형이 있다. 죽을 뻔한 경험이 있는 사람과 경험이 없는 사람. 경험이 없는 사람도 이 불안 증세가 도질 수 있단 것을 의미한다. 바로 생각이 많은 사람과 예민한 사람, 그리고 둘 다 해당되는 사람이다. 예민한 것은 생각이 많다는 것과 연관된다. 생각이란 것도 사색으로 들어가면 죽음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빠지면 빨려 들어가는 소용돌이 같은 단어가 죽음이다.




죽음 불안 극복하기



불안은 다양하다.

어떤 상황이 생각나 불안이 발생될 수 있고 일어나지 않은 불안한 상황이 떠올라 생각이 깊어질 수도 있다. 10명의 불안이 동일한 이유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듯, 한 사람의 불안이 여러 가지의 이유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한 사람의 불안이란 것이 꼭 하나의 불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극복하는 법은 2가지다.

극복이란 이겨낸다는 의미다.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불안 감소에 효과적인 약을 먹는 것, 그리고 불안이란 생각을 다른 생각으로 환기시키는 것이다. 이 2가지 방법으로 불안이란 녀석은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 2가지 모두 아니다.


가장 효율적인 것은 벗어나는 것.

벗어난다는 것은 회피하자는 것이다. 모든 문제를 마주하며 극복할 필요는 없다. 마주 보는 문제의 답이 없다면 마주하는 것 자체가 소용돌이의 눈으로 들어가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오늘의 주제인 "죽음 불안"이다. 죽음에 대한 불안은 사실 마주한다고 답이 나오는 문제가 아니다.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죽음 불안은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린 모두 죽는다는 것을 인지한다. 죽음 그 자체에 대해 불안하다면 답이 없기에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벗어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역설적이게도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냥 느끼면 안 된다. 정말 뼛속 깊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다. 대표적인 방법은 달리기가 있다. 3분, 5분 깔짝 달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토할 때까지, 팬티까지 흠뻑 젖고 폐가 부서질 것 같을 때까지 달리는 것이다. 살아서 움직이고 있단 것을 뼛속 깊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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