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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당한스펀지 Oct 12. 2020

소확성(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의 양면성



소확행의 유행. 사람들은 자신의 소소한 취미나 소소한 쇼핑 등에 소확행이란 해시태그를 붙여 세상을 작은 행복으로 물들였다. 소확행의 해시태그를 단 인스타 게시물은 자그마치 2,721,475개이며 아직까지 최신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작은 행복들의 행군은 끝나지 않은 듯하다.


소확행의 시대를 넘어 '소확성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추측한 글을 봤다. 소확성이란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이며 소확성의 활동으론 쉽게 성공할 수 있는 3일간 10개 팔굽혀펴기 하기, 7일간 10개씩 영단어 외우기 등이 해당된다. 달성하기 어려운 큰 목표보단 '달성하기 쉬운 작은 목표를 갖고 확실한 성취감을 느끼자'라는 식으로 해석된다.


모든 것은 양면성이 있다. 어떤 제품도 좋은 기능만 있을 수 없으며 단점이라고 불리는 불편한 것들이 있다. 100원 동전의 앞면엔 100이란 숫자가 표기되지만, 뒷면엔 이순신 장군님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며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이 소확성이란 행위도 마냥 좋은 것이 아닌 단점이라 불릴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한다.



소확성의 장점

소확성의 장점은 '용기'다. 작은 도전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3일 -> 7일 -> 10일 -> ... -> 100일 등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다. 3일이든 7일이든 작은 도전이 하나둘씩 모이면 '할 수 있다'란 자신감이 붙으며 나아가 큰 도전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리장성도 하나의 벽돌을 쌓 시작된 것처럼 작은 도전들이 이어져 하나의 선으로 형성된다면 결국 자신만의 거대한 용기의 장벽이 완성될 것이다.


용기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무기력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무기력의 대표 사례로 유리병에 갇힌 벼룩의 사례가 있다. 뚜껑 닫힌 유리병에 벼룩을 넣고 일정 시간 두면 추후 뚜껑을 열어도 그 이상의 높이로 뛰지 않는다는 실험이다. 제 몸의 100배 이상 높이를 뛸 수 있었던 벼룩이 수천번 수만 번 뚜껑에 부딪히며 도전을 포기하는 것이다.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소확성처럼 크진 않지만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3일간 10개의 팔굽혀펴기 등을 시작으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느끼면 된다. 이 성취감을 바탕으로 작은 용기가 하나 둘 쌓이게 되며 다시 생산적인 활동을 가능하게끔 한다.



소확성의 단점

소확성의 단점은 '중독'이다. 3일 팔굽혀펴기나 3일 영어단어 외우기 등 쉬운 도전으로 소소한 성취를 느끼다 보면 이에 중독될 수 있다. 즉 쉬운 도전이나 쉬운 일만 하려고 하며 어려운 것은 쳐다보지도 않게 될 수 있다. 3일 도전만 해온 사람이 그 이상의 도전은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자신만의 한계를 두고 작은 성취감에만 중독될 수 있다.


위 벼룩의 예와는 반대로 무기력으로 원래 능력을 상실하는 것이 아닌, 애초에 자신의 한계를 규정함으로써 뚜껑 이상의 높이로 뛸 생각 자체를 안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쉬운 도전이 주는 확실한 성취감만 받아먹는 아기새로써 스스로 어미새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상실할 수 있다.


또한 자기 합리화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예를 들면 해야 할 일은 모두 재껴두고 소확성 팔굽혀펴기만 하고 만족다. 정작 해야 할 일은 하나도 안 했지만 소확성을 성공했다며 뿌듯해하는 자기 합리화의 늪에 빠질 수 있단 것이다. 무기력함을 경험하진 않겠지만 처음부터 유리병에서 태어난 벼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람직한 소확성

소확성 중독은 마치 산에서 볼 수 있는 돌무덤들과 같다. 이 돌무덤은 대부분 뚜렷한 목표 없이 누군가가 쌓은 돌무덤을 보고 그 옆에 재미로 쌓은 것들이다. 소확성 중독도 마찬가지로 누군가 소소한 성취를 느끼는 것을 보고 '나도 해볼까?'하며 이것저것 옮겨 다니며 자신만의 돌무덤을 쌓는다. 목표 없이 성취에만 중독되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이는 하나의 선이 아닌 여러 개의 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재미로 쌓은 돌무덤처럼.


바람직한 소확성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 1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게임처럼 '1챕터를 깼으니 2챕터로 넘어가자' 식의 뚜렷한 방향이 있어야 한다. 첫 소확성을 실행하기 전 발전된 다음 소확성 목표를 미리 생각해둬야 한다. 처음부터 이루고자 하는 큰 목표를 설정해둔 후 여러 번의 소확성으로 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뚜렷한 방향을 설정해 소확성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뚜렷한 방향이 설정된 소확성은 소소한 돌무덤이 아닌 거대한 만리장성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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