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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씨 Aug 02. 2016

지금 가지 않으면 절대 못 가니까.

그림도 마찬가지

핸드폰을 새로 바꾸었고 통신사도 유플러스로 이동을 했다. 유플러스의 비디오 포털이라는 어플에서 1만 원권 쿠폰을 이벤트로 배포했고 이제 막을 내린 영화 중 한편을 골라서 볼 수 있었다.


아가씨, 인디펜던스 데이, 곡성, 엑스맨 다양한 영화들이 있었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싱 스트리트"로 손이 움직였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확인 어떤 영화인지 몰랐고 그렇게 보는 영화들이 재미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별다른 고민은 하지 않았다.


결론은 대만족. 비긴 어게인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값싼 노동의 대가로 변해버린 "열정"의 의미와 "꿈"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 가사처럼 "지금 가지 않으면 절대 못 가니까" 그림을 그리는 나에게는 " 지금 그리지 않으면 절대 못 그리니까"로 들렸다.


오늘도 열심히 그리자.


오늘의 그림은 내일 그릴 수 없기에.


허름한 아파트. 그냥 낡고 옛날 느낌이 좋다. 특히 건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건축학개론을 보면서 느낀 건물에도 추억과 기억이 있는 것처럼 나도 이야기가 남아있는 건물이 좋다.

유튜브 동영상

몰스킨 스케치북 포켓 / 라미 사파리 만녀필

건물이나 내부 인테리어를 그리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그리면서 조금 더 정교하게 혹은 어안렌즈로 바라본듯한 느낌의 휘어진 스타일처럼 그려본다.


상무 교대점은 종종 이용하는 스타벅스 매장 중 하나다. 나중에는 전국을 돌면서 스타벅스만 그려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나 테이블과 의자는 비슷비슷해서 내부 구조에서 특징을 잡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몰스킨 스케치북 포켓 / 라미 사파리 만녀필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여기는 광주 신세계 스타벅스. 역시나 자주 이용하는 매장. 언제나 사람이 많아서 시간을 잘 못 맞추면 앉을자리가 없다. 시끄러운 분위기지만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소리는 점점 작아진다.


의자를 그리고 남은 종이에 매장을 그려봤다. 작은 그림은 디테일을 적게 표현하니 편해서 좋지만 가끔은 종이의 넓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보이는 모든 것을 다 때려 박는 경우가 있다.

먹었던 커피의 영수증 뒷장에 조금 더 넓게 매장을 그려봤다. 아직 정직한 구도의 내부 그림도 익숙하지 않은데 이런 식으로 기교를 부리는 그림에 집착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반성할 부분.


몰스킨 스케치북 포켓 / 라미 사파리 만녀필

충장로에서 마주쳤던 혼자 자이로 X. 길에서 본 녀석의 색상은 흰색인데 이런 그림의 자이로 X 스쿠터는 내 마음대로 칠했다. 좋다. 내 마음대로 칠하고 그릴 수 있어서.

유튜브 동영상

여자 친구 샵 옆쪽에 있는 카페. 급하게 음식을 먹고 그리는 상황이라 마음도 그림도 급하다. 나중에 차분한 마음으로 그려야지.

유튜브 동영상

몰스킨 스케치북 포켓 / 라미 사파리 만녀필

더... 덥다..


몰스킨 워터컬러 / 라미 사파리 만년필

기본이 부실한 상태에서 기교를 부리는 행위는 언제나 처참한 결과를 가져온다. 종이가 비싸서 아껴 그리는 가난한 삶이라 비싼 교훈을 얻었다.


그림이 멈춘 이유는 라미 만년필의 잉크를 모두 사용해서 더 이상 그릴 수 없었다.


이모집에 잠시 놀러 왔다. 일하러 내려갔지만 너무 더워서 일을 할 수 없기에 잠깐 동네 마실을 다녀왔다.

나무 그늘 밑에서 시원하게 그림을 그리면 좋겠지만 그늘도 덥다.

장흥으로 잠깐 나갔는데 물축제 시작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이 더운 날에 밖에서 놀 수 있는 체력과 열정을 아주 잠깐 부러워했다. 그리고 곧 카페로 피신.

자리가 어정쩡해서 5층으로 올라왔다. 가장자리의 테이블에 앉았는데 자꾸 뒤로 넘어가는 그런 기분이 들어서 그림에 집중할 수가 없다. 아마도 내가 창문으로 땅을 본 뒤에 계속 그런 느낌이 들었다.


고소공포증 쫄보라서 2층 이상의 건물로 올라가면 갑자기 불안해진다. 그림에도 불안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아니고 더위를 먹었는지 그림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토요시장. 옛날에는 그냥 시장통이라 부르고 허름한 동네였지만 지금은 용산 전자상가를 온 기분이다. 이런 호객행위는 오랜만에 경험했다.


짠~


밖에서 서서 그리고 싶었지만 이런 날씨에서 죽음을 자초하고 싶지 않다. 가늘고 길게 오래가는 게 인생의 목표.


가끔은 이런 귀여운(?) 그림도 그린다.


음식을 그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유는 나오면 바로 먹어야 하니까 보고 그릴 대상이 없기에 보통은 음료만 그린다. 엔제리너스에서 자주 먹는 클럽샌드위치. 바삭바삭한 빵과 안에서 야채들의 사각사각 식감이 좋다. 배고프면 아메리카노에 클럽 샌드위치 하나 주문해서 먹으면 딱이다.


이날 색칠은 모두 여자 친구가. 나는 펜으로 그리는 그림을 좋아하고 여자 친구는 색칠을 좋아한다. 펜으로만 그려서 색칠할 수 있는 컬러링북을 만들던지 해야겠다.


덥지만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2016.08.02 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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