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무덤은 없겠지
인체를 그리고 싶다는 욕심에 유튜브에서 외국인의 인체 강좌를 열심히 보고 그린 것 같았는데 아마 상상 속에서 그렇게 행동했나 보다.
우연히 오늘 유튜브에서 7개월 전에 시청했다는 정보가 표시되는 인체 강좌의 영상을 보면서 나는 지난 7개월간 무엇을 그리고 무엇을 공부했는지 잠시 고민에 풍덩 빠졌다.
그렇게 빠진 고민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면서 깨달은 내용은 보기는 봤지만 공부는 안 했고 여전히 나는 사람을 그릴 때 많이 두려워하는 점이다.
아마 건강이 안 좋았거나 혹은 일이 많아서 바쁘거나 그것도 아니면 다른 공부를 하니라 그 부분은 잠시 뒤로 미뤘거나 다양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사실 합당한 이유는 없기에 그냥 핑계로 결론을 내렸다.
죽어라 그리고 손에 굳은살이 박히고 없어지고를 반복해도 부족할 판에 나는 무엇을 하고 놀았나를 생각해보면 딱히 그렇게 즐겁거나 미친 듯이 놀지도 않았다.
이건 시간을 무척이나 낭비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미친 듯이 재미있는 일이 있어서 그림을 등한시했다면 당연한 결과이기에 순응하려 했지만 그것도 아니니깐 그냥 내가 더더욱 나태하고 게을러진 것 같다.
16년에는 여행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결심을 했지만 봄에는 준비가 안됐고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불가능하고 이러다가 가을에는 가을 탄다고 힘들고 겨울에는 춥다는 핑계로 결심을 근심으로 바꿀 기세다.
작은 습관으로 무척이나 큰 변화가 생긴다는 자신만의 개똥철학을 진짜로 개똥으로 만들지는 말자.
오늘은 스케치북과 펜을 들고나가야겠다.
아니
오늘은 너무 더워서 쓰러질 수 있으니
내일..아니 모레
아... 이미 난 개똥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