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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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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씨 Nov 05. 2016

겨울겨울하구만유.

오랜만에 돌아온 그림 수첩입니다. 불치병인 게으름에 걸려서 수첩은 제자리걸음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중간에 제주도 여행도 다녀오고 이런저런 일도 있어서 업데이트가 항상 느리네요. 아... 제주도는 무척 좋았습니다. 첫날은 사진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머리카락이 훌러덩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미역줄기 같은 머리카락이 이마를 찰싹찰싹 때리는 사진을 많이 찍었죠. 삭제. 삭제. 삭제........ 아무튼 그럼 그간 그렸던 그림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요즘은 의자에 관심이 있어 자주 그리고 있습니다. 주로 이용하는 스타벅스의 의자를 그리지만 기본 형태를 생각하고 응용해서 다른 의자로 만드는 그런 과정도 좋아해요. 겉모습에 치우치지 않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현실은 외적인 부분도 서툴러서 가위눌린 기분을 종종 맛보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보이는 대상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종이 위에 쌓아 올리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의자를 그리고 테이블을 그리고 소파도 쓰레기통도 내부 공간에 위치한 대상을 하나씩 그리다가 나중에는 이들을 이용해서 하나의 공간을 만드는 거죠. 


가끔은 머리가 똑똑해서 3D 프로그램처럼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역시나 이렇게 머리를 돌리면 가위눌린 기분으로 손이 안 움직이죠. 공부를 하면 가위가 풀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재미있으니까 계속 고고.


잠깐 제주도 놀러 왔어요 :-)


어. 어? 벌써 가자고? 

나 이제 그림 시작..

아. 아니야 나가자......

(스타벅스 용담 DT점 추천해요. 바다가 보이는 풍경도 좋고 커피도 굿. 뜬금없는 제주도 스타벅스 칭찬.)


다음 날도 역시나 용담 DT점. 간결한 선의 매력에 풍덩하고 싶지만 추워 보여서 진정했던 하루.


안녕 제주~!! 이제는 광주로 돌아갈 시간.

어어어 어어어 어어어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어어어어헉헉헉.

이륙하면 항상 이런 모습.


몰스킨 라지 스케치북 도착. 기존의 포켓 사이즈와 비교 사진.


라지 사이즈의 스케치북을 채우면서 드는 느낌.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라고 이리도 큰 스케치북을..." 종이가 커지니깐 괜히 더 자세하고 많이 그리고 있더군요.


이러다가 스타벅스 상무 중앙점 구석구석 다 그릴 기세지만 공부라 생각하고 그리고 있습니다. 휘어지게 그릴지 그냥 그릴지 생각하고 그리는 게 좋다는 예를 보여주는 그림이죠. 중간에 급 노선변경으로 어떻게 망가지는지 느끼게 해줬습니다.


감기 기운이 슬슬 올라와서 걱정이지만 스케치북과 책 한 권 챙겨서 마실을 나가볼까 합니다. 만년필의 잉크도 가득 채워서 신나게 그려야죠. :-)


2016.11.05

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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