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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씨 Nov 07. 2016

양림동 어반스케치

날씨도 좋고 즐거운 일요일이라 사뿐사뿐 걸어 인근 양림동으로 마실을 나갔습니다. 삼각대와 카메라도 챙기고 배고프면 위험하니 참크래커도 하나 아니 두 개 넣으니 에코백이 터질 것 같군요. 김밥도 챙기면 좋겠는데 아직 길바닥에서 혼자 김밥 먹는 레벨은 아니니깐 마음을 접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커플들이 많이 보이고 어린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구경 다니기 바빠 보이네요. 아재인 저는 사람이 드문 한적한 골목길에서 그림 그릴 건물을 찾아 방황을 합니다. 캠핑용 간이 의자를 하나 사야지 마음만 먹었는데 오늘 같은 날에는 정말 의자가 필요했습니다. 마땅히 앉을 곳이 없었거든요.

양림동 끝쯤에서 그리기 적당한 건물과 앉을 수 있는 협소한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짐을 풀고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린 다음 슬슬 시동을 걸어봅니다. 밖에서 그리는 그림은 즐겁지만 대부분의 요소들이 그림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자세나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죠. 아직 초보라서 그러겠지만 나중에 고수가 된다면 서서 휘비적휘비적하면 짠~하고 그림이 완성되는 그런 경지를 꿈꿔봅니다.

한 20분 그리니 배고프고... 집중력은 바닥이고 여기 이 부분은 더 길게 그려야 하는데 이건 왜 이렇게 짧게 그려졌어!!!! 내가 이러려고 그림 그렸나... 자괴감 들고 괴롭기도 했지만 이겨내고 열심히 그리니 끝이 보이는군요. 사실 마지막은 힘들어서 흐느적거리면서 마무리했지만요.

  부끄럽지만 색칠은 여러 색을 사용하거나 멋스럽게 칠하지 못해요. 그냥 빈 공간 허전하니 채우는 그런 수준인데 종종 "괜히 칠했나?"하는 후회를 합니다. 물론 지나간 버스는 미련을 버려야죠. :-) 목도 마르고 방림 스벅가서 시원하게 한잔 마시고 집으로 귀가!



날짜 : 2016년 11월 06일 
시간 : 약 50분 
수첩 : 몰스킨 스케치북 라지 사이즈 
펜 : 라미 사파리 만년필 
장소 : 광주 남구 양림동 골목길


영상은 배속을 14배속으로 편집하니 화면의 떨림이 많아졌습니다. 기본 속도로는 보다가 지치니까 배속을 올렸는데 흔들림까지 생각을 못했군요. 다음에는 수첩을 꽉 잡고 그리겠습니다. 이러다가 책상도 들고 나와서 그릴 기세군요.

추위가 밀려오기 전에 부지런하게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득하고 오늘은 이쯤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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