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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단단 Dec 14. 2023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자몽 에이드. 누군가에게는 낮도 밤이 될 수 있다.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에드워드 호퍼

1942


한 번씩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외롭다거나, 인생의 밝음 사이에 있는 어두움. 타인의 웃음 뒤에 서려있는 진한 그늘. 뭔가에 대한 극명한 대비를 느낄 때면 종종 그의 그림을 한 점씩 찾아보는 것으로 마음을 달랜다.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라는 그림을 본 적이 있는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라는 작품이다. 언뜻 보면 따뜻할 것만 같은 뉴욕 도심 한복판 속 카페, 여유롭게 늦은 시간까지 카페에 앉아 노닥거리고 있는 사람들을 그린 것처럼 보이는 이 작품. 안에 있는 신사와 숙녀의 모습은 부족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을 자세히 바라보면 하나같이 뭔가가 빠져나간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무방비하게 도심의 밝은 불빛에 노출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가까운듯 하지만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모습이 타인에게 무관심하거나, 혹은 적당한 선을 그으려는 지금 현대인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혹은 무관심한 것은 아니나, 더는 다가오지 말라고 각자의 포즈로 방어자세를 취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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