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어떤 사랑은 칼날과 같다.
자신은 엄청나게 정성스럽게 준비했다고 항변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일방적인 사랑인 것이다.
일방적으로 기대하고 실망하고 욕하는 것.
그게 싫어서 귀 닫고 입 닫고 여지껏 사회부적응자 찐따 소리 들으며 삶을 버텨왔다.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수없이 상대의 선을 넘나들었을 것이며, 사회생활이라는 이름으로 기질을 평가하고 할퀴어대며 자신의 편들기를 강요했거나 자신이 필요할 때만 상대방을 찾는 이기심도 숨겼으나 상대에게 금방 들켰으리라. 눈치를 살피고 성격의 간을 봤으리라. 그걸 공감력이라고, 공감도 지능이라고 상대방 탓하면서.
그것에 찔린 상대방은 혼자 아파하다가 조용히 관계를 끊었으리라. 따진다면 서로 반반씩 잘못은 있겠지만. 자신은 사랑이었다는 , 상대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 나쁜 사람이라고 온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일은 가해가 맞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