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수분 균형을 맞춰주는 음식
여름이라는 계절은 언제나 좀 과하다. 기온은 숨 막힐 듯 치솟고, 습도는 온몸을 끈적하게 감싸온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이마를 타고 흐르고, 그 땀과 함께 우리 몸속 수분도 조용히 빠져나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축 처지고, 정신도 흐릿해진다. 나도 그런 날엔 물병을 끼고 살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마셔도 속이 시원치 않을 때가 있다. 알고 보니, 물만으로는 부족하단다.
땀은 단지 물만이 아니라 칼륨과 나트륨 같은 중요한 전해질도 함께 데리고 나가기 때문이다.
그럴 땐 자연이 건네는 음식들에서 해답을 찾는다. 마치 여름을 위해 태어난 듯한, 오이처럼 말이다. 오이는 거의 대부분이 수분이라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시원함이 번진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오이에 듬뿍 들어 있는 칼륨이 몸속 전해질 균형을 다시 맞춰준다는 사실이다. 햇볕에 지친 날, 차갑게 식힌 오이 한 조각은 그 자체로 작은 회복이다.
게다가 오이 속 아스코르브산은 햇빛에 상한 피부에도 부드러운 위로가 되어준다. 그래서일까, 나는 오이를 ‘먹는 수분팩’이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상추도 빼놓을 수 없다. 보통은 고기쌈의 조연쯤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수분이 풍부하고 몸속 열을 내려주는 성질을 지녀 여름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채소다.
나는 어느 날, 냉장고에 남은 상추 몇 장을 샐러드로 만들어 먹다가 문득 그 청량함에 기분이 환기되는 걸 느꼈다.
그 속에 든 비타민A와 엽산은 보너스 같은 선물이고, 무엇보다 맛이 강하지 않아 어떤 음식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유연함이 참 좋다.
그리고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붉은 보석, 토마토. ‘밭에서 나는 의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수분은 기본이고, 피부와 면역력을 지켜주는 비타민들과 항산화 성분까지 품고 있다.
나는 토마토를 생으로도 좋아하지만, 가끔 올리브오일에 살짝 구워 바게트 위에 얹어 먹을 때면, 그 속 라이코펜이 더 깊이 스며드는 기분이 든다.
여름밤, 그렇게 간단히 만든 토마토 브루스케타 하나면 그날의 피로도 조금은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참외를 말하지 않으면 섭섭할 것이다. 그 노란 껍질 안에 담긴 시원하고 달콤한 과즙은 여름의 맛 그 자체다. 많은 사람들이 껍질과 씨를 버리지만, 나는 그것이 아깝다.
껍질에는 항산화 성분이, 태자리에는 엽산이 풍부하다는 걸 안 뒤로는, 얇게 채 썰어 샐러드에 섞어 먹곤 한다. 참외 하나로 입도 기분도, 몸속까지도 달콤하게 적셔진다.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단순히 갈증을 달래는 데 그치지 않고, 잃어버린 수분과 전해질을 자연스럽게 되찾는 것. 냉장고 속 채소와 과일 몇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오늘은 그런 여름의 작은 지혜를 식탁에 한 번 올려보자.